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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I의 과학향기> 제3291호

 

비만은 흡연 다음으로 암을 발생시키는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2018년 영국 암 연구소가 36만 명의 암환자(2015년 기준)를 대상으로 생활습관에 따른 암 발병원인을 분류한 결과, 흡연(15.1%) 다음으로 과체중과 비만이 6.3%에 달해 2위를 차지했다. 비만이 암 위험을 높이는 이유는 많이 연구됐는데, 과도한 지방이 면역 세포의 특정 대사 과정을 차단해 암 발병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비만인 암 환자에게 면역항암제가 더 잘 듣는다는 연구가 나왔다. 기존의 학설과는 상반된 결과다. 어떻게 면역항암제는 비만인 사람들에게 더 잘 듣는 걸까.
 
면역 세포를 활성화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 항암제
 
우선 면역 항암제가 무엇인지부터 간단히 살펴보자. 면역항암제는 다른 항암제들과 달리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게 아니라 우리 몸의 면역세포들이 암세포를 찾아 제거하도록 만드는 치료제다. 면역세포에게 암세포는 제거해야 할 비정상적인 세포다. 하지만 암세포들은 면역세포를 속이고, 면역 반응을 회피해 살아남는다.
 
대표적인 사례가 암세포 표면에 있는 ‘PDL-1’이라는 단백질이다. PDL-1은 면역세포인 T세포의 PD-1 수용체와 결합해 T세포의 활성을 억제한다. 이때 면역항암제인 PD-1 억제제를 쓰면 PD-1과 PDL-1이 결합하지 못하고, T세포가 활성화돼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다. 이 약들은 흑생종과 폐암 등 여러 난치성 종양을 가진 환자들을 치료

 해 왔다. 이 공로로 일본 교토대 혼조 다스쿠 명예교수는 지난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기도 했다.

 

 

사진 1. 비만은 암을 발생시키는 위험 요인이지만 역설적으로

비만인 사람에게 항암제가 더 잘 듣는다고 한다. (출처: shutterstock)

 

비만 환자의 렙틴 호르몬이 열쇠
 
그런데 PD-1을 이용한 면역항암제가 특히 과체중인 사람들에게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3월 제약회사 노바티스와 텍사스 MD 앤더슨 암 센터 공동연구팀은 표적항암제나 면역항암제, 또는 일반 화학항암제를 투여한 2046명의 흑색종 환자 중에서 비만인 환자와와 그렇지 않은 환자 사이의 생존율을 비교 분석해 그 결과를 국제학술지 ‘랜싯 종양학’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면역항암제(PD-1 억제제) 치료를 받은 330명의 흑색종 환자 중 과체중인 남성 환자들이 체질량지수(BMI)가 정상 체중을 가진 남성 환자들(생존기간 14개월)에 비해 생존기간이 27개월로 더 길었다는 것을 알아냈다. 면역항암제 외에 표적항암제 치료를 받은 비만인 남성 환자들도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미국 UC데이비스 의대 연구팀은 비만인 쥐의 T세포를 연구했다. 그 결과, 비만인 쥐의 T세포는 느리게 증식했고 면역 반응을 돕는 단백질도 분비하지 않았다. 한 마디로 힘이 없는 상태였다. 그만큼 암세포가 더 잘 증식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연구팀은 실제로 비만인 쥐에서 암세포가 더 공격적으로 자라는 것을 확인했다. 뚱뚱할수록 포도당 등의 영양분이 암세포에게 더 잘 공급되고, 면역 체계가 약화되기 때문에 암이 빨리 자랐다. 여기까지는 비만이 암의 발생 가능성을 증가시킨다는 기존의 학설과 일치하는 결과였다.
 
그런데 연구팀은 여기서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비만인 쥐와 비만인 환자의 T세포에는 표면에 PD-1 단백질이 평균보다 많이 발현돼 있었다. 연구팀은 그 이유가 ‘렙틴’ 호르몬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렙틴은 지방세포가 분비하는 호르몬으로, 뇌의 시상하부에 포만감 신호를 보내 음식 섭취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비만인 동물과 사람의 지방세포에서는 정상보다 오히려 더 높은 농도의 렙틴이 분비된다. 렙틴의 농도만 높고 포만감 신호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사진 2. 암세포를 공격하는 T세포의 3D 모델링. 비만인 사람은 T세포의 PD-1 단백질이 많아

항암제의 효과를 높이다. (출처: shutterstock)

 

연구팀의 실험 결과, 렙틴 농도가 증가할수록 PD-1 단백질의 발현도 증가했다. 렙틴이 면역계에도 영향을 미쳐 T세포 표면에 PD-1 단백질을 더 많이 만들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PD-1이 많은 비만 환자의 T세포는 면역항암제(PD-1 억제제)에 그만큼 더 잘 반응해 암 세포를 효과적으로 죽일 수 있었다. 비만인 쥐는 포도당을 비롯한 영양소를 풍부하게 섭취했기 때문에 정상 체중인 쥐들보다 암세포를 무찌르는 데 더 효과적이었다.
 
앞으로 연구팀은 암에 걸린 정상 체중 쥐에게 고단백 먹이나 렙틴을 투여했을 때도 비만이었을 때처럼 PD-1 억제제의 효과가 나타나는지를 실험할 계획이다. 연구를 이끈 윌리엄 머피 UC데이비스 피부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비만이 면역 항암치료 과정의 특정 상황에서 도움을 준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만이 암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궁극적으로 성별, 연령, BMI 등 여러 요인 간의 상호작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 2018년 11월 12일자에 실렸다.
 
글: 정시영 과학칼럼니스트/일러스트: 유진성 작가
Posted by KNUFR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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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times

 

 

비만은 건강에 여러 가지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먼저 고혈압과 당뇨병 같은 대사질환이 첫 손가락에 꼽힌다. 유방암이나 대장암 같은 암도 주의해야 한다. 또 몸무게가 무겁다 보니 무릎 등 관절질환을 호소하는 이도 많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비만한 사람은 치명적인 간암에 걸릴 새로운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모은다.

 

호주 모나쉬대와 피터 맥칼럼 암센터 연구팀은 생명과학저널 ‘셀’(Cell)  온라인 25일자에 발표한 논문에서 비만과 간암의 새로운 연관성을 설명하고, 개발도상국에서 이 두 가지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체 암의 40%가 비만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비만 전염병’은 전세계에서 경계 대상이 되고 있다. 오른쪽에서부터 비만과 과체중 및 정상 체중 그림. 비만을 예방하려면 먼저 몸에 흡수되는 에너지 양을 줄이고, 흡수한 에너지는 운동을 통해 소진시켜야 한다.  Credit: Wikimedia Commons / Victovoi

 

전체 암의 40%가 비만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비만 전염병’은 전세계에서 경계 대상이 되고 있다.

오른쪽에서부터 비만과 과체중 및 정상 체중 그림. 비만을 예방하려면 먼저 몸에 흡수되는 에너지 양을 줄이고,

흡수한 에너지는 운동을 통해 소진시켜야 한다. Credit: Wikimedia Commons / Victovoi

 

비만, 흡연 추월한 암 발병 최고 원인

 

지난 10년 간 비만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큰 발암 원인으로 자리잡았다. 미국 질병관리본부(CDC)의 2017년도 보고에 따르면 지난 10년 간 발생한 암의 40%가 비만과 관련돼 있고, 암의 주요 원인으로 흡연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들에게 비만은 자궁내막암과 유방암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며, 남성에게는 간세포암(HCC) 혹은 간암의 동인으로 지목됐다.

 

간암은 전세계에서 다섯 번째 흔한 암으로, 암 사망 순위 3위에 올라있다. 지난 20년 동안 간암 발생률은 미국에서 두 배, 호주에서 세 배로 늘었다. 문제는 ‘비만 전염병(obesity epidemic)’이 간암 증가의 30~40%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의 현미경 조직 사진. 흰색이 지방간 조직이다.  Credit: Wikimedia Commons / Nephron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의 현미경 조직 사진. 흰색이 지방간 조직이다. Credit: Wikimedia Commons / Nephron

 

간암을 앓고 있는 대부분의 비만자들은 암 발병 이전에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NALFD)을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으로 악화되고, 이는 간경변과 간 기능부전으로 이어져 결국 몇몇 환자들에게서 간암이 발병하게 된다.

 

그러나 모나쉬대 생의학 발견 연구소 및 피터 맥칼럼 암센터의 토니 티거니스(Tony Tiganis)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비만자가 지방간염이나 간경변을 거치지 않고 간암이 발병할 수 있는 새로운 경로들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방간 비만자 검사용 바이오마커 개발 필요

 

유럽과 미국의 현재 가이드라인은 비만자의 간암 검사를 간경변이 있는 환자들에게만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발견은 선별 검사를 받지 않은 사람들 중에 잠재적으로 간암 발병 위험군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티거니스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만환자들에 대한 현재의 간암 선별검사가 간암 위험군을 놓치고 있을 가능성

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하고, “지금까지 우리는 심각한 간 질환을 앓지 않았으면 간암이 생길 가능성이 적다고 믿어왔다”고 말했다.

 

연구를 수행한 호주 모나쉬대 토니 티거니스 교수. CREDIT: Monash University

 

연구를 수행한 호주 모나쉬대 토니 티거니스 교수. CREDIT: Monash University

 

그는 이 같은 기존의 가정이 뒤집어졌으므로 비만과 간암의 연관성을 더욱 잘 이해하기 위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티거니스 교수는 “비만자들이 지방간염이나 간경변을 앓지 않았어도 간암에 걸릴 위험이 있다면, 간세포암 발병 위험이 있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들을 체크할 바이오마커 개발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가능한 예방 약제 있으나 적용 신중해야

이번 연구에는 모나쉬대 외과 웬디 브라운(Wendy Brown) 교수팀이 제공한 동물 모델과 인체 조직 생검이 사용됐다.

 

연구팀은 비만 생쥐에서 지방간염-간경변 대(對) 간암의 발병 경로에 대한 두 가지 분리된 분자 경로를 정의해 냈다. 이에 따라 비만자들에게 간경변이나 혹은 간암 발병 진행을 예방할 수 있는 의료개입의 길이 열렸다.

 

이번 연구에서 지방간 비만자에게 간암을 일으킬 수 있는 새 요인으로 밝혀진 STAT-3 전사인자 단백질 그림.   Credit: Wikimedia Commons / Peter Znamenskiy

 

이번 연구에서 지방간 비만자에게 간암을 일으킬 수 있는 새 요인으로 밝혀진 STAT-3 전사인자 단백질 그림.

Credit: Wikimedia Commons / Peter Znamenskiy

 

연구에 따르면 비만-지방간-간경변 과정은 STAT-1이라는 단백질이 촉발돼 진행되는 것이다. 그러나 지방간 없이도 간암이 발생한 쥐는 STAT-3라는 다른 단백질로 인해 암이 촉발됐다.

 

현재 시중에는 다른 질병 치료에 쓰기 위해 STAT-1과 STAT-3 경로를 타겟으로 한 승인된 약물이 나와 있다. 하지만 티거니스 교수는 이 약물이 비만자들의 간암 진행 예방에 유익한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가정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경고했다.

 

한편 간암 치료와 관련해 현재 간암에 대한 표준 항암요법의 효과가 미흡한 점도 문제다. 대부분의 사례에서 생존율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티거니스 교수는 표적 치료제 개발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병희 객원기자 hanbit7@gmail.com

저작권자 2018.10.26 ⓒ ScienceTimes

Posted by KNUFR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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