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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I의 과학향기> 제3283호

 

 

SF 영화, 《가타카》는 부모가 원하는 대로 유전자를 편집한 아기, 즉 ‘맞춤 아기(designer baby)’가 일상적인 근미래 사회를 다룬다. 심지어 유전학적 지식을 이용하여 태어날 아기의 성격, 재능, 수명까지도 모두 예측할 수 있다. 물론 이는 영화 속 설정에 불과하다. 적어도 ‘현재까지’ 이러한 맞춤 아기는 탄생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현재’를 ‘2018년’으로 바꿔야 할지 모르겠다. 최근 유전자 조작 아기를 탄생시켰다고 주장하는 학자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중국 선전난팡과학기술대학교의 허젠쿠이(賀建奎)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 11월 25일,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하여 에이즈 바이러스(HIV) 감염에 저항력을 갖도록 유전자를 편집한 쌍둥이 여아를 태어나게 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엄격한 동료 평가(peer review)를 거치지 않은 주장이지만, 사실이라면 이 쌍둥이는 인류 역사상 최초의 유전자 편집 아기가 되는 것이다.
 
허젠쿠이 교수의 주장은 커다란 논란을 불러왔다. 세계 과학계는 물론, 중국 과학자 120명이 공개 편지를 통해 이를 ‘미친 짓’이라 비판했으며, 중국 정부와 소속 대학은 미허가 연구를 진행한 문제로 허젠쿠이 교수를 조사하고 있다고 한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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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최초의 유전자 편집 아기를 만들어 생물학계의 큰 논란을 불러 일으킨 허젠쿠이 교수. 출처: SBS뉴스
 
하나의 유전자가 하나의 기능만을 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대한민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유전자 편집 기술을 임신을 위해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왜냐하면 인위적으로 변형된 유전자가 무슨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변형된 유전자가 다음 세대로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유전자가 우리 형질에 미치는 영향을 쉽게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골절로 인하여 병원에 찾아오는 수천 명의 아이 중 유달리 자주 병원을 찾는 아이가 있다고 하자. 담당 의사가 유전학에 관심이 있다면 눈의 흰 자위에 푸른 반점이 있는 이 아이가 뼈가 쉽게 부서지는 유전병인 골형성 부전증(Osteogenesis imperfecta)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콜라겐 형성에 기여하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하여 나타나는 것으로 이 때문에 눈의 공막이 얇아져 흰자위에는 반점이 나타나고, 뼈 조직은 약해진다. 이처럼 하나의 유전자가 복수의 형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다면발현(Pleiotropy)’이라고 한다. 실제로 많은 유전자들은 우리 몸에서 여러 기능을 수행한다.
 
허젠쿠이 교수는 아이의 에이즈 저항력을 높이기 위해 ‘CCR5’라 불리는 유전자를 조작했다고 한다. 그러나 CCR5가 수행할 수 있는 다른 역할에 대해서는 전혀 고민한 것 같지 않다. 더군다나 그의 발표자료를 보면 해당 유전자를 제대로 조작하지도 않았다. CCR5가 에이즈 저항력을 갖추려면 그것이 가지고 있는 염기 중 32개의 염기를 잘라야 하는데, 한 아이는 15개만, 다른 한 아이는 4개만 잘라버린 것이다. CCR5가 오직 에이즈 바이러스와 관련된 기능만 수행한다면 상대적으로 문제가 크지 않겠지만 과연 그럴까? 그 변형된 유전자가 무슨 일을 할지 어떻게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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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유전자 편집이 개체에게 어떤 영향을 일으키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현 시점에서 유전자 편집의 문제
 
피부색, 키, 출생 시 몸무게 등은 유전자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그러나 피부색이나 키를 결정하는 단일 유전자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형질들에는 수많은 유전자가 관여한다. 따라서 단 하나의 유전자만 편집하여 키를 크게 만든다거나, 피부색을 바꾼다거나 하는 작업을 할 수는 없다. 여기에 앞서 말한 다면발현까지 고려하면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확실한 것은 현재 우리는 유전자의 발현에 관한 이 복잡한 관계를 완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충분한 지식이 없는 상황에서의 유전자 편집 기술의 적용은 오히려 문제를 만들 수도 있다. 적어도 허젠쿠이 교수의 실험에 사용된 배아들은―그가 사실대로 말할 것이라면―건강했고 특별한 문제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오히려 유전자 편집 실험으로 인하여 건강한 아이들이 괜한 위험에 노출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더해 에이즈는 유전성 질환이 아니다.
 
새로운 기술의 성급한 적용은 문제를 부를 수 있다.
 
새로운 과학적 발견, 기술의 성급한 적용은 때때로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1950년대, 진정제 및 임산부의 입덧 억제제로 널리 사용되었던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의 사례를 보자. 탈리도마이드 시판을 위한 사전 실험에서 탈리도마이드는 쥐, 햄스터, 개, 고양이 등에 아무런 문제도 일으키지 않았다. 이 정도면 인간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 여길 만하다. 그러나 탈리도마이드는 인간 태아의 팔다리의 형성을 방해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어서, 임신 초기에 이를 복용했을 경우에는 팔다리가 거의 성장하지 않는 등의 심각한 기형을 불러온다. 이 때문에 1960년대 초까지 탈리도마이드 복용으로 인하여 40여 국에서 1만 명이 넘는 기형아가 탄생하였다. 공교롭게도 문제가 생기는 동물은 인간과 일부 토끼 종뿐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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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탈리도마이드는 동물 실험에서 아무런 부작용이 없었지만, 인간에게는 부작용을 일으켰다. (출처: wikipedia)
 
오존층을 파괴하는 염화불화탄소도 처음에는 안전한 물질이라 칭송받았고, 마약인 필로폰(메스암페타민)도 피로회복제로 널리 사용된 적이 있다. 적어도 해당 물질들은 처음 등장했을 때에는 그 위험성에 대해서 잘 알고 있지도 않았다. 그러나 인간 유전자 편집 기술의 경우, 현재 수준에서는 이득보다는 위험성이 더 크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하나의 유전자를 조작했을 때, 다른 어떤 문제가 나타날지에 대해서 우리는 충분한 지식이 없다. 특히 인간 배아의 유전자 조작은 후손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매우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할 기술이다. 이 점에서 허젠쿠이 교수의 연구는 매우 우려스럽다. 언젠가 인간 유전자 편집이 별 문제가 없는 날이 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날은 오늘은 아닌 것 같다.
 
글: 홍종래 과학칼럼니스트/일러스트: 이명헌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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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cancer)이 현대인의 동반자로 떠오른 지 오래다. 식습관이나 음주, 수면시간 등 다양한 생활습관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유전자 돌연변이를 일으켜 특정 조직에서 죽지않는 세포가 생기는게 암이다.

 

그런데 암은 인간만의 문제는 아니다. 보통 오래 사는 동물이나 체구가 큰 동물은 암 발병 위험이 높다고 본다. 수명이 길면 세포 내 돌연변이가 많이 축적되며, 체구가 커 세포가 많을수록 세포가 암으로 변할 확률도 커지기 때문이다.

 

다른 동물들의 암을 연구하면 인간 암 치료를 위한 힌트를 얻거나 멸종 위기종을 구할 수 있다. 몸집이 크고 세포가 많아 그만큼 세포가 암으로 변이할 가능성이 많음에도 암 발병률이 5% 안팎에 그치는 코끼리는 암 치료 길을 열 열쇠가 되지 않을까 주목받고 있다. 바다거북의 경우, 암 연구가 멸종을 늦추리라 기대된다. 평균 95~120년을 살아가는 장수 포유류 바다거북은 최근 감염성 바이러스에 의한 암 발병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고된다. 

 

특히 이들 동물의 암 관련 특징을 유전자 수준에서 찾는 연구들이 나오고 있다. 

 

Rachel Thomas 제공
Rachel Thomas 제공

 

인간과 닮은 유전자 많은 바다거북, 암에 잘 걸려

 

대표적 장수동물인 바다거북(Chelonia mydas)은 섬유유두종(fibropapilloma)을 앓아 몸에 혹같은 암덩어리를 달고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인간과 바다거북의 접촉이 증가한 서식지를 중심으로 거북의 암 발병이 크게 높아진 것이 확인됐다. 암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육상 및 수상 동물에서 상당수 발견되고, 박테리아가 원인이 된 암에 걸리는 사람 숫자도 최근 급증하는 등 인간과 동물이 서로 암 발병에 영향을 준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미국 플로리다대 동물학과 데이비드 듀피 교수팀은 RNA 유전자 분석을 통해 그 관계를 추적했다. 바다거북에서 인간과 유사한 RNA 유전자 구역은 334개로, 그 중 321개는 인간 몸에서 암을 일으키는 유전자로 판명난 것임을 확인해 6월 7일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향후 바다거북에서 확인된 인간과 닮은 유전자가 암 유발 가능성을 얼마나 높이는지 연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간과 거북의 세포에 자외선을 쪼인 다음, 분자 수준의 Wnt 단백질 신호체계의 변화를 추가로 조사한다. Wnt 신호체계는 선충부터 포유동물까지 종을 초월해 보존돼 있는 신호체계로, 세포의 증식과 죽음의 관계한다. 여기에 문제가 생기면 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알려져 있다.

 

듀피 교수는 “자외선 노출이 실제로 유전자에 어떤 변이를 유발해 바다거북의 세포 내 신호체계를 망가뜨리는지 살펴볼 것”이라며 “이를 통해 암으로의 진행을 억제하는 약물을 개발, 멸종위기종인 바다거북의 암 발생률을 낮추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GIB 제공
GIB 제공


코끼리에게만 암 저항 유전자가 있다?

 

지난 3월 학술지 ‘셀리포트’에는 미국 유타대 생명과학과 크리스토퍼 그레그 교수팀이 진행한 포유류 20여종의 암 발생 원인 비교 연구가 발표됐다. 여기에는 인간은 물론 코끼리와 벌거숭이두더지쥐, 돌고래, 범고래 등이 포함됐다.

 

연구팀은 종에 관계없이 보존된 유전자구역을 비교하기 위해 비교대상이 된 20종 표유류의 유전자구역 66만 여 개를 선정한 뒤 통계프로그램으로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약 7%인 3만 300개가 포유류에서 공통적으로 보존된 구역임을 찾아냈다.

 

이 공통 유전자구역 안의 염기서열을 비교한 결과, 다른 종과 차이가 나는 곳이 코끼리는 3458개, 벌거숭이 두더지 쥐는 4440개, 돌고래가 2408개, 범고래는 2608개, 박쥐는 종별로 약 1만 8000~9000 여 개임을 확인했다. 특히 코끼리에게서만 암을 일으키는 유전적 손상을 막는 고유 유전자 (VRK2-FANCL-BCL11A)가 곳곳에서 발견됐다.

 

그레그 박사는 논문에서 “몸집이 큰 코끼리에게 암세포의 발생은 당장의 생존에 치명적이었을 것이기에 암세포가 되는 것을 막는 유전자가 여기저기 많이 박혀 있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결국 조사된 약 20여종의 포유류 중에선 코끼리만 암에 걸릴 확률이 현저히 낮은 셈이다. 그레그 박사는 “5400여 종의 포유동물마다 특징이 다 다르다”며 “무한정 커지는 암에 대한 방어체계 역시 암이 보다 치명적인 동물에서 더 유리하게 발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호 기자

 twok@donga.com

 

원문 기사 링크 : http://dongascience.donga.com/news.php?idx=22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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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기원전 384~322)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현재 인간이 다른 모든 동물과 다른 존재로 스스로를 인식하는 데엔 이런 전제가 깔려 있다.

 

인류는 약 800만년에서 500만년 전 공통의 조상에서 침팬지와 분리됐다. 약 400만년 전에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약 200만년 전 호모 에렉투스가 나왔고 이후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를 거쳐 약 30만~20만년 전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크로마뇽인)로 진화해 왔다.

 

 

Sovereign, ISMScience Photo Library 제공
Sovereign, ISMScience Photo Library 제공

 

진화의 과정에서 인간의 언어로 ‘지성(知性)’이라 부르는 사고능력이 점차 발달했다. 인류를 다른 동물과 구분짓는 사고능력의 원천으로 영장류와 각 인류 종별 뇌용량의 차이가 주로 거론된다. 인간은 다른 동물에 비해 전체 몸무게 대비 무게가 무겁고, 에너지의 20%를 잡아먹는 크고 소모적인 뇌를 가졌다.

 

그런데 ‘도대체 무엇이 다른 동물과 달리 인간의 뇌를 커지게 만들었는가’는 해결되지 않은 난제였다.

 

지난 수 십년 간 학계에선 인간이 집단을 이루고 사회성을 유지하며 서로 소통하는 과정에서 사고를 담당하는 뇌가 커졌다는 가설이 정설로 받아들여졌다. 이른바 '사회성' 가설이다. 그런데 최근 사회성보다는 환경에 적응해 생존하기 위한 고뇌의 결과 뇌용량이 커졌다 '생태지능' 가설이 제기돼 논란을 낳고 있다.

 

하지만 인간에 비해 뇌가 작은 영장류 역시 집단을 이뤄 산다는 점에서, 또 다른 동물도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는 점에서, 기존 사회성 가설과 새로운 생태지능 가설 모두 뇌 용량 변화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내놓지 못한다.

 

이를 밝히기 위해 뇌가 커지는데 관여하는 유전자를 연구해 그 기원을 찾아보려는 시도도 진행 중이다. 최근 세 가지 유전자군이 인간의 뇌를 키운 유력한 후보로 등장해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회성보다는 생존본능이 뇌 크기 키웠다?

 

사람들 사이에서 소통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과정, 즉 사회 환경에서 뇌가 발달했다는 가설은 널리 받아들여져 왔다. 그런데 조금만 관점을 달리 보면 여기에도 허점이 있다. 인간과 유전적으로 1.6% 밖에 차이가 나지 않은 보노보 (피그미 침팬지) 역시 수많은 감정을 표현하고 동료들과 소통하며 살고 있지만 뇌는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국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대 모리시오 곤살레스-포레로 연구원팀은 조금 다른 접근 방식을 택했다. 사회 환경이나 자연 환경 속에서 인간이 세포 조직별로 쏟아야 하는 에너지가 있으며, 그 에너지를 쏟는 비중에 따라 신체적 변화가 일어났다고 가정한 것이다.

 

연구팀은 여러 세대에 걸친 다양한 여성 인류의 신체를 뇌와 생식, 기타 체세포 조직 등 3가지로 구분했다. 이들 세포 조직별로 어떻게 에너지를 쓰며, 그렇게 에너지를 씀에 따라 뇌 등 신체 모습이 어떻게 진화해가는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시뮬레이션 했다.

 

즉 배워서 기억을 저장하는 에너지, 생식을 위한 에너지 등 생존을 위한 에너지뿐만 아니라 개인의 사회적 협력 문제, 개인간 협력에 쏟는 문제, 집단간 협력문제 등 사회적 소통을 위해 쓰는 에너지가 각각의 조직에 미친 영향을 따로 분리해 생각한 것이다.

 

곤살레스-포레로 연구원은 지난달 23일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서 “초기 인류는 각자가 처한 생태적 또는 사회적 문제를 극복하는데 쓰는 에너지 대사 비중이 달랐을 것”이라며 “(그 차이가) 뇌의 유전자와 크기의 변화를 유발했다”고 설명했다.

 

 

Biology, University of St Andrews, St Andrews 제공
에너지 추출 효용성 모델의 모식도다. 연구팀은 사람의 조직을 뇌와  생식, 기차 체세포로 나눠 각 조직별 에너지를 쏟는 비중과 사회 환경적 요인을 수학적으로 분석했다. Biology, University of St Andrews, St Andrews 제공

 

연구팀은 이를 에너지 추출 효용성 모델(Energy-extraction dfficiencey, 이하 EEE)이라 명명했고, 환경 적응에 쓰는 에너지와 상호간 협력 또는 경쟁하는데 쓰는 에너지를 EEE 모델로 나타내기 위해 수학적 함수를 사용했다.

 

함수에 들어갈 4가지 기본 요소는 사회적 문제를 대면하는 P, 뇌나 다른 조직의 대사량을 뜻하는 Q, 개인이 가진 에너지 추출 기술인 R, 이에 따라 관찰됐거나 추정되는 신체 전체와 뇌의 무게 등을 H로 나타내 분석했다. 그 결과 호모사피엔스의 뇌와 신체의 모습은 60%가 생태환경적 문제에, 30%가 사회적 협력 문제에, 10%가 집단 간 경쟁 문제에 기인해 나타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 주장 역시 인류 내에서 뇌가 커지는데 기여한 사회와 생태적 이유를 다뤘을 뿐 다른 동물의 뇌가 커지지 않은 이유는 설명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기존 가설이든 새로운 가설이든 명확한 해답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뇌 크기 키우는 3가지 유전자군 있다!...“그 기원 알면 뇌 크기 해답 보일 것”

 

동물의 뇌 크기에 대해 사회성과 생존 가설, 어느 한쪽으로도 설명할 수 없다면 유전자를 통해 뇌 크기의 기원을 밝힐 수 없을까?

 

찰스 다윈은 진화를 생존에 유익한 방향으로 적응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이를 유전학적으로 다시 쓰면 다양한 환경적 요인과 우연들이 유전자에 반영돼 살아남는데 더 좋은 돌연변이 형질이 선택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뇌 크기를 설명하지 못한다면, 이 모든 것이 반영되는 유전자를 실마리로 비밀을 추적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미국 산타크루즈유전학연구소 이언 피데스 연구원팀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인간의 뇌 크기를 크게 만드는 세 가지 유전자 군을 찾아내 학술지 ‘셀’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뇌가 발달할 때 세포 간에 일어나는 ‘노치 시그널링(NOTCH signalling)’이었다.

 

세포생물학에서 시그널링이란 세포 사이에 일어나는 대화를 뜻한다. 그 중 노치 시그널링은 대부분의 다세포생물의 성장과 분열, 죽음의 과정에서 발생한다. 포유류의 경우 세포 표면에 NOTCH1~4까지 네 가지 노치 수용체(NOTCH receptor)가 있어 상호작용을 매개한다.

 

그리고 이는 사람 뇌 속 신경세포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척추동물의 중추시스템이 발달할 때 모양이 다른 다양한 신경세포의 전구세포인 방사성신경교세포(radial glia cell)의 증식 정도와 갯수를 결정하는데 필수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각 영장류와 고대 인류종 등을 대상으로 노치-2 시그널링과 관련된 유전자를 분석했다. 그 결과 1번 염색체 위에서 사람에게서만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세 가지 돌연변이 ‘노치-2NL’ 유전자군 (NOTCH2NLA, NOTCH2NLB, NOTCH2NLC)을 찾았고, 이것이 방사신경교세포에서 크게 발현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들 돌연변이 덕분에 방사성신경교세포의 증식이 활발해지며 뇌 조직이 많아져 뇌 용량이 커졌다는 얘기다.  

 

 

UC Santa Cruz Genomics Institute 제공
영장류와 종별 두개골 사진과 노치(NOTCH)2 돌연변이유전자군의 출연시기를 나타냈다. 약 600만년전 침팬지와 인간이 분리됐고 그로부터 3000~400만 년 뒤, 뇌크기를 증가시킨 세 가지 노치2 돌연변이 유전자군이 출현했다.-UC Santa Cruz Genomics Institute 제공

 

이 유전자 군이 처음 출현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200만년 전으로, 약 600만년 전 공통조상으로부터 침팬지와 인간이 갈라진 뒤 약 300~400만년이 지난 뒤라고 추정했다. 피데스 연구원은 “세 가지 돌연변이 유전자군이 생기면서 NOTCH 신호 작용이 활발해져 방사성 신경교세포가 증가했으며, 이것이 뇌용량 증가로 이어졌다”며 “이 유전자가 없으면 소뇌증이나 뇌전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같은날 학술지 ‘셀’에 돌연변이 노치2유전자군과 뇌에 대한 비슷한 연구 결과를 내놓은 벨기에 브뤼셀대 생물학과 피레 반더해그헨(Pierre Vanderhaeghen) 교수도 “인간에 있는 노치-2 유전자가 태아 발달 과정에서 줄기세포 수를 급격히 늘렸다”며 “뇌 크기와 관련한 핵심 유전자”라고 강조했다. 향후 이 유전자군이 생겼을 때 고대 인류가 겪은 사회와 자연 환경 등을 연계해 추적하면 뇌 크기가 커진 이유를 밝힐 수 있으리라 전망하는 이유다.

 

김진호 기자  twok@donga.com

 

(기사원문 주소 : http://dongascience.donga.com/news.php?idx=227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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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협동 연구팀이 처음으로 생물학적 핵심 구성요소인 인체 단백질의 상세한 유전 지도를 만들었다. 이에 따라 수많은 질병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 신약 개발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다국적 제약사 엠에스디(MSD)연구팀은 과학저널 ‘네이처’(Nature)7일자에 발표한 논문에서 인체 혈장 ‘단백질체(proteome)’의 유전적 토대에 대한 특성을 밝히고, 약 1500개의 단백질에서 2000개 가까운 유전적 연관성을 식별해냈다.

 

이전에는 연구자들이 동시에 단지 몇 개의 혈액 단백질만 측정할 수 있어 이와 관련한 정보가 적었다. 연구팀은 소마로직(SomaLogic)사가 개발한 신기술(SOMAscan)을 사용해 3300명의 혈액에서 3600개의 단백질을 측정했다. 이어 이들 개인의 DNA를 분석해 유전체의 어느 영역이 단백질 수준과 관련이 있는지를 파악했다. 이를 통해 이전보다 네 배 이상의 관련 지식을 확보할 수 있었다.

 

피의 혈구 모습 일러스트.  핏 속 단백질의 유전 지도가 제작돼 질병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University of Cambridge

 

피의 혈구 모습 일러스트. 핏 속 단백질의 유전 지도가 제작돼 질병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University of Cambridge

 

단백질체, 유전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구 덜 돼”

 

논문 시니어 저자인 케임브리지대 공중보건 및 1차진료과 아담 버터워스(Adam Butterworth)교수는 “단백질은 인체 생물학의 ‘작동체(effectors)’로서 많은 질병에서 파괴되고, 의약품의 표적이 되지만 유전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구가 덜 되었다”며, “새로운 기술을 통해 이런 지식의 격차를 해소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 유전 지도의 용도 중 하나는 질병을 일으키는 특정 생물학적 경로를 식별해 내는 것으로, 논문에서는 크론병과 습진을 일으키는 특정 경로를 정확하게 지적해 한 사례로 예시했다.

 

논문 주요저자 중 한 사람인 제임스 피터스(James Peters) 박사는 “지난 10년 간의 유전체학 혁명 덕분에 유전자와 질병 사이의 통계학적 연관성은 잘 파악됐으나, 구체적으로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와 경로를 확인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제, 우리 데이터베이스를 우리가 아는 유전적 변이와 질병 간의 관련성과 결합함으로써 질병의 생물학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단백질과 질병 간의 연관성 확인

 

연구팀은 몇몇 경우에서 단백질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유전적 변이를 확인했다.

이런 변이를 해당 단백질에 대한 ‘점수’(score)로 변환해 단백질과 질병 간의 새로운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예전에 폐질환과 관련된 단백질인 MMP12는 또한 심장질환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MMP12 수준이 높으면 폐질환의 위험성은 낮고 심장병과 뇌졸중에서는 낮은 MMP12 수준이 오히려 질병 위험성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것은 폐질환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이 단백질을 표적으로 개발된 약물이 생각지도 않게 심장병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일이다.

 

소마스캔에서 측정된 시약 신호가 분석 대상의 단백질 수준을 표시해 준다.  Source: SomaLogic homepage

소마스캔에서 측정된 시약 신호가 분석 대상의 단백질 수준을 표시해 준다. Source: SomaLogic homepage

 

MSD 과학자들은 단백질체 유전 데이터가 약물 발견에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를 부각시키는데 도움을 주었다. 예를 들면 이들이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약물의 잠재적인 부작용을 드러내는 것 외에도 신약과 기존 약물의 단백질 표적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통해 약물 개발에 더욱 기여할 수 있다. 약물과 단백질, 유전적 변이와 질병을 연결함으로써 연구팀은 기존 약물이 다른 질병 치료에도 쓰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현재 개발 중인 약물이 임상시험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믿음을 증진시킬 수 있게 됐다.

 

연구결과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 예정

 

연구팀은 세계 여러 연구공동체가 이번 연구 결과를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할 예정이다.

논문 제1저자로 케임브리지대 공중보건 및 1차진료과 소속인 벤저민 선(Benjamin Sun)

연구원은 “이번 연구에서 사용방법에 대한 몇 가지 예를 들었지만 이제 이를 사용하고 새로운 응용방법을 찾는 일은 연구 커뮤니티로 넘겨졌다”고 말했다.

 

캐롤린 폭스(Caroline Fox) MSD 부회장 겸 유전학 및 약물유전체학부 대표는 “이번 협동연구에 참여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연구는 공공과 민간의 파트너쉽이 폭넓은 과학 커뮤니티에서 연구를 위해 잘 활용될 수 있다는 훌륭한 사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지원한 기관 중 하나인 영국 심장재단의 부의학책임자인 메틴 아브키란(Metin Avkiran) 교수는 “비록 우리 DNA가 각 개개인에 대한 (생물학적) 청사진을 제공하지만, 질병에 대한 감수성과 약물 반응을 결정하는 것은 우리 유전자에 의해 부호화되는 단백질의 기능과 양 그리고 구조상의 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연구는 우리 핏 속의 단백질이 유전적 구성에 의해 어떻게 조절되는지에 대한 놀랍고도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하는 한편, 심장 및 순환기계 질병 치료법 개발을 위한 새로운 기회를 열어준다”고 평가했다.

 

Posted by KNUFR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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