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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I의 과학향기> 제3265호

 

 

본격적인 추위가 다가왔으니 반드시 해야할 것이 있다. 바로 독감 예방주사 맞기다. 가장 적절한 시기는 물론 10~11월이지만 11월 이후라도 미접종자는 독감 예방접종을 꼭 하는 것이 좋다. 특히 12세 이하 어린이와 65세 이상 어르신은 독감에 취약하므로 예방접종은 필수다. 왜 그럴까?
 
독감을 ‘독한 감기’ 쯤으로 여기는 사람이 꽤 있지만 감기와는 엄연히 다르다. 감기는 리노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콕사키바이러스 등이 코나 목의 상피세포에 침투해 일으키는 질병이다. 일반적으로 4일~2주간 기침이나 콧물, 목의 통증, 발열, 두통, 전신권태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잘 먹고 잘 쉬면 시간이 지나면서 대부분 자연 치유된다.
 
이에 비해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폐에 침투해 일으키는 급성 호흡기 질환이다. 독감의 증상으로는 1∼3일의 잠복기를 거쳐 갑자기 섭씨 38도가 넘는 고열이 생기거나 온몸이 떨리고 힘이 빠지며 두통이나 근육통이 생긴다. 눈이 시리고 아프기도 한다. 일반 감기가 폐렴이나 천식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지만 독감은 심할 경우 합병증으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이렇듯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워낙 다양해 백신을 만들어봤자 별 실용성이 없지만, 독감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한 종류이기 때문에 백신을 만들 수 있다. 그런데 평생 한 번만 맞아도 되는 간염주사와 달리, 독감주사는 왜 매년 맞아야 하는 걸까? 그 이유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변이가 심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면역 지속기간도 3~6개월에 불과하다.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직경 80~120nm 크기로, 당단백질로 구성된 지질 외피(겉껍질)와 RNA 핵단백질로 구성돼 있다. 보통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인식하는 것은 ‘겉껍질’ 부분이다. 독감 예방주사를 맞으면 우리 몸속에 독감 백신이 생기는데, 이 백신은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병원균의 모양을 인식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질병의 원인균을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처리해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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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3D 모형. (출처: Shutterstock)

 

매년 독감 예방주사를 맞아야 하는 이유도 이 겉껍질 부분이 변이되기 때문이다. 겉껍질이 변이되는 과정은 동물에게 감염됐다가 사람에게 전파되는 과정 등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일어난다. 이렇게 겉껍질이 변이된 경우, 변이된 바이러스에 대한 모양이 인식되지 않은 예방접종을 하면 면역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 매년 새로운 예방접종이 필요한 이유다.
 
독감 예방주사는 기존의 독감 바이러스를 예방할 뿐만 아니라 그 해에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독감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기능을 갖도록 처방한다. 단 백신으로 인체가 항체를 만들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므로 독감이 유행하기 2주 전까지 맞는 것이 효과적이다.
 
대개 지난해 인플루엔자 유행 시기의 마지막 유행했던 균주가 다음 해에 유행을 일으키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그 다음 해에 사용할 백신의 균주를 결정한다. 또 인플루엔자 A형의 화학적 예방조치로 항바이러스제인 아만타딘(amantadine)과 리만타딘(rimantadine)을 독감 유행기간 중 1일 2회, 100㎎ 내복하면 변종 인플루엔자 A 바이러스의 약 50%는 예방할 수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정체가 밝혀진 것은 1918∼1919년 ‘스페인 인플루엔자’가 전 세계에 퍼져 2,500만~5,000만 명이 숨진 사건 이후다. 이때의 희생자 규모는 제1차 세계대전 희생자를 뛰어넘는 수치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희생은 이 사건에 그치지 않는다.
 
1957∼1958년에 발생한 ‘아시안 인플루엔자’는 약 100만 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키며 세계적인 피해를 낳았다. 가장 최근의 인플루엔자 대재앙은 1968∼1969년 발생한 ‘홍콩 인플루엔자’로, 약 6주 동안 전 세계를 휩쓸며 약 80만 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켰다. 미국 뉴욕과 워싱턴의 동시다발테러로 희생된 사람이 6,000여 명이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독감 바이러스’에 의한 희생 규모는 실로 엄청난 수준이다.
 
물론 현재의 독감은 예방접종으로 70∼90%까지 예방할 수 있다. 이 글을 읽은 독자라면 이번 겨울을 건강하게 나기 위해 꼭 독감 예방주사를 맞자.
 
글 : 심우 과학칼럼니스트
Posted by KNUFR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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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times

 

 

현대인에게도 일부 유전자가 섞여있는 네안데르탈인은 4만년 전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이들은 사라지기 전 현대인의 조상인 현생인류와 분포 영역이 겹치면서 자연스레 이종교배를 했다. 현생인류(homo sapiens sapiens)는 이후 전세계로 퍼져 나가고, 네안데르탈인(Homo sapiens neanderthalensis)은 점차 자취를 감췄다.

 

두 종 사이의 밀회 결과, 많은 현대 유럽인과 아시아인들은 오늘날 자신의 유전체에 네안데르탈인의 DNA를 약 2% 정도 보유하게 됐다.

 

흥미롭게도 네안데르탈인 DNA의 몇몇 조각들은 다른 종족들보다 현대 인구집단에서 더 자주 나타난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이런 DNA의 확산이 우연히 이뤄지게 되었는지 혹은 유전자의 잦은 출현이 어떤 기능상의 이점을 주는지 궁금하게 여겨왔다.

 

미국 스탠포드대 과학자들은 최근 후자에 대한 강력한 증거를 발견했다.

 

스탠포드 문리대 진화생물학자인 드미트리 페트로프(Dmitri Petrov) 교수는 “우리 연구에 따르면 자주 나타나는 네안데르탈인 DNA 조각의 상당수는 매우 타당한 이유 때문에 적응되었다”며 “네안데르탈인 유전자는 우리 조상들이 아프리카를 떠나서 맞닥뜨린 바이러스에 대한 어느 정도의 보호막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생명과학저널 ‘셀’(Cell) 지 4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미국 스탠포드대 과학자들은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과의 이종교배를 통해 현대인에게 바이러스 감염을 막을 유전 도구가 전해졌다는 연구를 내놓았다.  CREDIT: Claire Scully

 

미국 스탠포드대 과학자들은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과의 이종교배를 통해 현대인에게 바이러스 감염을 막을 유전 도구가 전해졌다는 연구를 내놓았다. CREDIT: Claire Scully

 

바이러스와 함께 그에 대한 대항력도 전해

 

두 종이 처음 접촉했을 때 네안데르탈인은 수십만년 동안 아프리카 밖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 기간은 유럽과 아시아에 있는 감염성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는 방어력을 진화시키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이들에 비해 새로 이주한 현생인류 조상들은 바이러스에 훨씬 취약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애리조나대 조교수인 데이비드 에너드(David Enard) 박사는 “현생인류의 입장에서 볼 때 시간이 훨씬 많이 걸리는 적응 돌연변이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기보다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 이미 적응된 유전적 방어력을 빌려오는 것이 더욱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페트로프와 에너드 교수는 자신들의 발견이 두 종 사이 유전자 교환의 ‘독약-해독(poison-antidote)’ 모델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이 시나리오에서 네안데르탈인은 현대인에게 감염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이 침입자 바이러스와 싸울 수 있는 유전적 도구도 물려줬다.

 

에너드 교수는 “현대인과 네안데르탈인은 매우 가까워서 이 바이러스들이 옮겨가는데 유전적 장벽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며 “두 종 사이가 매우 가깝다는 것은 또한 네안데르탈인이 우리에게 바이러스에 대한 방호력을 전해주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네안데르탈인이 우리에게 전해준 유전적 방어력의 핵심은 ‘RNA 바이러스에 대한 대항력’이라고 서술했다. 이 바이러스들은 화학적으로 DNA와 유사한 분자인 RNA로 유전자를 부호화한다.

 

오른쪽 그림은 지난 60만년 동안 이뤄진 현생인류의 계통발생 그림. 가로축은 지리적 위치, 세로축은 시간(1000년 단위)을 나타낸다(2018.01.14). 오른쪽 그림은 발견된 화석에 따라 나타낸 네안데르탈인들의 분포 지역. 유럽(파란색), 서남아시아(오렌지색), 우즈베키스탄(녹색) 및 알타이 산맥(보라색). 네안데르탈인 이후에 아프리카를 빠져나온 현생인류는 네안데르탈인이 분포한 여러 지역에서 이들과 만나 이종교배를 하고, 여기에서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와 바이러스 방어수단이 현대인에게 유전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CREDIT: Wikimedia Commons

 

오른쪽 그림은 지난 60만년 동안 이뤄진 현생인류의 계통발생 그림. 가로축은 지리적 위치, 세로축은 시간(1000년 단위)을 나타낸다(2018.01.14). 오른쪽 그림은 발견된 화석에 따라 나타낸 네안데르탈인들의 분포 지역. 유럽(파란색), 서남아시아(오렌지색), 우즈베키스탄(녹색) 및 알타이 산맥(보라색). 네안데르탈인 이후에 아프리카를 빠져나온 현생인류는 네안데르탈인이 분포한 여러 지역에서 이들과 만나 이종교배를 하고, 여기에서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와 바이러스 방어수단이 현대인에게 유전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CREDIT: Wikimedia Commons

 

 

현대인과 네안데르탈인 공통 유전자 152개 확인

 

연구팀은 어떤 식으로든 이 바이러스들과 상호작용을 한 적이 있는 현대인들로부터 4500개 이상의 유전자 목록을 뽑아냈다. 에너드 교수는 이어 이 목록을 네안데르탈인 DNA 분석 데이터베이스에 맞추어 점검했다.

 

그 결과 현대인의 유전자 가운데 네안데르탈인에게도 있는 유전자 조각 152개를 확인했다.

 

네안데르탈인에게서 물려받은 이 152개 유전자는 오늘날 후천성면역결핍증 바이러스(HIV)와 인플루엔자A, C형 간염 등 모든 종류의 RNA바이러스와 상호 작용하는 것들이다

.

에너드와 페트로프 교수는 이 같은 사실로부터, 우리 조상들이 아프리카를 떠나서 맞닥뜨린 RNA바이러스를 막아내는데 이 유전자들이 도움을 주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흥미롭게도 연구팀이 확인한 네안데르탈인 유전자들은 현대 유럽인들에게서만 나타난다. 이것은 네안데르탈인과 현대 아시아인 고대 조상들과의 유전자 교환에는 다른 바이러스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점을 시사한다.

 

에너드 교수는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와의 이종교배는 선사시대에 여러 지역에서 여러 번에 걸쳐 일어났기 때문에 각 경우마다 다른 바이러스들이 관여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현생인류가 네안데르탈인과의 이종교배를 통해 RNA바이러스와 함께 이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력도 함께 물려받았다고 밝혔다. RNA바이러스의 하나인 인플루엔자A 바이러스의 전자현미경 사진.   Photo Credit: CDC/ Dr. Erskine Palmer

 

연구팀은 현생인류가 네안데르탈인과의 이종교배를 통해 RNA바이러스와 함께 이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력도 함께 물려받았다고 밝혔다. RNA바이러스의 하나인 인플루엔자A 바이러스의 전자현미경 사진. Photo Credit: CDC/ Dr. Erskine Palmer

 

고대 질병의 증거 찾는데도 활용 가능

 

이번 연구는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와의 이종교배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외에, 어떤 종의 유전체 분석을 통해 한때 만연했던 고대 질병- 이 질병을 일으킨 바이러스가 오래 전에 사라졌을지라도-의 증거를 정밀하게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에너드 교수는 이 기술이 특히 RNA바이러스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RNA 기반 유전체는 DNA 기반 유전체보다 약한 편이다.

 

에너드 교수는 “이는 고생물학과 유사하다”라며 “공룡의 흔적을 찾으려 할 때 실제 뼈를 발견하거나 혹은 간접적으로 화석화된 진흙에 찍힌 발자국을 찾을 수도 있듯이 우리 방법은 간접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어떤 유전자가 어떤 바이러스와 상호작용하는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고대에 질병을 일으킨 바이러스 유형을 추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병희 객원기자 hanbit7@gmail.com
저작권자 2018.10.05 ⓒ ScienceTimes

Posted by KNUFR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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