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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I의 과학향기> 제3303호

  

스위치를 눌러 전등을 켜고, 충전기를 꽂아 스마트폰을 충전한다. 주유소에 들러 차에 기름을 넣는다.
 
너무나 일상적인 이런 일들 뒤에는 거대하고 정교한 에너지의 인프라가 깔려 있다. 석탄을 태우거나 원자력 발전소를 돌려 전기를 생산해 공장과 가정에 보낸다. 석유를 캐서 정제하고 가공해 휘발유를 만들어 연료로 쓰고, 플라스틱같이 생활과 산업에 필요한 소재를 만든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이러한 에너지의 생산과 소비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래서 에너지는 사회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힘이기도 하다.
 
기후변화 주범 화석 연료…대안은 바이오 에너지
 
화석연료는 과거의 다른 에너지원과는 비교할 수 없는 높은 효율로 산업화를 이끌었고, 현대 문명의 동력이 되었다. 하지만 지구에 유례없는 피해도 입히고 있다. 극지의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높아지며 이상 한파, 이상 고온 현상이 수시로 일어난다. 더구나 화석연료는 항상 고갈을 걱정해야 한다. 그럼 해결책은 무엇일까? 이산화탄소를 더 늘리지 않고, 친환경적이며 고갈될 걱정이 없는 에너지원이 있을까?
 
현재 주목받는 것이 바이오 소재를 이용한 신재생에너지다. 이른바 '바이오매스(biomass)'다. 바이오매스란 ‘어느 시점에서 일정 공간 안에 있는 생물체의 총량’을 뜻하는 생태학적 용어지만, 최근엔 주로 에너지원으로 사용 가능한 식물이나 동물 등의 생물체를 가리킨다. 식물체를 태우거나, 이들을 에너지원으로 가공해 사용한다. 바이오매스로부터 주로 에탄올이나 메탄가스, 바이오디젤 등의 에너지가 생산된다.
 
바이오매스 에너지는 고갈 염려가 없고 화석연료에 비해 오염 물질 배출이 적어 친환경적이다.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것은 마찬가지나 식물계 바이오매스는 생장하면서 광합성을 통해 상당량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지구에 남는 이산화탄소의 총량을 따져보면 화석연료에 비해 영향이 미미하다. ‘탄소중립적’ 에너지인 셈이다.

 

 

사진 1. 바이오매스 에너지는 재생에너지로 주목 받고 있지만, 목재를 이용한 바이오에너지는

 오히려 환경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출처: shutterstock)

 
대량생산 미세조류로 만드는 바이오디젤
 
현재 바이오매스 에너지는 주로 옥수수나 사탕수수에서 에탄올, 바이오디젤 등을 얻는 방식, 목재를 연료 형태의 팰릿 등으로 가공해 활용하는 방식, 바이오 에너지 생산 과정에서 나온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생산된다. 하지만 이렇게 식용 작물을 바이오매스 에너지원으로 쓰면 사람이 먹을 식량 가격이 오르는 부작용이 생긴다. 목질계 바이오매스는 사람의 식량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공정이 복잡한데다 산림 파괴를 부추길 우려도 있다.
 
그래서 최근 관심이 커진 분야가 미세조류(微細藻類)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기술이다. 미세조류는 광합성으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작은 해양 생물체다. 우리가 흔히 아는 클로렐라 등이 미세조류에 속한다(다시마나 미역은 거대조류로 분류한다).
 
미세조류는 사람이 먹지 않기 때문에 식량을 둘러싼 윤리 문제에 얽힐 우려가 없고, 지질(脂質)이 풍부해 바이오디젤을 생산하는 데 적합하다. 바다에서 자라니 에너지원 확보를 위해 경작지나 산림을 잠식할 일도 없고, 사시사철 어느 때나 빠르게 자란다. 석유도 없고, 태양이 쨍쨍 내리쬐는 날도 드물며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 꼭 맞는 소재다.
 
관건은 미세조류를 어떻게 대량으로 확보하는가이다. 이에 2014년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이주한·이현욱 박사 연구팀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오유관 박사팀은 나노기술을 이용해 클로렐라를 빠르게 대량으로 얻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통합 미세조류 바이오리파이너리 공정’이라고 불리는 이 기술은 수확한 미세조류의 세포벽을 파괴한 뒤 오일 성분을 추출하는 것까지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단일 공정이다.
 
이 기술은 각 연구팀의 두 가지 기술이 빛을 발했다. 이주한·이현욱 박사팀이 개발한 기술은 ‘수용성 양이온성 유기 나노점토-이산화티탄 복합체’를 실온에서 대량생산하는 방법이다. 오유관 박사팀은 이 복합체를 이용해 대표적 유지성 미세조류로 꼽히는 클로렐라를 수확하고 오일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유기 나노점토는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대표적인 나노물질 중 하나이며, 초미세 크기의 단위 구조로 이루어져 나노 복합 재료를 만들 수 있는 점토 광물이다. 특히 양이온성 유기 나노점토는 미세조류를 응집시키는 효과가 탁월하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여기에 이산화티탄을 접목했다. 이산화티탄은 광합성을 촉진하는 광촉매로서 화학반응을 통해 클로렐라의 세포벽을 분해하고 오일 성분을 쉽게 추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연구 결과는 나노소재를 이용하여 저렴한 생산비용으로 대량의 바이오디젤을 양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또한 향후 녹조 제어를 포함한 수처리 분야에까지 응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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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유기나노점토 투입량을 늘림 에 따라 대표 미세조류 클로렐라의 수확 효율이 높아지는 모습.

 (출처: KBSI)

 
폐수처리와 전기생산을 동시에, 미생물연료전지
 
미생물연료전지란 미생물을 촉매로 사용해서 유기물질을 분해해 전기에너지를 만드는 생물전기화학 시스템이다. 원리는 연료전지와 거의 비슷하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를 결합시키면 물과 전기가 나온다는 특성을 이용해 전기를 만들고, 수소를 산화시키기 위해 백금을 촉매로 쓴다. 미생물연료전지는 수소 대신 유기물을, 백금 대신 미생물을 사용한다.
 
이때 사용하는 대표적인 유기물이 바로 폐수이다. 미생물이 폐수와 같은 유기물질을 분해할 때 나오는 전자로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미생물연료전지는 오염물질을 분해하고 제거하면서 동시에 전기에너지까지 생산하는 차세대 청정에너지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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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전형적인 미생물연료전지의 구조. 폐수를 분해하 생성된수소이온과 전자는 각각 분리막과 외부회로를 통해 산화전극에서 환원전극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이때 수소이온은 환원전극부 내 존재하는 산소와 같은 최종 전자 수용체와결합함으로써 물이 생성되며, 동시에 외부회로에서의 전자의 이동으로 전기가 생성된다. (출처: 국가환경정보센터)
 

 

미생물연료전지는 버리는 유기물로 전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지만 발전 성능이 수소연료전지의 100분의 1 이하라는 약점이 있다. 이에 나노기술을 활용해 미생물연료전지의 에너지 성능을 높이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장인섭 교수 연구팀은 탄소나노튜브를 미생물연료전지의 전극으로 이용하고 전극의 표면적을 넓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탄소나노튜브는 탄소 6개로 이뤄진 육각형들이 관 모양으로 짜인 원통 형태의 나노 신소재이다. 탄소나노튜브는 철보다 높은 강도를 지니면서도 열전도도가 높고 특히 구리만큼이나 전기전도도가 높아 미래형 전지에 쓰일 수 있는 가장 유망한 재료이다. 탄소나노튜브의 전기전도성을 이용하면 전지의 에너지 밀도를 높여 발전 성능이 향상될 수 있다. 또 전극의 강도도 커져 전기에너지 변환 사이클을 반복할 때 생기는 열과 변형 같은 스트레스에 강하기 때문에 배터리 수명이 늘어난다.
 
지금 우리는 화석연료를 점진적으로 대체하는 ‘에너지 전환 시대’를 맞고 있다. 에너지 전환이란 지속 가능한 인류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그 과정을 슬기롭고 지혜롭게 통과할 수 있는 길은 나노기술의 활용에 있다. 나노기술로 여는 녹색 미래를 기대해본다.
 
글: 한세희 과학칼럼니스트/일러스트: 이명헌 작가
지원: 국가나노기술정책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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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times

 

 

예부터 흔히 ‘잠이 보약’이라는 말을 써 왔다.

 

의과학이 발달한 오늘날에는 잠이 건강에 미치는 실제적인 영향에 대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대체로 잠을 자는 동안 우리 몸은 낮에 활동하면서 손상된 조직들을 복구하고, 어린이들을 성장시키며, 뇌에 축적되는 노폐물을 청소해 치매를 예방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성인의 경우 하루 7시간 정도의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건강에 가장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

 

‘잠이 때때로 가장 좋은 치료약’인 이유에 대해 최근 독일 연구자들이 과학적인 설명을 내놓았다. 바로 수면은 신체의 일부 면역세포가 병원체 같은 표적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것이다.

 

튀빙겐대학의 스토얀 디미트로프(Stoyan Dimitrov) 박사와 루시아나 베제도프스키(Luciana Besedovsky) 박사가 주도한 이번 연구는 잠을 자는 동안 인체가 어떻게 감염과 싸워 이를 물리칠 수 있는지, 반대로 만성 스트레스 같은 다른 조건들은 우리 몸을 왜 질병에 취약하게 만드는지를 설명해 준다.

 

이 연구는 ‘실험의학 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 12일자에 발표됐다.

 

 

잠은 통상 근육을 이완시키고 환경자극 인지를 줄여 우리 몸이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최근 연구에서는 잠이 면역세포를 활성화시켜 감염 예방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CREDIT: Wikimedia Commons / rachel CALAMUSA

 

잠은 통상 근육을 이완시키고 환경자극 인지를 줄여 우리 몸이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최근 연구에서는 잠이 면역세포를 활성화시켜 감염 예방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 Wikimedia Commons / rachel CALAMUSA

 

면역 억제 신호경로 조사

 

연구팀이 대상으로 삼은 인체의 T세포는 면역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백혈구의 한 종류로 알려져 있다.

 

T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 같은 특정 표적을 인식하면 인테그린(integrins)으로 알려진 끈적끈적한 단백질을 활성화시켜 표적에 달라붙는다. 이때 표적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라면 이를 살해한다.

 

인테그린을 활성화하는 신호에 대해서는 그동안 많은 것이 알려졌다. 이에 비해 T세포가 목표물에 부착할 수 있는 능력을 저해할 수 있는 신호들은 잘 파악돼 있지 않은 상태다.

 

디미트로프 박사팀은 이점에 착안해 Gαs-결합 수용체 작용제로 알려진 다양한 신호 분자그룹의 효과 조사에 들어갔다.

 

이들 분자의 상당수는 면역체계를 억제할 수 있으나, T세포가 인테그린을 활성화시켜 표적 세포에 부착하는 능력을 억제하는지의 여부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었다.

 

연구팀은 아드레날린 호르몬과 노르아드레날린,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프로스타글란딘 E2와 D2, 그리고 신경조절물질인 아데노신을 포함한 특정 Gαs-결합 수용체 작용제가, T세포가 표적을 인식한 뒤 인테그린을 활성화시키는 것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디미트로프 박사는 “이 분자들이 인테그린 활성화를 억제하는데 필요할 정도의 수치가 종양 성장이나 말라리아 감염, 저산소증 및 스트레스 같은 병리적 조건에서 관찰됐다”고 말하고, “따라서 이 경로는 이들 병리와 관련된 면역 억제를 일으킨다”고 밝혔다.

 

 

면역 T세포에 대한 Gαs-결합 수용체 작용제의 효과가 수면 혹은 질병에 의해 어떻게 영향을 받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그림.  CREDIT: Dimitrov et al., 2019

 

면역 T세포에 대한 Gαs-결합 수용체 작용제의 효과가 수면 혹은 질병에 의해

어떻게 영향을 받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그림.© Dimitrov et al., 2019

 

 

T세포 억제물질 농도 떨어져

 

그럼 이런 면역 억제와 잠과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

 

아드레날린과 프로스타글란딘 수치는 잠이 든 동안 떨어진다. 디미트로프 박사팀은 밤새 잠을 충분히 자거나 반대로 밤새도록 깨어 있었던 건강한 자원봉사자들로부터 T세포를 채취해 비교해 보았다.

 

잠을 충분히 잔 자원봉사자들로부터 채취한 T세포는 밤새 깨어 있었던 사람들로부터 얻은 T세포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인테그린 활성화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T세포 인테그린 활성화에 대한 수면의 유익한 효과는 Gαs-결합 수용체 활성화가 감소한 것에 기인한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베제도프스키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잠이 T세포 반응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하고, “이는 특히 우울증이나 만성 스트레스, 노화, 교대근무 같은 수면 손상요인으로 인한 수면장애 및 조건에 비추어 볼 때 상관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잠의 유익한 효과와 스트레스 같은 조건이 주는 부정적인 효과를 설명하는데 도움을 준다.

연구팀은 아울러 T세포가 목표물에 부착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병희 객원기자 hanbit7@gmail.com
저작권자 2019.02.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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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28비만항암250

 

<KISTI의 과학향기> 제3291호

 

비만은 흡연 다음으로 암을 발생시키는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2018년 영국 암 연구소가 36만 명의 암환자(2015년 기준)를 대상으로 생활습관에 따른 암 발병원인을 분류한 결과, 흡연(15.1%) 다음으로 과체중과 비만이 6.3%에 달해 2위를 차지했다. 비만이 암 위험을 높이는 이유는 많이 연구됐는데, 과도한 지방이 면역 세포의 특정 대사 과정을 차단해 암 발병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비만인 암 환자에게 면역항암제가 더 잘 듣는다는 연구가 나왔다. 기존의 학설과는 상반된 결과다. 어떻게 면역항암제는 비만인 사람들에게 더 잘 듣는 걸까.
 
면역 세포를 활성화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 항암제
 
우선 면역 항암제가 무엇인지부터 간단히 살펴보자. 면역항암제는 다른 항암제들과 달리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게 아니라 우리 몸의 면역세포들이 암세포를 찾아 제거하도록 만드는 치료제다. 면역세포에게 암세포는 제거해야 할 비정상적인 세포다. 하지만 암세포들은 면역세포를 속이고, 면역 반응을 회피해 살아남는다.
 
대표적인 사례가 암세포 표면에 있는 ‘PDL-1’이라는 단백질이다. PDL-1은 면역세포인 T세포의 PD-1 수용체와 결합해 T세포의 활성을 억제한다. 이때 면역항암제인 PD-1 억제제를 쓰면 PD-1과 PDL-1이 결합하지 못하고, T세포가 활성화돼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다. 이 약들은 흑생종과 폐암 등 여러 난치성 종양을 가진 환자들을 치료

 해 왔다. 이 공로로 일본 교토대 혼조 다스쿠 명예교수는 지난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기도 했다.

 

 

사진 1. 비만은 암을 발생시키는 위험 요인이지만 역설적으로

비만인 사람에게 항암제가 더 잘 듣는다고 한다. (출처: shutterstock)

 

비만 환자의 렙틴 호르몬이 열쇠
 
그런데 PD-1을 이용한 면역항암제가 특히 과체중인 사람들에게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3월 제약회사 노바티스와 텍사스 MD 앤더슨 암 센터 공동연구팀은 표적항암제나 면역항암제, 또는 일반 화학항암제를 투여한 2046명의 흑색종 환자 중에서 비만인 환자와와 그렇지 않은 환자 사이의 생존율을 비교 분석해 그 결과를 국제학술지 ‘랜싯 종양학’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면역항암제(PD-1 억제제) 치료를 받은 330명의 흑색종 환자 중 과체중인 남성 환자들이 체질량지수(BMI)가 정상 체중을 가진 남성 환자들(생존기간 14개월)에 비해 생존기간이 27개월로 더 길었다는 것을 알아냈다. 면역항암제 외에 표적항암제 치료를 받은 비만인 남성 환자들도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미국 UC데이비스 의대 연구팀은 비만인 쥐의 T세포를 연구했다. 그 결과, 비만인 쥐의 T세포는 느리게 증식했고 면역 반응을 돕는 단백질도 분비하지 않았다. 한 마디로 힘이 없는 상태였다. 그만큼 암세포가 더 잘 증식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연구팀은 실제로 비만인 쥐에서 암세포가 더 공격적으로 자라는 것을 확인했다. 뚱뚱할수록 포도당 등의 영양분이 암세포에게 더 잘 공급되고, 면역 체계가 약화되기 때문에 암이 빨리 자랐다. 여기까지는 비만이 암의 발생 가능성을 증가시킨다는 기존의 학설과 일치하는 결과였다.
 
그런데 연구팀은 여기서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비만인 쥐와 비만인 환자의 T세포에는 표면에 PD-1 단백질이 평균보다 많이 발현돼 있었다. 연구팀은 그 이유가 ‘렙틴’ 호르몬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렙틴은 지방세포가 분비하는 호르몬으로, 뇌의 시상하부에 포만감 신호를 보내 음식 섭취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비만인 동물과 사람의 지방세포에서는 정상보다 오히려 더 높은 농도의 렙틴이 분비된다. 렙틴의 농도만 높고 포만감 신호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사진 2. 암세포를 공격하는 T세포의 3D 모델링. 비만인 사람은 T세포의 PD-1 단백질이 많아

항암제의 효과를 높이다. (출처: shutterstock)

 

연구팀의 실험 결과, 렙틴 농도가 증가할수록 PD-1 단백질의 발현도 증가했다. 렙틴이 면역계에도 영향을 미쳐 T세포 표면에 PD-1 단백질을 더 많이 만들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PD-1이 많은 비만 환자의 T세포는 면역항암제(PD-1 억제제)에 그만큼 더 잘 반응해 암 세포를 효과적으로 죽일 수 있었다. 비만인 쥐는 포도당을 비롯한 영양소를 풍부하게 섭취했기 때문에 정상 체중인 쥐들보다 암세포를 무찌르는 데 더 효과적이었다.
 
앞으로 연구팀은 암에 걸린 정상 체중 쥐에게 고단백 먹이나 렙틴을 투여했을 때도 비만이었을 때처럼 PD-1 억제제의 효과가 나타나는지를 실험할 계획이다. 연구를 이끈 윌리엄 머피 UC데이비스 피부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비만이 면역 항암치료 과정의 특정 상황에서 도움을 준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만이 암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궁극적으로 성별, 연령, BMI 등 여러 요인 간의 상호작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 2018년 11월 12일자에 실렸다.
 
글: 정시영 과학칼럼니스트/일러스트: 유진성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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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times

 

 

지구상에서 가장 해로운 동물’을 꼽으라면 단연 모기를 들 수 있다. 모기는 해마다 각 지역 세계인들에게 열병을 전파해 70만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다.

 

전세계에는 약 3500여 종의 모기가 서식하고 있고, 대부분의 암컷 모기들은 관 같은 뾰죽한 입을 가지고 있다.

산란기가 되면 이 침 같은 입으로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와 새, 파충류 등 숙주의 피부를 찔러 피를 빤다. 핏 속에는 알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단백질과 철분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이때 모기의 침을 통해 바이러스 등 병원체가 숙주에게 옮겨 가거나, 반대로 숙주의 핏 속에 있는 병원체가 모기에게 들어간다. 결과적으로는 병이 여러 사람에게 퍼지게 된다. 숫모기는 피를 빨지 않기 때문에 질병 전파와는 관계가 없다.

 

암모기의 특징 중 하나는 식사 뒤 몇 시간이 지나면 허기를 느끼는 사람과 달리, 인간의 피를 흡입한 뒤 여러 날이 지나도 배고픔을 느끼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암모기가 피를 빠는 빈도를 줄이면 질병 확산을 억제할 수 있다는 이론을 세웠다.

 

황열 모기로 알려져 있는 이집트 숲모기가 사람 피부에 앉아 피를 빠는 모습.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이 이집트 숲모기를 활용했다.  CREDIT: Wikimedia Commons / James Gathany

 

황열 모기로 알려져 있는 이집트 숲모기가 사람 피부에 앉아 피를 빠는 모습.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이 이집트 숲모기를 활용했다. @ Wikimedia Commons / James Gathany

 

 

모기, 생애 중 여러 차례 번식하며 질병 옮겨

 

미국 하워드 휴즈 의학연구소 연구팀은 생명과학저널 ‘셀’(Cell) 7일자에 암모기의 피에 대한 허기를 줄일 수 있는 약을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이 화합물들은 암모기의 호르몬 경로에 작용해 ‘배가 부르다’는 신호를 보내게 한다. 관련동영상

 

논문 시니어 저자인 레즐리 보스홀(Leslie Vosshall) 하워드 휴즈 의학연구소 연구원 겸 록펠러대 ‘신경유전학과 행동 연구소’ 소장은 “우리는 질병 매개 곤충들을 다루는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가 점차 고갈되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생제는 내성 때문에 실패하고 있고, 더 나은 방충제를 만들어낼 방법을 생각해 내지 못 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모기 매개 질병에 효과가 충분한 백신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모기가 옮기는 각종 질병들. 연구 요약 비디오 캡처.  CREDIT: Duvall et al./Cell

 

모기가 옮기는 각종 질병들. 연구 요약 비디오 캡처. @ Duvall et al./Cell

 

몸무게 두 배 정도 흡혈한 뒤 4일 동안 식욕 잃어

 

연구팀은 이번 새 연구를 위해 황열과 뎅기열, 지카바이러스병 및 치쿤구냐를 포함한 병원성 바이러스를 옮기는 이집트 숲모기(Aedes aegypti)를 이용했다.

 

암컷 이집트 숲모기는 알을 키우기 위해 인간의 피를 빤다. 이 암컷 모기들은 평생 동안 여러 번 번식을 하기 때문에 피도 여러 번 빨아야 한다.

 

따라서 이 순환 행동을 통해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로 질병을 옮길 많은 기회를 갖게 된다. 대체로 흡혈 모기들은 수명이 몇 주에서 몇 달 동안이며, 일부 겨울을 나는 성체도 있다.

 

암컷 모기들은 몸무게가 두 배에 이를 정도로 식사(흡혈)를 한 뒤 적어도 4일 동안은 식욕을 잃는다. 보스홀 박사팀은 특정 신경펩타이드 호르몬이 모기들을 사람에게 끌리도록 하고, 충분히 배를 불리면 이 경로가 차단된다는 가정을 했다.

 

보스홀 박사는 “이 경로가 인간의 배고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이 경로들은 진화적으로 보존돼 왔기 때문에 우리는 인간의 다이어트 약을 사용해 이 약들이 모기의 식욕을 억제하는지를 확인해 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경로가 모기에게서도 같이 작동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연구를 진척시킬 자신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신경펩타이드 수용체를 차단해 모기가 포만감을 느끼게 하면 피를 빨기 위해 사람을 물지 않기 때문에 질병이 억제된다. 연구요약 비디오 캡처.  CREDIT: Duvall et al./Cell

 

신경펩타이드 수용체를 차단해 모기가 포만감을 느끼게 하면 피를 빨기 위해 사람을 물지 않기 때문에

질병이 억제된다. 연구요약 비디오 캡처. CREDIT: Duvall et al./Cell

 

포만감 알려주는 신경펩타이드 수용체 찾아내

 

보스홀 박사팀은 신경펩타이드 Y-like receptor 7(NPYLR7) 수용체가 암모기에게 배가 부른지의 여부를 알려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런 다음 무엇이 NPYLR7 수용체를 활성화시키는지 알아내기 위해 조직 배양 세포에서 26만5000개의 화합물에 대한 고속 선별검사를 수행했다.

 

일단 최적의 후보를 식별해 내자 연구팀은 이 가운데 24개를 모기에게 테스트했다. 그리고 18번 화합물이 가장 잘 작동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약은 모기들이 인간 냄새나 따뜻한 피 냄새를 맡았을 때 사람을 물고 피를 빠는 행동을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스홀 박사는 “모기들이 배가 고파지면 크게 동기 부여가 돼 우리가 초콜릿 케이크에 달려들듯이 인간 냄새가 나는 곳을 향해 날아간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기들에게 약을 투여하자 먹는 것에 대한 관심을 잃어버렸다고 설명했다.

 

실험실에서 배양접시에 있는 피를 빨아먹는 모기. 피에는 알을 성장시키는데 필요한 단백질과 철분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CREDIT: Duvall et al./Cell

 

실험실에서 배양접시에 있는 피를 빨아먹는 모기. 피에는 알을 성장시키는데

필요한 단백질과 철분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 Duvall et al./Cell

 

 

피를 빠는 다른 절지동물들에도 적용 가능”

 

이 화합물을 모기 억제제로 본격 개발하기 전에 추가적으로 여러 가지 할 일이 남아있다. 연구팀은 이 수용체의 기본 생물학을 좀더 잘 이해하고 이 약을 가장 잘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와 함께 약물을 모기에게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방법도 찾아야 한다. 한 가지 아이디어는 암모기들이 피를 마시기보다는 다가와서 약을 마시도록 유인하는 공급장치를 만드는 것이다.

 

보스홀 박사는 이 기술이 효과적인 것으로 증명되면 라임병을 퍼뜨리는 진드기를 포함해 인간의 피를 먹고 사는 벼룩 같은 다른 절지동물과, 말라리아 매개 모기 같은 다른 종류의 모기들에게도 같은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접근법의 또다른 이점으로 “약의 효과가 영구적이지 않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이 접근법이 며칠 동안 식욕을 감소시켜 자연적으로 번식을 줄이는 방법으로서, 모기를 근절해 많은 예기치 않은 결과들을 초래하려는 시도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병희 객원기자다른 기사 보기hanbit7@gmail.com
저작권자 2019.02.08 ⓒ ScienceTimes

Posted by KNUFR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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