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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서 가장 해로운 동물’을 꼽으라면 단연 모기를 들 수 있다. 모기는 해마다 각 지역 세계인들에게 열병을 전파해 70만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다.

 

전세계에는 약 3500여 종의 모기가 서식하고 있고, 대부분의 암컷 모기들은 관 같은 뾰죽한 입을 가지고 있다.

산란기가 되면 이 침 같은 입으로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와 새, 파충류 등 숙주의 피부를 찔러 피를 빤다. 핏 속에는 알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단백질과 철분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이때 모기의 침을 통해 바이러스 등 병원체가 숙주에게 옮겨 가거나, 반대로 숙주의 핏 속에 있는 병원체가 모기에게 들어간다. 결과적으로는 병이 여러 사람에게 퍼지게 된다. 숫모기는 피를 빨지 않기 때문에 질병 전파와는 관계가 없다.

 

암모기의 특징 중 하나는 식사 뒤 몇 시간이 지나면 허기를 느끼는 사람과 달리, 인간의 피를 흡입한 뒤 여러 날이 지나도 배고픔을 느끼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암모기가 피를 빠는 빈도를 줄이면 질병 확산을 억제할 수 있다는 이론을 세웠다.

 

황열 모기로 알려져 있는 이집트 숲모기가 사람 피부에 앉아 피를 빠는 모습.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이 이집트 숲모기를 활용했다.  CREDIT: Wikimedia Commons / James Gathany

 

황열 모기로 알려져 있는 이집트 숲모기가 사람 피부에 앉아 피를 빠는 모습.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이 이집트 숲모기를 활용했다. @ Wikimedia Commons / James Gathany

 

 

모기, 생애 중 여러 차례 번식하며 질병 옮겨

 

미국 하워드 휴즈 의학연구소 연구팀은 생명과학저널 ‘셀’(Cell) 7일자에 암모기의 피에 대한 허기를 줄일 수 있는 약을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이 화합물들은 암모기의 호르몬 경로에 작용해 ‘배가 부르다’는 신호를 보내게 한다. 관련동영상

 

논문 시니어 저자인 레즐리 보스홀(Leslie Vosshall) 하워드 휴즈 의학연구소 연구원 겸 록펠러대 ‘신경유전학과 행동 연구소’ 소장은 “우리는 질병 매개 곤충들을 다루는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가 점차 고갈되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생제는 내성 때문에 실패하고 있고, 더 나은 방충제를 만들어낼 방법을 생각해 내지 못 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모기 매개 질병에 효과가 충분한 백신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모기가 옮기는 각종 질병들. 연구 요약 비디오 캡처.  CREDIT: Duvall et al./Cell

 

모기가 옮기는 각종 질병들. 연구 요약 비디오 캡처. @ Duvall et al./Cell

 

몸무게 두 배 정도 흡혈한 뒤 4일 동안 식욕 잃어

 

연구팀은 이번 새 연구를 위해 황열과 뎅기열, 지카바이러스병 및 치쿤구냐를 포함한 병원성 바이러스를 옮기는 이집트 숲모기(Aedes aegypti)를 이용했다.

 

암컷 이집트 숲모기는 알을 키우기 위해 인간의 피를 빤다. 이 암컷 모기들은 평생 동안 여러 번 번식을 하기 때문에 피도 여러 번 빨아야 한다.

 

따라서 이 순환 행동을 통해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로 질병을 옮길 많은 기회를 갖게 된다. 대체로 흡혈 모기들은 수명이 몇 주에서 몇 달 동안이며, 일부 겨울을 나는 성체도 있다.

 

암컷 모기들은 몸무게가 두 배에 이를 정도로 식사(흡혈)를 한 뒤 적어도 4일 동안은 식욕을 잃는다. 보스홀 박사팀은 특정 신경펩타이드 호르몬이 모기들을 사람에게 끌리도록 하고, 충분히 배를 불리면 이 경로가 차단된다는 가정을 했다.

 

보스홀 박사는 “이 경로가 인간의 배고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이 경로들은 진화적으로 보존돼 왔기 때문에 우리는 인간의 다이어트 약을 사용해 이 약들이 모기의 식욕을 억제하는지를 확인해 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경로가 모기에게서도 같이 작동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연구를 진척시킬 자신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신경펩타이드 수용체를 차단해 모기가 포만감을 느끼게 하면 피를 빨기 위해 사람을 물지 않기 때문에 질병이 억제된다. 연구요약 비디오 캡처.  CREDIT: Duvall et al./Cell

 

신경펩타이드 수용체를 차단해 모기가 포만감을 느끼게 하면 피를 빨기 위해 사람을 물지 않기 때문에

질병이 억제된다. 연구요약 비디오 캡처. CREDIT: Duvall et al./Cell

 

포만감 알려주는 신경펩타이드 수용체 찾아내

 

보스홀 박사팀은 신경펩타이드 Y-like receptor 7(NPYLR7) 수용체가 암모기에게 배가 부른지의 여부를 알려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런 다음 무엇이 NPYLR7 수용체를 활성화시키는지 알아내기 위해 조직 배양 세포에서 26만5000개의 화합물에 대한 고속 선별검사를 수행했다.

 

일단 최적의 후보를 식별해 내자 연구팀은 이 가운데 24개를 모기에게 테스트했다. 그리고 18번 화합물이 가장 잘 작동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약은 모기들이 인간 냄새나 따뜻한 피 냄새를 맡았을 때 사람을 물고 피를 빠는 행동을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스홀 박사는 “모기들이 배가 고파지면 크게 동기 부여가 돼 우리가 초콜릿 케이크에 달려들듯이 인간 냄새가 나는 곳을 향해 날아간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기들에게 약을 투여하자 먹는 것에 대한 관심을 잃어버렸다고 설명했다.

 

실험실에서 배양접시에 있는 피를 빨아먹는 모기. 피에는 알을 성장시키는데 필요한 단백질과 철분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CREDIT: Duvall et al./Cell

 

실험실에서 배양접시에 있는 피를 빨아먹는 모기. 피에는 알을 성장시키는데

필요한 단백질과 철분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 Duvall et al./Cell

 

 

피를 빠는 다른 절지동물들에도 적용 가능”

 

이 화합물을 모기 억제제로 본격 개발하기 전에 추가적으로 여러 가지 할 일이 남아있다. 연구팀은 이 수용체의 기본 생물학을 좀더 잘 이해하고 이 약을 가장 잘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와 함께 약물을 모기에게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방법도 찾아야 한다. 한 가지 아이디어는 암모기들이 피를 마시기보다는 다가와서 약을 마시도록 유인하는 공급장치를 만드는 것이다.

 

보스홀 박사는 이 기술이 효과적인 것으로 증명되면 라임병을 퍼뜨리는 진드기를 포함해 인간의 피를 먹고 사는 벼룩 같은 다른 절지동물과, 말라리아 매개 모기 같은 다른 종류의 모기들에게도 같은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접근법의 또다른 이점으로 “약의 효과가 영구적이지 않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이 접근법이 며칠 동안 식욕을 감소시켜 자연적으로 번식을 줄이는 방법으로서, 모기를 근절해 많은 예기치 않은 결과들을 초래하려는 시도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병희 객원기자다른 기사 보기hanbit7@gmail.com
저작권자 2019.02.08 ⓒ ScienceTimes

Posted by KNUFR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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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STI의 과학향기> 제3157호

 

 

한여름에 불청객인 모기, 하지만 요새는 봄에도 가을에도 귀에서 윙윙대는 모기를 만날 수 있다. 모기에 대한 인식이 ‘질병 폭탄’인 만큼 인류는 오랜 세월 모기를 박멸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해 왔다. 모기장을 둘러치고 모깃불을 피우고 모기의 애벌레인 장구벌레가 서식하는 물웅덩이를 없애 모기를 박멸하려고 했다.
 
말라리아 치료제와 황열 백신과 뇌염 백신을 개발하는 적극적인 대처법도 등장했다. 또한, DDT를 비롯한 각종 살충제를 개발해 모기를 박멸하는 과격한 방법까지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모두 동원했지만, 아직 모기의 박멸까지는 길이 멀다.
 
겨울에도 모기가 출몰한다?
 
심지어 최근 들어서는 그나마 모기로부터 안전한 시기였던 겨울마저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보고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일본뇌염을 옮기는 작은 빨간집모기의 경우, 지난 2000년에는 5월 3일에서야 처음으로 발견됐었다. 하지만 매년 하루씩 발견 시기가 단축되어 2013년에는 4월 18일에 최초 발견이 보고되었을 정도로 출현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다. 심지어 추위가 한창인 11월~12월에도 모기가 관찰되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최근 모기의 출현 시기는 더 빠르고 더 길어지고 있다.
 
곤충류에 속하는 모기는 기온이 평균 섭씨 14~41도 사이에서만 성충으로 활동할 수 있다. 모기의 활동시기가 빨라지고 길어진 것은 그만큼 기온과 환경이 따뜻하고 온화하게 변화했다는 뜻이다. 실제로 학자들은 모기의 등장 시기가 더 빨라진 것에는 온실 효과의 증가로 인한 기후 변화 때문이라는 설이 지배적이다. 온실 효과로 인한 기온 상승으로 봄이 오는 시기가 빨라졌고, 이에 맞추어 모기의 활동 시기도 빨라졌다는 것이다.
 
모기만이 아니다. 실제로 기상청의 관측에 따르면 개나리와 진달래, 벚꽃 같은 대표적인 봄꽃들의 개화 시기 역시도 지난 30년 전에 비해 6~8일 정도 앞당겨졌다고 한다. 온실가스의 증가로 인한 기온 상승은 기온이 오르는 봄의 시작을 앞당겼고, 그 결과 봄의 전령사들도 이전보다 빨리 찾아오는 셈이다.
 
덩달아 초대받지 않은 불청객 모기 역시도 바삐 오는 봄을 따라 날갯짓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전 지구적인 기온 상승은 모기의 출현 시기를 앞당겼을 뿐 아니라, 모기의 서식지까지도 넓히는 이중 효과를 가져왔다. 일반적으로 말라리아를 일으키는 모기들은 주로 열대 지역에 서식하기에 오래 전부터 아프리카는 말라리아 때문에 많은 피해를 받았다. 그렇지만, 아프리카 내에서도 해발 1,624m인 케냐의 나이로비, 1,479m인 짐바브웨의 하라레 같이 고위도 지역은 서늘한 기온 덕분에 모기가 서식하지 못하는 ‘말라리아 안전지대’에 속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아프리카 고지대 역시 말라리아로부터 ‘안전’하지 못하게 됐다. 기후 변화로 인해 이곳 고산 지대들의 기온이 올라가자 모기 역시도 따라 올라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질병학자들은 기후변화를 이 같은 모기 서식지 확대 현상의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하고 있다.
 

 

사진. 불청객 모기는 지구환경과 생활환경의 변화로 점차 활동 시기가 길어지고 있다. (출처: shutterstock)
 
생활환경 변화가 모기 출몰에 미치는 영향
 
또한 모기가 사라지는 시기가 늦춰지는 것 역시도 바뀐 생활 환경과 관계가 있다. 사람들의 생활 방식이 도시화되고 조밀화 되면서 아파트의 보급이 늘어난 것이 모기에게는 호재(好材)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아파트에는 물탱크와 온수 탱크 같은 저수 시설과 지하 주차장의 배수구처럼 겨울에도 외부에 비해 기온이 따뜻하고 얼지 않는 ‘물웅덩이’가 늘 존재한다. 이곳에서 성충 상태로 겨울을 나는 모기들도 생겨나는 실정이다.
 
특히나 날개에 힘이 약해 높은 곳은 올라가지 못하는 모기들에게 고층 아파트의 엘리베이터는 그들의 날개를 대신해 더 높은 곳의 먹잇감(?)에게 데려다주는 로켓이 되고 있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낸 아파트 시설들이 모기와의 전쟁에 있어서는 오히려 적군인 모기에게 이롭게 이용되고 있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길기만 했던 겨울이 끝나고 완연한 봄이 찾아왔다. 두꺼운 겨울옷을 벗어던지고 햇살의 따뜻함을 즐길 수 있는 시기가 온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봄날과 함께 찾아온 불청객 모기와의 귀찮은 전투가 이제 또 시작되려 하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기존의 다양한 모기 방제 장치들에 더해 기존의 살충제보다는 생태계와 환경에 악영향을 덜 미치는 방법들을 다양하게 연구하고 있다.
 
하지만 인간보다 훨씬 이전인 2억 년 전부터 지구상에서 성공적으로 살아온 모기들을 완전히 내몰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꽤 오랫동안의 노력이 필요할 듯 보인다. 올해도 찾아올 모기와의 전쟁에서 부디 무사하시길!
 
글 : 이은희 과학칼럼니스트
Posted by KNUFR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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