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의 과학향기> 제3321호

 

공장식으로 가축을 기르는 것은 인류의 식생활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지만 그 반작용이 만만치 않다. 비참한 동물의 처지, 환경 오염 에너지 소비의 과잉 등은 편한 식생활의 어두운 면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실험실에서 실제 가축의 고기를 모방한 배양육 연구가 활발하다.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의 마크 포스트 교수는 사람들이 고기 맛을 포기하지 않고도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다. 포스트 교수는 원래 줄기세포를 연구하는 조직공학자였는데, 이를 의학에 이용하는 것보다 스테이크를 만드는데 써먹는 게 더 낫겠다고 판단해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그의 아이디어는 간단했다. 돼지나 소의 근육에서 줄기세포를 얻은 뒤 적절한 조건에서 배양해 고깃덩어리를 얻는다는 것이다. 줄기세포는 왕성한 세포분열 능력을 지녔으니 이론적으로 불가능할 게 없다. 그는 돼지에서 얻은 근위성세포(근육 성장과 재생에 관여하는 성체줄기세포)를 배양해 증식시켰다. 그 뒤 세포 덩어리를 틀에 고정시켜 전기충격을 줘 실제 근육 같은 조직을 만들도록 유도했다. 그냥 세포 덩어리는 ‘씹히는’ 맛이 없기 때문이다(살코기는 결국 동물의 근육이다).

 

이처럼 세포를 배양하는 장치에서 얻은 고기를 ‘시험관 고기(in vitro meat)’라고 부른다. 시험관 고기는 콩 단백질을 가공해 만든 인조고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가축을 도축해서 얻지는 않았지만 진짜 고기이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는 시험관 고기를 만드는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비싸다. 시험관 소고기로 햄버거 하나를 만들려면 33만 달러(약 3억 7,000만 원)가 든다고 한다. 그럼에도 포스트 교수는 프로세스가 개선되고 대형화되면 승산이 있는 사업이라고 주장한다.

 

사진.  현재 배양육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생산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출처: shutterstock)

 

포스트 교수는 시험관 고기가 친환경적이고 인도적이라 채식주의자들도 죄의식에서 벗어나 고기를 맛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시험관 고기 생산법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고기를 키울(?) 때 들어가는 에너지 소모량이 소를 키울 때의 절반 수준이고 온실가스 배출량은 10% 미만, 물 사용량은 5% 수준, 땅은 1% 정도다. 또 시험관 고기는 근육세포 덩어리일 뿐 신경이 없기 때문에(설사 있다고 해도 연결된 신경중추가 없다)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

 

시험관 고기가 상용화되는 건 생산비가 기존 고기와 경쟁할 수 있게 되는 시점이므로 아직은 요원한 상태다. 물론 당사자인 포스트 교수는 충분한 연구비만 있다면 10년 뒤에는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시험관 고기는 어떤 맛일까. 수년 전 포스트 교수의 실험실을 찾은 러시아의 방송 저널리스트가 고기를 집어 먹는 돌발행동을 했다고 하는데, 먹어보고 나서 “육질은 괜찮은데 맛은 없네(It is chewy and tasteless)”라고 평가했다. 실제 시험관 고기는 노란빛이 도는 옅은 분홍색이라 보기에도 별로 먹음직스럽지 않다. 색이 옅은 이유는 혈관이 없는데다 근육에 있는 미오글로빈 단백질의 양도 적기 때문이다. 포스트 교수는 현재 근육 내 미오글로빈의 양을 늘리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복제가축의 고기도 (시장에 나올 경우) 먹을까 말까 고민해야하는 마당에, 시험관 고기라니 너무 앞서 나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시험관 고기가 상용화 된다면 지금은 필요악인 사육과 도축, 역병이 돌아 가축 수십만 마리를 땅에 파묻어야 하는 곤혹스러움도 피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글 : 강석기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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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망막이 손상되면 지금은 한가지 치료법이 있다. 전자눈을 이식하는 것이다. 전자눈은 비용이 많이 들 뿐 더러 큰 수술이 필요하고 또렷하게 보이지도 않는다. 뇌과학자들이 새로운 대체수단의 놀라운 효과를 연구했다. 유전자 치료로 앞 못 보는 생쥐의 시력을 되찾아 준 것이다. 앞 못 보는 생쥐에게 바이러스를 통해서 초록색 옵신을 주입했더니, 이 눈 먼 쥐는 정상적인 활동을 할 만큼 시력을 회복했다.

 

과학자들이 발견한 유전자 치료법은 놀랄만큼 간단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캠퍼스(UC 버클리)의 연구팀은 눈 먼 생쥐의 눈에 초록색 수용체 유전자를 주입했다.그랬더니 1개월 뒤에 이 눈 먼 생쥐들은 시력 문제가 없는 생쥐들처럼 아주 쉽게 장애물을 피해 다녔다. 움직임을 볼 수 있었고, 아이패드에 적힌 글자를 구분할 정도로 시력이 회복됐다.

 

신경절 세포에 유전자를 주입하는 새 치료법 개념도. 오른쪽 그림은 정상적인 망막을 구성하는 층을 나타낸다. ⓒ John Flannery

 

연구원들은 빠르면 3년 안으로 이 유전자 치료법이 망막 손상으로 시력을 잃어버린 사람들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이번 연구결과는 15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에 발표됐다.

 

초록색 수용체 유전자 1개로 충분했다.

 

UC버클리 분자및세포생물학의 에후드 이사코프(Ehud Isacoff) 교수는 “사람의 눈에 유전자 치료법을 적용하면 수개월 뒤에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망막의 신경퇴화로 발생한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퇴화의 진전을 늦추거나 중지시키는 것 뿐이었다. 세계적으로 약 1억 7000만명이 노화와 관련된 망막손상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는 55세 이상 되는 사람의 10%가 넘는다. 약 170만 명은 선천적으로 색소성 망막염으로 태어나는데 이들은 40세가 되면 보통 맹인이 된다.

 

현재로서는 이러한 환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전자눈을 이식하는 것으로 제한되어 있다. 이 전자눈은 비디오 카메라가 달린 안경을 써야 할 뿐 아니라 매우 비싸다. 전자눈은 신호처리 장치를 지니고 다니면서 망막에 신호처리 장치를 이식하는 복잡한 구조이다. 해상도가 불과 수 백 픽셀 정도여서 매우 흐릿하다. 선명하게 보려면 수백만 픽셀이 필요하다.

망막의 손상을 불러오는 유전적 결함을 고치는 것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왜냐하면 색소성 망막염 하나만 해도 여기에 관여하는 유전적 변이가 무려 250가지나 되기 때문이다. 이 유전적 변이의 90%는 망막의 광수용체 세포를 죽인다. 눈에 있는 막대세포는 희미한 빛에 민감하고 원추세포는 대낮에 색깔을 인식한다.

 

그러나 다행한 것은 망막이 손상되어도 망막신경절(retinal ganglion) 세포 같이 시력에 관계하는 다른 세포들은 살아있다. 망막신경절 세포는 사람들이 완전히 앞을 보지 못하게 된 후에도 수십 년 동안 건강한 상태로 남아있다.

UC버클리 연구팀은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90%에 달하는 망막신경절세포가 빛을 감지하는 기능을 회복하는데 성공했다. 생쥐의 시력을 회복하기 위해 연구원들은 망막신경절 세포에 도착하는 바이러스를 설계하고, 이 바이러스에 빛을 감지하는 수용체인 초록색 원추형 옵신(cone opsin)을 가진 유전자를 탑재했다. 보통 이 옵신은 원추형 광수용체 세포에 의해서만 표현이 되면서 초록-노랑색을 감지한다.

 

낯 선 우리에 들어갔을때, 눈 먼 쥐의 궤적(위)과 유전자 치료받은 쥐(가운데) 및 정상쥐의 궤적

ⓒ Photo by Ehud Isacoff and John Flannery

 

눈에 주입된 바이러스는 이 유전자를 신경절 세포로 들어가게 한다. 빛을 감지하지 못하던 신경절 세포가 빛을 감지하면서, 두뇌에 신호를 보내 두뇌가 사물을 해석하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인간의 망막은 상황이 다르다. 사람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바이러스를 주입해야 하는데 왜냐하면 사람의 눈은 생쥐의 눈에 비해서 천 배나 많은 신경절 세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구팀은 바이러스 전달을 증진하는 방법을 고안했으므로 유전자 치료법으로 해상도가 높은 카메라에 버금가는 시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십 년 동안 이 분야를 연구한 이사코프와 플라너리 교수는 그동안 복잡한  치료법을 연구해왔다. 신경전달 물질 수용체와 빛을 감지하는 화학적 스위치 등을 결합하는 치료법이다. 이 방법이 효과는 있었지만, 정상적인 시력을 회복할 만큼 민감할 정도로 높아지지는 않았다. 옵신 역시 민감도나 낮았기 때문에 빛을 증폭하는 안경이 사용이 필요했다.

 

AAV 이용한 치료법으로 큰 성과 거둬

 

자연적인 수준에 도달하는 민감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이사코프와 플라너리 교수는 ‘아데노 부속 바이러스’ (AAV·adeno-associated virus)를 이용하는 치료법에 눈을 돌렸다. AAV를 이용해서 두 사람은 신경절 세포에 있는 유전자 안으로 망막 옵신 유전자를 성공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

 

이사코프 교수는 “이 시스템은 정말 대단히 만족스럽게 작용하고 있으며, 게다가 아주 간단하다”고 말했다. AAV 전달 시스템을 이용한 치료법은 퇴행성 망막 안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치료법으로 FDA의 승인을 받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옵신이 특정한 막대세포와 원추세포의 광수용체에 작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고 있다. 광수용체의 표면은 옵신으로 덮혀 있다. 막대세포에는 로돕신이 있고, 원추세포에는 빨강 초록 파랑 등의 옵신이 있다. 이들은 아주 복잡한 분자기계 안에 숨어있다.

 

눈이 멀었다가 유전자 치료를 받은 쥐가 정상적으로 장애물을 피하고 있다. ⓒ Photo by Ehud Isacoff and John Flannery

 

신경시스템의 G단백질 수용체 전문가인 이사코프 교수는 옵신이 망막 신경절세포의 신호시스템에 자동적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원추형 옵신 보다 더 빛에 민감한 로돕신을 가지고 시도했다. 로돕신을 막대세포와 원추세포가 완전히 퇴화돼 앞을 볼 수 없는 생쥐의 신경절 세포에 도입했을 때 생쥐는 어두움과 빛을 분간하는 능력을 되찾았다. 그러나 로돕신은 너무 반응이 느렸으며 이미지와 물체를 분간하지 못해,  연구진은 로돕신보다 10배 빨리 반응하는 초록색 원추형 옵신으로 다시 시도했다. 그랬더니 생쥐는 보통 사람들의 시력을 측정할 때 사용하는 것과 같이 가로선과 세로선을 구분할 수 있었으며 움직이는 선과 정지된 선을 구분했다. 생쥐는 실제 생활에 필요한 인지기능 및 3차원 공간을 탐험하는 능력도 회복했다.

 

심재율 객원기자 kosinova@hanmail.net
저작권자 2019.03.1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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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노산 서열만으로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예측하는 컴퓨팅 기술이 진화하고 있다.

사진은 에이미 키팅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생물학과 교수팀이 시뮬레이션한 3차원 단백질 구조다.

 

우리 몸속에는 단백질이 약 10만 개 있다. 각각 복잡한 3차원 구조를 가지며, 기능도 천차만별이다. 단백질은 세포 안에서 벌어지는 거의 모든 생명 반응에 관여하는 기본단위다. 세포의 핵에서는 유전물질인 DNA를 해독해 필요한 단백질을 끊임없이 만들고 있다. 이렇게 생성된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 생체 내 상호작용을 밝혀 생명의 비밀을 푸는 것이 생명과학 연구자들의 가장 근본적인 숙제 중 하나다. 


1958년 X선 결정학기법으로 단백질의 일종인 미오글로빈의 구조가 최초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영하 200도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 여러 단백질이 결합한 복합단백질의 구조까지 확인할 수 있는 극저온전자현미경기법도 널리 쓰인다. 


하지만 세포막 위에 존재하는 막단백질의 경우, 막에서 분리되면 구조가 변하기 때문에 실험을 통해 구조를 확인하기 매우 까다롭다. 또 이론적으로 만들 수 있는 무수한 단백질의 구조를 일일이 실험으로 확인하는 방법도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1960년대 초부터 많은 과학자들이 단백질 구조를 실험적 기법 대신 계산을 통해 얻어내려는 연구를 진행했지만, 1990년대 이전까지 단백질 구조의 예측정확도는 거의 0% 수준이었다.


그런데 최근 컴퓨팅 기술이 발전하면서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의 서열과 구조를 조합해 최적화된 단백질 구조를 계산하고 정확히 예측하는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템플릿 기반-템플릿 프리, 두 부문 석권 

 

존 점퍼 구글 딥마인드 박사와 강범창 서울대 화학부 연구원이 제 13회 단백질 구조 예측대회에서

'알파폴드'의 성능을 설명하는 발표자료 앞에 서 있다. 석차옥 제공

 

지난해 12월 1~4일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제13회 단백질 구조 예측(CASP·Critical Assessment of Structure Prediction) 대회’가 열렸다. 구조 예측 분야에 출전한 97개 팀들은 단백질 90종의 선형(1차원) 시퀀스를 받았다. 이들 단백질은 3차원(3D) 구조가 확인됐지만 아직 공개되지 않은 것들이었다. 97개 팀의 미션은 단백질의 1차원 시퀀스만 가지고 이들이 어떻게 3차원으로 접힐지(fold) 계산하라는 것이었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AI) ‘알파고’의 후배쯤 되는 ‘알파폴드(AlphaFold)’가 저명한 연구팀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1994년부터 2년마다 열리고 있는 CASP에는 전 세계 생물정보계산과학자들이 집결한다. CASP 조직위원회는 대회가 열리는 해의 5월부터 매일 2~3개씩 3차원 구조가 밝혀지지 않은 단백질 관련 문제를 무작위로 출제한다. 출전팀은 이에 대한 답안을 마련해 제출한다. 


실제 대회기간에는 출제된 문제를 7가지 세부 항목(템플릿 기반 구조 예측, 템플릿 프리 구조 예측, 인접 아미노산 예측, 정밀화, 복합체 구조, 구조 정확도 평가, 생물학 연구 활용성)으로 구분해 제출된 답안을 평가한다. 이들 답안과 실제 구조를 비교해 참가팀간 상대적으로 점수를 매긴다. 


이번 대회 심사위원을 맡은 석차옥 서울대 화학부 교수는 “알파폴드는 템플릿 기반 구조 예측 분야에서는 근소한 차로 정상에 올랐고, 템플릿 프리 구조 예측 분야에서는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템플릿은 이미 알려져 있는 아미노산 서열과 그에 맞는 구조에 대한 자료를 뜻한다. 무작위로 낸 단백질 문제 중 템플릿을 바탕으로 풀 수 있는 문제로 확인된 것은 평가 시 템플릿 기반 구조 예측 항목으로 분류된다. 


이런 템플릿이 없는 단백질은 템플릿 프리 구조 예측 항목에 포함된다. 템플릿 프리 구조 예측은 아미노산의 극성이나 소수성 등 물리·화학적 성질에 근거한 원리와 1차원 아미노산 서열의 규칙성 등을 종합해 결과를 만든다. 단백질 구조 예측에서는 템플릿 기반 구조 예측과 템플릿 프리 구조 예측의 두 가지가 핵심이다.


석 교수는 “대회에서는 아미노산의 규칙성을 찾아 단백질 구조를 예측한 문제를 인접 아미노산 예측으로 분류해 따로 평가했는데, 사실상 템플릿 프리 구조 예측 문제를 푸는 데는 인접 아미노산 예측값이 포함돼야 한다”며 “알파폴드는 인접 아미노산의 규칙성을 찾는 방식을 토대로 문제를 풀어 템플릿 프리 예측 분야에서 우승했다”고 설명했다. 

 

아미노산 서열 30% 같으면 구조는 80% 닮아


핵에 들어있는 DNA 속 염기 세 개(코돈)는 아미노산 한 개에 해당한다. 세포에서 단백질 합성 공장 역할을 하는 리보솜이 각 코돈에 맞는 아미노산을 이어 붙인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단백질은 100~200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뤄진다. 


100여 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뤄진 미지의 단백질 구조 문제가 주어지면, 알파폴드는 자체 서버를 통해 단백질정보은행(PDB)에 등록된 템플릿과 문제 속 아미노산 서열을 비교한다. PDB에는 현재 약 15만 개의 템플릿이 등록돼 있다. 템플릿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이론적으로 아미노산 서열이 9300만 개 이상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은 편이다. 


최근에 사용되는 템플릿 기반 구조 예측 기술은 다음과 같다. 미지의 단백질에 포함된 아미노산 서열을 10개 이하로 쪼개 단위서열로 구분하고, PDB를 뒤져 이들 단위서열과 닮은 템플릿을 최대한 많이 찾는다(템플릿 찾기). 이렇게 찾아낸 템플릿들을 정렬시켜 모은 뒤(서열 정렬), 각 템플릿을 짜 맞추면서 이상적인 단백질 구조 모델을 만든다(모델 빌딩). 


석 교수는 “템플릿만 있다면 이를 토대로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게 정확도가 높다”며 “단백질의 경우 아미노산 서열의 진화 속도보다 구조의 진화가 늦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구조의 진화가 더뎌 서열의 일부만 같아도 구조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통계적으로는 아미노산 서열이 30%만 동일해도 구조는 80% 이상 닮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미노산 서열에 대한 구조를 알고 있는 템플릿이 많을수록 예측 정확도가 크게 높아지는 셈이다. 


이번 대회에서 템플릿 기반 예측 분야로 판명된 문제는 90개 중 47개다. 알파폴드는 가장 높은 정확도로 문제를 풀어 2위인 미국 미시간대 연구팀을 근소하게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템플릿 프리 분야 43개 중 25개 정확히 예측 

 

알파폴드가 제출한 답안. 파란색이 알파폴드의 예측 모델이며 초록색은 실제 측정된 구조로 둘을 겹쳐서 비교했다.

알파폴드는 복잡한 구조를 이루는 고난도 단백질 문제 43개 중 25개를 60% 이상의 높은 정확도로 맞추는 데 성공했다.

구글 딥마인드 제공

 

알파폴드의 진가는 템플릿 프리 구조 예측에서 드러났다. 알파폴드는 템플릿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43개 문제 중 25개를 가장 높은 정확도로 예측해 1위에 올랐다. 미국 미시간대 연구팀은 이 항목에서도 2위를 차지했는데, 세 문제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 데 그쳤다. 


그간 템플릿이 없는 고난도 단백질 구조 찾기는 대부분의 연구팀이 0점을 받을 만큼 기술적으로 진전이 없었다. 이번에 알파폴드가 이 분야의 기술을 크게 끌어올린 셈이다. 석 교수는 “고난도 단백질 구조 예측 정확도가 25~30점에서 60점 수준까지 높아졌다”며 “향후 복합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을 예측하는 기술까지 더 개선되면 신약후보 물질로 쓸 단백질을 설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파폴드는 딥러닝에 기반한 강화학습을 통해 인접한 아미노산이나 짧은 서열조각 사이의 진화적 규칙성을 찾는 데 집중한다. 학계에서는 인접한 아미노산의 관계가 진화적으로 연관된 여러 단백질에서 보존된다고 본다. 예를 들어, 전기적으로 양극(+)을 띠는 아미노산은 음극(-)을 띠는 아미노산과 서열상 인접해 있을 가능성이 크고, 구조적으로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논리다. 
석 교수는 “알파폴드 같은 인공지능은 알고리듬을 이용해 아미노산 서열을 무수히 많은 조합으로 만들어볼 수 있어 진화적 연관성을 파악하기에 유리하다”며 “알파폴드가 1차원 아미노산 서열만으로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예측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군섭 북한 리과대학 자연과학연구원 연구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구조정확도 평가 항목(로컬 부문)에 참가해 1위를 차지했다. 이 항목의 경우 전체 단백질 구조 정확도를 평가하는 글로벌 부문과 부분 구조를 평가하는 로컬 부문으로 나뉜다. 석 교수는 “북한 연구자들이 이미 완성된 답안에서 부분적인 단백질 구조의 정확성을 판단하는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는 결국 구조를 예측하는 기술과도 이어지기 때문에 상당한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호 기자 tw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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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11공포기억250

<KISTI의 과학향기> 제3315호

 

우리는 많은 것을 쉽게 잊어버리면서 어떤 것들은 끝내 잊지 못하기도 한다. 그 잊히지 않는 기억 중에는 두려움을 일으키며 우리를 괴롭히는 것들도 있다. 특히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의 심각한 공포를 경험한 기억은 개인의 정신에 깊고도 오랜 상처를 남긴다. 사고나 재해를 경험 혹은 목격한 사람들이 일상적인 상황에서도 이전의 끔찍한 기억을 반복적으로 떠올리며 극심한 불안 증세를 보이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가 이런 경우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치료하기 위한 방법은 당연하게도 과거의 공포스러운 기억을 지워내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동물 모델에서는 화학물질을 주입해 공포 기억을 구성하고 있는 뉴런(neuron)과 시냅스(synapse)를 제거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 위험천만한 방법을 인간 환자에게 적용하는 것은 용인되지 않는다.
 
확실하지만 리스크가 큰 이 방법 대신 정신의학자들이 선택한 치료법 중 하나는 ‘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 요법(EMDR, eye movement desensitization and reprocessing)’이다. 환자에게 공포 기억을 회상시킴과 동시에 양쪽에서 번갈아 가며 나타나는 자극(ABS, alternating bilateral sensory stimulation)(이하 ‘양측성 시각 자극’)에 주목하게 함으로써 공포 기억에 둔감해지도록 유도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이 치료법 역시 임상 현장에서 외면 받고 있다. 효과가 있음은 분명하지만 대체 왜 효과가 있는지 밝혀진 바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된 정재승 박사 연구팀의 논문은 그 ‘왜’에 대한 답을 내놓았다.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양측성 시각 자극이 공포 반응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재확인하고, 양측성 시각 자극이 신경계에 수용되어 공포 반응이 조절되기까지의 신경회로를 발견하였다.
 
 
눈의 움직임으로 공포 반응을 억제할 수 있다
 
연구팀은 생쥐에게 특정 소리와 전기 자극을 반복적으로 줌으로써 생쥐가 해당 소리만 듣고도 전기 자극의 공포를 떠올리도록 학습시킨 후, 생쥐의 공포 반응(freezing, 두려움에 몸이 얼어붙는 반응)이 어떤 자극하에서 줄어드는지를 관찰했다.
 
그 결과 조건 자극과 함께 양측성 시각 자극(빛)이 동시에 주어지자 생쥐는 시각 자극에 주의를 기울이며 좌우로 눈을 움직였고, 공포 반응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주일 후 다시 그 소리에 노출되어도 공포 반응이 재발하지 않을 정도로 그 효과가 오래 지속되었다.

 

그림1 양측성 시각자극을 사용한 공포기억 반응 감소 효과

그림 1. 시각자극을 준 쥐에서는 공포 반응이 억제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출처: IBS)

 

 

다른 자극들이 주어졌을 때는 이와 같은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조건 자극을 생쥐에게 반복적으로 노출시킨 경우에도 공포 반응이 줄어들었지만 양측성 시각 자극이 함께 주어질 때보다는 더디게 감소했고 일주일 후 공포 반응이 재발했다.
 
이처럼 공포 기억을 연상시키는 자극에 반복적으로 노출시킴으로써 그 자극에 대한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내는 방식은 전통적인 트라우마 치료법인데, 이 실험을 통해 이 전통적인 치료법으로는 지속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음이 드러난 셈이다. 이외에 조건 자극과 양측성 시각 자극이 동시에 주어지지 않은 경우, 시각 자극이 양쪽에서 번갈아 나타나지 않고 계속 나타나 있거나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에는 생쥐의 공포 반응이 전혀 감소하지 않거나 일시적으로만 감소했다.
 
 
새로운 신경회로의 발견: 상구-중앙 내측 시상핵-편도체로 이어지는 공포 처리반
 
이 실험의 결과는 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 요법의 효과를, 양측성 시각 자극을 이용해 안구운동을 조절함으로써 공포 기억을 치료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해주었다. 다음으로 연구팀은 ‘양측성 시각 자극’과 ‘공포 반응의 감소’ 사이의 인과적인 연결고리들을 찾는 작업에 몰두했다.
 
그들은 시신경 내의 신경섬유 일부로부터 신호를 받으면서 안구운동과 주의집중을 조절하는 뇌 영역인 상구(superior colliculus)가 양측성 시각 자극이 공포 반응을 조절하는 과정을 매개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고, 이를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 최종적으로는 양측성 시각 자극이 (1) 상구의 뉴런들을 자극해 활성화시키고 (2) 그 신호가 중앙 내측 시상핵(mediodorsal thalamus)을 거쳐 (3) 기저측 편도체(basolateral complex of the amygdala)에서 공포 반응을 억제하는 새로운 신경회로를 발견해냈다.
 
이미 신경과학 분야에서 잘 알려져 있다시피 편도체는 공포 반응을 조절하는 뇌 영역으로, 공포 반응을 담당하는 부분과 공포를 해소시키는 반응을 담당하는 부분을 모두 가지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양측성 시각 자극이 편도체 내 공포 반응을 담당하는 부분을 억제한다고 보고했다. 다른 자극하에서보다 양측성 시각 자극이 주어졌을 때 해당 부분이 가장 낮은 활성 정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림4 양측성 자극을 사용한 공포기억 반응 감소의 원리

 그림 2. 양측성 자극이 안구운동 및 주의집중을 담당하는 뇌 영역(상구)을 자극해 공포반응을 담당하는

편도체를 억제하는 새로운 신경회로가 활성화된다. (출처: IBS)

 
그리고 그렇게 감소된 공포 반응은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주일 후에 해당 부분의 뉴런 간 전기 신호를 측정했을 때 그 진동수와 진폭이 공포 반응이 제거된 직후와 같았고 심지어 아예 공포 반응을 학습시키지 않은 생쥐의 편도체의 반응과 다르지 않았다.
 
연구팀은 새롭게 발견한 신경회로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치료에 기여하기를 바라고 있다. 머지않아 이 연구가 임상 현장에서 다시 한 번 빛을 발하기를 기대한다.
 
글: 이보윤 과학칼럼니스트/일러스트: 유진성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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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times

 

 

 

암은 흔히 정상세포의 유전자나 암 억제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겨 세포 분열이 무한 반복되는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 원인은 아직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수많은 의과학자들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최근 영국 웰컴 생거 연구소 연구진을 비롯한 공동연구팀은 암을 유발하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조사하기 위한 대규모 연구자원을 창출해 생명과학저널 ‘셀’(Cell) 7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암의 기원을 나타내는 돌연변이 지문인 DNA 손상 패턴이 1000개가 넘는 인간 암 세포주(cell lines)에 어떤 형태로 존재하는지를 확인해 냈다.

 

또한 이전에 바이러스 퇴치 면역반응과 연계된 인체 암의 주요 돌연변이 패턴이, 한동안 침묵을 지켜왔던 암 세포주에서 소나기처럼 한꺼번에 발생한다는 사실을 보고했다. 그러나 이런 돌연변이의 ‘폭발’ 원인은 아직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이번에 발표한 연구자원은 과학자들이 인체 암세포 발달로 이어지는 돌연변이 원인 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돌연변이 과정을 더욱 깊이 이해하면 새로운 암 예방 및 치료법 개발의 밑바탕이 될 수 있다.

 

 

논문(Characterizing Mutational Signatures in Human Cancer Cell Lines Reveals Episodic APOBEC Mutagenesis, March 7, 2019)의 그래픽 요약. ⓒ Cell Press

 

논문(Characterizing Mutational Signatures in Human Cancer Cell Lines Reveals Episodic APOBEC Mutagenesis, March 7, 2019)의 그래픽 요약. ⓒ Cell Press

 

1000개의 암 세포주 염기서열 분석

 

모든 암은 DNA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한다. 그리고 이런 돌연변이는 DNA에서 돌연변이 서명(signatures)이라고 불리는 분자 지문(molecular fingerprints)을 만든다.

 

지금까지 50가지 이상의 지문이 발견되었고, 이중 대다수는 예를 들면 자외선 노출이나 흡연 같은 외부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이 외의 다른 요인들은 DNA 수리 메커니즘 실패와 같은 세포 내부요인에 기인한다.

 

그러나 많은 돌연변이 서명의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매우 도전적인 실험 과제가 되고 있다.

 

연구팀은 암 연구와 치료제 테스트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모델을 포함해 1001개의 인체 암 세포주와 577개의 인체 암 이식편의 유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했다. 그리고 알려진 모든 돌연변이 서명을 사용해 각 암 모델에 어떤 서명이 존재하는지를 목록화했다.

 

그런 다음 과학자들이 이 자원에서 특정 세포주를 선택해 암세포에 있는 각 돌연변이 패턴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연구할 수 있게 했다.

 

암세포의 생애 주기. Credit: Wikimedia Commons / BruceBlaus

암세포의 생애 주기.ⓒWikimedia Commons / BruceBlaus

 

세포 내부요인 관련 돌연변이 서명 계속 생성돼

 

연구팀은 흡연이나 자외선 노출과 같은 외부요인의 돌연변이 서명은 세포주 안에서 생성을 멈추는 반면, 세포 내부요인과 관련된 대부분의 서명들은 일정한 속도로 계속 생성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연구팀은 APOBEC으로 알려진 DNA 편집 단백질과 관련된 두 개의 흔한 돌연변이 서명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세포주에서 켜지고 꺼지는, ‘단편적 돌연변이 생성(episodic mutagenesis)’으로 불리는 현상을 포착했다.

 

APOBEC DNA 편집 효소는 선천 면역계의 일부로서 HIV 같은 바이러스에서 돌연변이를 일으켜 우리를 감염으로부터 보호하고 바이러스 유전체에 APOBEC 돌연변이 서명을 남긴다.

 

APOBEC 같은 서명은 암에서의 주요 돌연변이 패턴으로, 70% 이상의 암 유형에서 발견된다. 이에 대한 이론은 바이러스나 염증이 효소를 활성화시켜 바이러스 대신 인체 게놈을 변이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포주는 염증의 대상이 아니고 바이러스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것은 다른 요인이 관련돼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런 서명과 다른 서명을 생성하는 것으로 밝혀진 세포주들이 이제 암 돌연변이의 근본적인 원인을 조사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인체 돌연변이 서명을 식별하는 개념적 작업 흐름. 다양한 돌연변이 생성 과정이 종양의 모양을 형성한다. 암 돌연변이의 근본적인 패턴을 해독하면 이러한 반복적인 돌연변이의 패턴들 사이의 관계를 밝혀내고 가능한 인과적 돌연변이의 과정을 추론할 수 있다. Credit: Wikimedia Commons /Mylinhthibodeau

인체 돌연변이 서명을 식별하는 개념적 작업 흐름. 다양한 돌연변이 생성 과정이 종양의 모양을 형성한다. 암 돌연변이의 근본적인 패턴을 해독하면 이러한 반복적인 돌연변이의 패턴들 사이의 관계를 밝혀내고 가능한 인과적 돌연변이의 과정을 추론할 수 있다. ⓒ Wikimedia Commons /Mylinhthibodeau

 

돌연변이 연구할 있는 강력한 도구 제공

논문 제1저자인 웰컴 생거 연구원의 미아 페틀약(Mia Petljak) 박사는 “인체 DNA에 있는 돌연변이 서명은 과거에 일어난 돌연변이 흔적을 나타낸다”고 말하고, “시간 흐름에 따라 세포주에서의 돌연변이 서명을 탐구한 최초의 체계적인 연구인 이번 작업에서 우리는 이전에 APOBEC 효소와 관련된 서명이, 한꺼번에 폭발적으로 활성화되는 유일한 돌연변이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APOBEC 관련이나 다른 서명들을 계속 생성하는 세포주들은 이제 우리나 다른 연구그룹에 인체 암을 일으키는 뿌리 즉, 돌연변이의 기원을 연구할 수 있는 일련의 강력한 도구를 제공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APOBEC 패밀리 구성원의 하나인 APOBEC-2 단백질 일러스트. Credit: Wikimedia Commons / J.Steinfeld

APOBEC 패밀리 구성원의 하나인 APOBEC-2 단백질 일러스트. ⓒ Wikimedia Commons / J.Steinfeld

 

 

김병희 객원기자 hanbit7@gmail.com
저작권자 2019.03.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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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학술지지원센터는 지난 3월 8일 동물생명과학대에서 열린 동물실험 윤리교육에 참석하여 교수 및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우리 센터를 홍보하고 이용자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동물실험윤리위원회에서 주최한 '동물실험윤리교육'은 교수, 대학원생, 수료생, 학부생,

 연구원 등 학내 구성원 9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동물실험기법과 동물실험 윤리적 문제를

주제로 강연이 진행되었습니다.

 

 

 

한편 우리 센터에는 앞선 2월 14일 6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제50회 한국식물분류학회

학술발표대회에도 참여하여 참여자들에게 홍보 물품을 전달하면서 외국학술지지원센터의

사업을 소개하고 무료원문복사서비스를 홍보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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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I의 과학향기> 제3313호

 

최근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백신에 대한 근거 없는 괴담이 퍼져, 예방접종을 거부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충분히 예방 가능한 홍역의 발생이 늘었다고 한다. 새학기가 시작된 3월에는 전염병이 급증할 수 있으므로 예방접종은 필수다.
 
예방 접종은 우리 몸이 병원체와 효과적으로 싸울 수 있도록 단련시키는 일이다. 원래 우리 몸은 외부에서 들어온 각종 바이러스나 세균 등에 대응하기 위해 방어 물질을 만들어내는 면역 체계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밖에서 들어온 바이러스나 세균 등이 너무 강력하면 면역 세포들이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해 병원체에 질 수 있다.
 
예방 접종은 면역 세포들에게 미리 병원체를 겪어보게 해 병원체에 대응하는 힘을 길러주는 일이다.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체를 죽이거나 약하게 해서 몸속에 넣으면 우리 몸에서 방어 물질(항체)이 만들어지고 이를 기억하는데, 이렇게 되면 같은 종류의 병원체가 다시 공격해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사람에게 치명적인 천연두 바이러스를 박멸시킬 우두 접종법이 예방 접종의 시초였다. 18세기 말 영국의 과학자 에드워드 제너는 우유 짜는 여자들이 천연두에 감염되지 않는 현상을 관찰해 우두 바이러스가 천연두를 이겨낼 수 있는 열쇠라는 걸 알아냈다. 제너의 연구 결과로 탄생한 백신은 인류를 천연두에서 해방시켰다. 그 이후 오늘날까지 예방 접종은 감염병을 막는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한 공중 보건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교육부는 감염병 예방을 위한 취학 아동의 예방 접종 확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DTap, 폴리오, MMR, 일본뇌염 백신 예방 접종을 해야 한다.
 
어른에게도 예방접종은 필수
 
어른들도 예외는 아니다. 어른들의 예방 접종이 필요한 이유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만성 질환자와 면역 저하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늘 질병을 앓고 있거나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들은 감염병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또 이미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감염병에 걸리면 합병증이 발생해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노인이나 암환자, 만성 질환자가 폐렴에 걸릴 경우 목숨이 위험할 수 있다.
 
폐렴은 통계청의 ‘2011년 사망원인 통계’에서 사망 원인 6위를 차지할 정도로 위험한 감염병이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이 입원하는 첫 번째 이유로 꼽혔다. 폐렴구균의 치사율도 높은 편인데, 침습성 폐렴구균의 사망률은 35%에 이르고 폐렴구균이 균혈증이나 수막염을 유발할 경우 각각 60%, 80%가 목숨을 잃게 된다. 하지만 폐렴구균 접종을 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65세 이상 노인은 평생 1회, 65세 이전에 접종했다면 이후 5년이 지났을 때 한 번 더 맞는 것을 권장한다. 폐렴구균 접종 후에는 일시적인 통증이나 부종 등의 반응이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이틀 이내에 사라진다.
 
일교차가 10도 이상 나며 급격히 기온이 변하는 시기에는 독감도 주의해야 한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진 노인이 독감에 걸리면 입원하거나 사망할 확률이 높다. 매년 유행하는 독감 바이러스가 다르므로 해마다 새로 예방 접종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독감 예방 주사의 면역 효과는 6개월 이상 지속된다.
 
질병에 대한 새로운 백신이 개발되면서 성인이 고려할 예방 접종도 늘어났다. 먼저 자궁경부암 예방 접종이다. 자궁경부암은 유방암에 이어 여성에서 두 번째로 흔하게 나타나는 암이다. 과거에는 주로 50세 전후에 발병했는데 최근에는 20~30대에게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암이라고 하면 예방 접종으로 막을 수 없을 것 같지만, 이 질병의 원인이 인유두종바이러스(HPV)라는 게 밝혀지면서 백신도 함께 개발됐다. 예방 접종을 통해 자궁경부암을 예방할 길이 열린 것이다. 예방 접종은 1~12세에 예방 접종을 권하고 있으며, 이 시기를 놓친 25~26세 이하 여성에게도 권장된다. 백신에 따라 몇 개월 간격으로 3회 접종 받으면 되며, 이 백신을 맞으면 대략 80% 확률로 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자궁경부암 예방 접종은 여성만 맞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남녀를 불문하고 접종 받는 게 좋다. 인유두종바이러스틑 남녀를 가리지 않고 감염되기 때문이다. 이 바이러스가 감염되면 여성에게는 자궁경부암으로 남성에게는 항문암, 두경부암으로 나타날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는 남녀 구분 없이 11~12세에 첫 접종을 3회 실시하고 13~25세 사이에 추가 접종을 권고(2011년 권고안)하고 있다.
 
예방 접종으로 모든 질병에 대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방 접종을 해도 제대로 효과를 못 볼 수도 있고, 백신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러나 인류가 이만큼 건강하게 살아가는 데 예방 접종이 세운 공은 적지 않다.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도 예방 접종을 통해 비축한 힘으로 이겨낸 사례가 많다. 시대가 변하고 환경이 달라지면서 앞으로 우리가 대비해야 할 질병은 더 늘어날지 모른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않으려면 미리 예방 접종 등을 챙기는 바람직하다. 예방보다 나은 치료는 없기 때문이다.
 
글 : 박태진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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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HIV)에 저항성을 지닌 사람의 골수를 이식받은 환자가 1년 반 이상 증상이 없는 관해(remissionᆞ寬解) 상태를 유지함으로써 사상 두 번째로 ‘에이즈가 치료된’ 환자가 될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타임 등 언론매체는 5일 이 환자의 ‘관해 상태’를 주요 뉴스의 하나로 보도하고, 이 ‘놀라운 성공’이 향후 에이즈 치료로 이어질 수 있을지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 사례는 ‘베를린 환자(Berlin Patient)’로 알려진 첫 번째 치료환자 이후 10년 만에 나온 케이스로,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과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케임브리지 및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치료 연구에 참여했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5일자에 발표됐다.

 

배양된 백혈구에서 HIV-1 바이러스가 자라나고 있는 모습을 전자현미경으로 촬영했다.  Credit: CDC/ C. Goldsmith, P. Feorino, E. L. Palmer, W. R. McManus

 

배양된 백혈구에서 HIV-1 바이러스가 자라나고 있는 모습을 전자현미경으로 촬영했다.

ⓒ CDC/ C. Goldsmith, P. Feorino, E. L. Palmer, W. R. McManus

 

 

줄기세포 이식 통한 ‘에이즈 관해’ 두 번째 성공

화제의 두 환자 모두 HIV 수용체인 CCR5 발현을 막는 유전적 돌연변이를 가진 기증자로부터 줄기세포를 공여 받아 이식 치료를 했다.

 

이번의 두 번째 환자는 약물을 이용한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antiretroviral therapy, ARV)를 중단한 뒤부터 18개월 동안 관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 환자의 HIV가 완치됐다고 확실히 단언하기는 아직 이르며, 환자의 상태를 계속 관찰할 것이라고 밝혔다.

 

논문 제1저자인 라빈드라 굽타(Ravindra Gupta) 교수(UCLᆞUCLHᆞ케임브리지대)는 “현재 에이즈 치료에 쓰이는 유일한 방법은 평생 동안 바이러스 억제 약을 복용하는 것으로, 개발도상국 환자들에게는 벅찬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때문에 바이러스를 완전히 제거하는 방법을 찾는 일이 세계적인 과제가 되고 있으나, 바이러스가 환자의 백혈구에 통합돼 있기 때문에 치료가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 세계에는 3700만명에 가까운 에이즈 환자가 있는 것으로 집계된다. 이중 59%만이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ARV)를 받고 있으나 약물 내성 HIV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해마다 거의 100만명이 HIV 관련 질환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HIV 바이러스의 복제 사이클 일러스트.  ⓒ Wikimedia Commons

HIV 바이러스의 복제 사이클 일러스트. ⓒ Wikimedia Commons

 

 

HIV 저항성 줄기세포 이식 화학요법 치료

 

이번 연구 보고에 기술된 익명의 영국 에이즈 환자는 2003년 에이즈 감염 진단을 받았고, 2012년부터 ARV 치료를 받았다.

 

2012년 후반 말기 호지킨병이 발견되자 항암 화학요법과 함께 2016년 CCR5 Δ32 대립 유전자 두 개를 가진 기증자로부터 조혈 줄기세포를 이식받았다.

 

CCR5는 HIV-1에서 면역세포를 감염시키는 가장 보편적인 수용체다. HIV-1은 두 종류의 HIV(HIV-1, HIV-2) 가운데 전체의 95%를 차지하며, 감염성이나 진행속도, 치사율 등이 HIV-2보다 훨씬 높다.

 

두 개의 CCR5 대립 유전자 돌연변이체를 가진 사람은 이 수용체를 사용하는 HIV-1 바이러스에 저항성을 보이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숙주세포로 침입할 수 없다.

 

에이즈 치료법 중 약을 복용하는 화학요법은 분열하는 세포를 죽이기 때문에 HIV에 효과적일 수 있다. 이에 비해 줄기세포 이식 등으로 면역세포를 CCR5 수용체가 없는 세포로 대체하는 방법은 치료 후 HIV 재발을 막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식은 상대적으로 복잡하지는 않으나, 기증자의 면역세포가 이식받는 환자의 면역세포를 공격하는 이식 합병증인 경증의 ‘이식편 대(對) 숙주 질환’을 포함한 몇몇 부작용이 있다.

 

이번 연구 대상 환자는 이식 후 16개월 동안 ARV 치료를 받았고, 연구팀과 환자는 그 시점에서 ARV 치료를 중단하고 환자가 실제로 HIV-1 관해가 되었는지를 테스트해 보기로 결정했다.

 

그 뒤의 정기적인 검사에서 바이러스는 검출되지 않았다. 이 관해 상태는 ARV 치료 중단 18개월 동안 그리고 이식 후 35개월 동안 지속되고 있다. 환자의 면역세포는 여전히 CCR5 수용체를 발현시킬 수 없는 상태로 돼 있는 것.

 

2016년 현재 전세계 15~49세 사이 인구 중  에이즈 환자 비율.

2016년 현재 전세계 15~49세 사이 인구 중
에이즈 환자 비율. 색이 짙을수록 비율이 높다. ⓒ WHO

 

HIV / AIDS 치료에희망의

 

이 환자는 ARV 치료를 받지 않고 지속적인 관해를 기록한 사상 두 번째 환자다. 첫 번째의 이른바 ‘베를린 환자’ 역시 CCR5 Δ32 대립유전자가 있는 기증자로부터 줄기세포 이식을 받았고, 백혈병을 치료했다. 관련 동영상

 

두 환자 간의 두드러진 차이점은, 베를린 환자는 두 번의 이식술과 전신 방사선 치료를 받은  데 비해 이번 영국 환자는 단 한 번의 이식술과 강도가 덜한 화학요법을 받았다는 점이다.

 

두 환자 모두 경증의 ‘이식편 대 숙주 질환’을 앓았고, 연구팀은 이것이 HIV에 감염된 세포를 없애는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굽타 교수는 “유사한 방법으로 두 번째 환자에서도 관해를 달성함으로써 우리는 베를린 환자가 이례적으로 나타난 사례가 아니며, 이 방법이 실제로 두 환자에게서 HIV를 제거한 치료법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접근법이 화학요법의 독성으로 인해 표준 HIV치료법으로는 적합하지 않으나 HIV를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 개발을 위한 희망을 안겨준다고 밝혔다

.

유전자 치료로 수용체 제거 가능할

 

굽타 교수는 “연구를 계속하면서 우리는 에이즈환자에게 존재하는 이 수용체를 제거할 수 있는지 이해할 필요성을 느꼈으며, 이것은 유전자 치료로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논문 공저자인 임페리얼 칼리지 헬스케어의 이안 가브리엘(Ian Gabriel ) 박사는 “우리가 사용한 치료법은 방사선 치료를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에 베를린 환자에게 사용한 방법과는 달랐다”고 말하고, “이 효과는 CCR5 발현 억제에 기초한 새로운 전략 개발의 중요성을 부각시킨다”고 덧붙였다.

 

임페리얼 칼리지의 에두아르도 올라바리아(Eduardo Olavarria) 교수는 “이번 환자가 HIV로부터 완치되었다고 말하기는 아직 이르고 담당의사들이 계속 추적 관찰할 예정이지만, 조혈모세포 이식의 명백한 성공은 오랫동안 노력해 온 HIV/ AIDS 치료법 탐구에 큰 희망을 안겨준다”고 강조했다.

 

김병희 객원기자다른 기사 보기hanbit7@gmail.com
저작권자 2019.03.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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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균. 사진제공 위키미디어

 

마치 전자기기를 조립하듯 세포를 원하는 대로 합성해 바이오연료나 생리활성물질, 당뇨치료용 인슐린 같은 물질을 생산하는 유전공학 기술을 ‘합성생물학’이라고 한다. 국내 연구팀이 최근 합성생물학 기술을 이용해 기존 대장균과 성장속도가 비슷하면서 유용 물질 생산량은 두 배 많은 효율적인 대장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KAIST 생명과학과 조병관·김선창 교수와 최동희·이준형 연구원 팀은 기존의 대장균에서 생명 유지에 불필요한 DNA를 빼는 방식으로 유전체(게놈. 세포 또는 미생물이 지닌 DNA 총체)를 약 70% 수준으로 줄인 ‘최소유전체’ 대장균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이렇게 유전자 다이어트를 한 대장균은 단백질 생산 효율이 높아 인슐린 등 단백질 생산은 3배, 항산화물질 ‘리코펜’이나 항바이러스물질 ‘비올라세인’ 등의 유용 물질은 1.8배 많이 생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밀은 최소유전체 대장균 특유의 생산성이었다. 유용 물질을 생산할 때는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유전자를 일부 바꾼다. 그런데 일반적인 세포나 미생물은 아무리 유전자를 바꿔도 물질 생산량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는 올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일어난다. 이를 ‘번역완충’ 현상이라고 부르는데, 세포나 미생물에 존재하는 불필요한 유전자들 때문에 효율이 낮아진 탓으로 해석되고 있다. 연구팀은 불필요한 유전자를 제거한 덕분에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했다.


연구팀은 최소유전체 대장균의 약점도 해결했다. 최소유전체느 정상 대장균의 약 56% 수준으로 느리게 성장해 물질 생산 효율이 떨어졌다. 해결하고 싶어도, 새로 만든 생물이다 보니 내부의 유전자 발현이 어떻게 조절되는지 몰라 해결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최소유전체 대장균을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단기간에 진화시켜 미생물이 ‘스스로 답을 찾게’ 했다. 자연에서 수십만~수백만 년 동안에 이뤄질 진화 과정을 빠르게 겪게 한 뒤, 성장속도가 정상 대장균과 비슷하게 빠른 미생물을 얻는 데 성공한 것이다. 


또 연구팀은 이 대장균의 유전체와 전사체(DNA에서 단백질을 만들기 위해 유전 정보를 담은 RNA의 총체) 등을 함께 해독해 성장 속도를 빠르게 하는 돌연변이 118개를 확인하고, 단백질 등 물질을 만드는 대사 과정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이 정보를 바탕으로 합성 대장균의 물질 생산 능력을 최적화할 방법도 추가로 알아냈다.

 

 

정상 대장균(왼쪽)과 연구팀이 게놈에서 불필요한 유전자를 제거해 개발한 합성 대장균(가운데),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진화시켜 성장속도를 높인 합성대장균(오른쪽)을 확대한 모습이다. 사진 제공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정상 대장균(왼쪽)과 연구팀이 게놈에서 불필요한 유전자를 제거해 개발한 합성 대장균(가운데),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진화시켜 성장속도를 높인 합성대장균(오른쪽)을 확대한 모습이다. 사진 제공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조 교수는 “최소유전체 미생물의 작동원리를 규명했다”며 “앞으로 미생물 기반 바이오 화합물 생산 산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현재 정상 대장균의 70% 수준인 최소유전체 대장균의 게놈을 더 줄이고, 아예 처음부터 인공적으로 설계와 조립을 하는 화학합성 방식의 최소유전체를 만들 방법도 추가로 연구할 계획이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2월 25일자에 발표됐다.

윤신영 기자

ashilla@donga.com

Posted by KNUFR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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