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times

 

인간이 직립해 생활하며 지혜를 갖추고 ‘만물의 영장’으로 진화하기까지에는 수많은 유전적 변이가 작용했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최근의 한 연구에 따르면 이 진화과정에서 유전자 변이 하나가 큰 역할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200만~300만년 전, 한 단일유전자의 기능적 상실이 일련의 중대한 변화를 일으켜 궁극적으로 현대 인간을 탄생시켰으며, 출산율에서부터 붉은 살코기 섭취로 인한 암 위험 증가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UCSD)의대 연구팀은 12일 자 ‘왕립협회 회보 B’에 발표한 논문에서 해당 유전자인 CMAH를 결핍시킨 쥐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에서 해당 유전자 상실이 인간을 동물계에서 가장 뛰어난 장거리 선수 중 하나로 만드는데 기여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간은 단일유전자 하나의 변이로 동물계의 뛰어난 장거리 선수가 됐다는 연구가 나왔다. 옛 그리스의 장거리 경주 선수들. 원본은 Gardiner, E. Norman (1864-1930)  Credit : Wikimedia Commons / RickyBennison

 

인간은 단일유전자 하나의 변이로 동물계의 뛰어난 장거리 선수가 됐다는 연구가 나왔다. 옛 그리스의 장거리 경주 선수들. 원본은 Gardiner, E. Norman (1864-1930) Credit : Wikimedia Commons / RickyBennison

 

 

직립 후 골격에 주요한 변화 일어나

 

CMAH 변이가 일어난 것과 거의 동시에 인류 조상들은 숲 속에서 아프리카의 건조한 사막지대로 주거지를 옳겼다는 것이다. 이 환경에서는 잘 달릴 수 있어야 사냥이 가능하다.

 

초기의 인류 조상(hominids)들이 직립해서 걷는 동안 신체와 능력은 극적으로 진화했고, 특히 생체역학 및 생리학 측면에서 골격에 특별한 주요 변화가 일어났다.

 

이에 따라 길고 탄력있는 다리와 큰 발, 강력한 엉덩이 근육 및 다른 대형 포유류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열을 발산할 수 있는 팽창성 땀샘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연구팀은 이런 변화들로 인해 인간은 비교적 지치지 않고 먼 거리를 달릴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런 능력 덕분에 인류 조상은 뜨거운 대낮의 열기 속에서 다른 포식자들이 쉬고 있는 동안 먹이감이 지칠 때까지 쫓아가 잡는 인내력 사냥(persistence hunting)을 할 수 있었다.

 

논문 시니어 저자인 아짓 바르키(Ajit Varki) 분자 및 세포 의학 석학교수는 “우리는 20여년 전에 인류의 가장 가까운 친척인 침팬지와 인간 사이의 명백한 유전적 차이를 처음으로 발견했다”고 말했다.

 

 

북부 칼라하리 사막에서 사냥감을 찾으러 다니는 마사르와 부쉬맨 사냥꾼들. 1892년도에 출판된 사진집에서.  Credit : Wikimedia Commons / H.A. Bryden photogr.

 

북부 칼라하리 사막에서 사냥감을 찾으러 다니는 마사르와 부쉬맨 사냥꾼들. 1892년도에 출판된 사진집에서. Credit : Wikimedia Commons / H.A. Bryden photogr.

 

CMAH 유전자가 결여되면서 운동력 향상돼

 

바르키 교수와 인류학 및 병리학 교수인 파스칼 가뉴(Pascal Gagneux) 교수는 돌연변이의 대략적인 시기와, 이 변이가 같은 돌연변이를 가진 쥐의 생식력에 미친 영향을 감안해, 유전적 차이가 인류속(Homo)의 기원에 어떻게 기여했는지를 조사했다.

 

이 인류속에는 현대의 호모 사피엔스와 멸종된 호모 하빌리스 및 호모 에렉투스가 포함된다.

 

바르키 교수는 “쥐는 근육이 약해지는 근이영양증에 쉽게 걸리는 경향이 있어 장거리 달리기능력 증가와 인류속의 지구력 사이에 뭔가 관계가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고 말했다.

 

논문 제1저자인 존 오커블롬(Jon Okerblom) 대학원생이 실험 과제를 맡아 쥐의 쳇바퀴를 만들고 트레드밀을 설치했다.

 

오커블롬 연구원은 “CMAH 유전자가 결여된 쥐의 운동능력을 평가하고, 트레드밀 테스트와  15일 간 자발적인 쳇바퀴 타기에서 운동력이 향상된 것을 알아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어 같은 대학 생리학부 엘런 브린(Ellen Breen) 박사와 협의했다. 브린 박사는 쥐가 혈류와 산소 공급을 증가시킬 수 있는 모세혈관이 더 많아지고, 피로에 더 큰 저항성을 보이며, 미토콘드리아 호흡과 상완 근육이 증가됐다는 관찰 결과를 추가했다.

 

바르키 교수는 이런 결과를 종합해, CMAH 손실은 산소 이용을 위한 골격근 근력을 증가시키는데 기여했다고 밝혔다.

 

그는 “연구 결과를 인간에 대입하면, 이런 변화가 초기 인류속이 나무에서 내려와 개활지에서 항구적인 수렵-채집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선택적 이점을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인간이 다른 유인원들처럼 나무에서 살다 개활지로 내려와 수렵 채집생활을 하게 된 것은 한 유전자 변이에 따른 골격근의 강화와 관련이 깊다고 말한다.  Credit : Wikimedia Commons / Pierre Barrère

 

연구팀은 인간이 다른 유인원들처럼 나무에서 살다 개활지로 내려와 수렵 채집생활을 하게 된 것은 한 유전자 변이에 따른 골격근의 강화와 관련이 깊다고 말한다. Credit : Wikimedia Commons / Pierre Barrère

 

시알릭산 사용 변화도 큰 영향

 

200만~300만년 전, 인류속의 CMAH는 고대 병원체가 야기한 것으로 추측되는 진화적 압력에 반응해 변이를 일으켰다. 이때 인류속 후손과 현대인들의 시알릭산(sialic acids) 사용에 변화가 나타났다.

 

모든 동물세포의 표면을 코팅하는 당 분자인 시알릭산은 세포 표면에서 다른 세포 및 주위 환경과 상호작용 하는 핵심 접점 역할을 한다.

 

인간의 돌연변이는 N-글리콜리뉴라민산(Neu5Gc)이라 불리는 시알릭산 손실을 일으키고, 대신 그 전구체인 N-아세틸뉴라민산(Neu5Ac)을 축적시킨다. 이 두가지는 단지 산소원자 하나에 의해 갈라진다.

 

이같이 겉보기에 사소한 차이가 인체의 거의 모든 세포 형태에 영향을 미쳤고, 이는 혼합된 축복으로 판명됐다.

바르키 교수를 비롯한 연구팀은 CMAH 유전자와 시알릭산의 상실은 단지 장거리 달리기 능력을 향상시킨 것만이 아니라 초기 인류의 체내 고유 면역성을 증진시켰다고 보고 있다. 시알릭산은 또한 암 위험의 생체표지자이기도 하다.

 

연구팀은 반대로, 특정 시알릭산들이 2형 당뇨병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고, 붉은 살코기 소비와 관련된 암 위험을 증가시키며, 염증을 유발한다고 보고했다.

 

바르키 교수는 “이들은 양날의 칼”이라며, “한 유전자의 상실과 작은 분자의 변화 결과는 인류의 기원을 되돌아 볼 때 인간의 생물학적 요소와 능력을 심대하게 변화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병희 객원기자 hanbit7@gmail.com

 

 

Posted by KNUFRIC

댓글을 달아 주세요

 

암(cancer)이 현대인의 동반자로 떠오른 지 오래다. 식습관이나 음주, 수면시간 등 다양한 생활습관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유전자 돌연변이를 일으켜 특정 조직에서 죽지않는 세포가 생기는게 암이다.

 

그런데 암은 인간만의 문제는 아니다. 보통 오래 사는 동물이나 체구가 큰 동물은 암 발병 위험이 높다고 본다. 수명이 길면 세포 내 돌연변이가 많이 축적되며, 체구가 커 세포가 많을수록 세포가 암으로 변할 확률도 커지기 때문이다.

 

다른 동물들의 암을 연구하면 인간 암 치료를 위한 힌트를 얻거나 멸종 위기종을 구할 수 있다. 몸집이 크고 세포가 많아 그만큼 세포가 암으로 변이할 가능성이 많음에도 암 발병률이 5% 안팎에 그치는 코끼리는 암 치료 길을 열 열쇠가 되지 않을까 주목받고 있다. 바다거북의 경우, 암 연구가 멸종을 늦추리라 기대된다. 평균 95~120년을 살아가는 장수 포유류 바다거북은 최근 감염성 바이러스에 의한 암 발병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고된다. 

 

특히 이들 동물의 암 관련 특징을 유전자 수준에서 찾는 연구들이 나오고 있다. 

 

Rachel Thomas 제공
Rachel Thomas 제공

 

인간과 닮은 유전자 많은 바다거북, 암에 잘 걸려

 

대표적 장수동물인 바다거북(Chelonia mydas)은 섬유유두종(fibropapilloma)을 앓아 몸에 혹같은 암덩어리를 달고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인간과 바다거북의 접촉이 증가한 서식지를 중심으로 거북의 암 발병이 크게 높아진 것이 확인됐다. 암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육상 및 수상 동물에서 상당수 발견되고, 박테리아가 원인이 된 암에 걸리는 사람 숫자도 최근 급증하는 등 인간과 동물이 서로 암 발병에 영향을 준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미국 플로리다대 동물학과 데이비드 듀피 교수팀은 RNA 유전자 분석을 통해 그 관계를 추적했다. 바다거북에서 인간과 유사한 RNA 유전자 구역은 334개로, 그 중 321개는 인간 몸에서 암을 일으키는 유전자로 판명난 것임을 확인해 6월 7일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향후 바다거북에서 확인된 인간과 닮은 유전자가 암 유발 가능성을 얼마나 높이는지 연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간과 거북의 세포에 자외선을 쪼인 다음, 분자 수준의 Wnt 단백질 신호체계의 변화를 추가로 조사한다. Wnt 신호체계는 선충부터 포유동물까지 종을 초월해 보존돼 있는 신호체계로, 세포의 증식과 죽음의 관계한다. 여기에 문제가 생기면 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알려져 있다.

 

듀피 교수는 “자외선 노출이 실제로 유전자에 어떤 변이를 유발해 바다거북의 세포 내 신호체계를 망가뜨리는지 살펴볼 것”이라며 “이를 통해 암으로의 진행을 억제하는 약물을 개발, 멸종위기종인 바다거북의 암 발생률을 낮추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GIB 제공
GIB 제공


코끼리에게만 암 저항 유전자가 있다?

 

지난 3월 학술지 ‘셀리포트’에는 미국 유타대 생명과학과 크리스토퍼 그레그 교수팀이 진행한 포유류 20여종의 암 발생 원인 비교 연구가 발표됐다. 여기에는 인간은 물론 코끼리와 벌거숭이두더지쥐, 돌고래, 범고래 등이 포함됐다.

 

연구팀은 종에 관계없이 보존된 유전자구역을 비교하기 위해 비교대상이 된 20종 표유류의 유전자구역 66만 여 개를 선정한 뒤 통계프로그램으로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약 7%인 3만 300개가 포유류에서 공통적으로 보존된 구역임을 찾아냈다.

 

이 공통 유전자구역 안의 염기서열을 비교한 결과, 다른 종과 차이가 나는 곳이 코끼리는 3458개, 벌거숭이 두더지 쥐는 4440개, 돌고래가 2408개, 범고래는 2608개, 박쥐는 종별로 약 1만 8000~9000 여 개임을 확인했다. 특히 코끼리에게서만 암을 일으키는 유전적 손상을 막는 고유 유전자 (VRK2-FANCL-BCL11A)가 곳곳에서 발견됐다.

 

그레그 박사는 논문에서 “몸집이 큰 코끼리에게 암세포의 발생은 당장의 생존에 치명적이었을 것이기에 암세포가 되는 것을 막는 유전자가 여기저기 많이 박혀 있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결국 조사된 약 20여종의 포유류 중에선 코끼리만 암에 걸릴 확률이 현저히 낮은 셈이다. 그레그 박사는 “5400여 종의 포유동물마다 특징이 다 다르다”며 “무한정 커지는 암에 대한 방어체계 역시 암이 보다 치명적인 동물에서 더 유리하게 발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호 기자

 twok@donga.com

 

원문 기사 링크 : http://dongascience.donga.com/news.php?idx=22967

 

Posted by KNUFRIC

댓글을 달아 주세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기원전 384~322)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현재 인간이 다른 모든 동물과 다른 존재로 스스로를 인식하는 데엔 이런 전제가 깔려 있다.

 

인류는 약 800만년에서 500만년 전 공통의 조상에서 침팬지와 분리됐다. 약 400만년 전에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약 200만년 전 호모 에렉투스가 나왔고 이후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를 거쳐 약 30만~20만년 전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크로마뇽인)로 진화해 왔다.

 

 

Sovereign, ISMScience Photo Library 제공
Sovereign, ISMScience Photo Library 제공

 

진화의 과정에서 인간의 언어로 ‘지성(知性)’이라 부르는 사고능력이 점차 발달했다. 인류를 다른 동물과 구분짓는 사고능력의 원천으로 영장류와 각 인류 종별 뇌용량의 차이가 주로 거론된다. 인간은 다른 동물에 비해 전체 몸무게 대비 무게가 무겁고, 에너지의 20%를 잡아먹는 크고 소모적인 뇌를 가졌다.

 

그런데 ‘도대체 무엇이 다른 동물과 달리 인간의 뇌를 커지게 만들었는가’는 해결되지 않은 난제였다.

 

지난 수 십년 간 학계에선 인간이 집단을 이루고 사회성을 유지하며 서로 소통하는 과정에서 사고를 담당하는 뇌가 커졌다는 가설이 정설로 받아들여졌다. 이른바 '사회성' 가설이다. 그런데 최근 사회성보다는 환경에 적응해 생존하기 위한 고뇌의 결과 뇌용량이 커졌다 '생태지능' 가설이 제기돼 논란을 낳고 있다.

 

하지만 인간에 비해 뇌가 작은 영장류 역시 집단을 이뤄 산다는 점에서, 또 다른 동물도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는 점에서, 기존 사회성 가설과 새로운 생태지능 가설 모두 뇌 용량 변화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내놓지 못한다.

 

이를 밝히기 위해 뇌가 커지는데 관여하는 유전자를 연구해 그 기원을 찾아보려는 시도도 진행 중이다. 최근 세 가지 유전자군이 인간의 뇌를 키운 유력한 후보로 등장해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회성보다는 생존본능이 뇌 크기 키웠다?

 

사람들 사이에서 소통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과정, 즉 사회 환경에서 뇌가 발달했다는 가설은 널리 받아들여져 왔다. 그런데 조금만 관점을 달리 보면 여기에도 허점이 있다. 인간과 유전적으로 1.6% 밖에 차이가 나지 않은 보노보 (피그미 침팬지) 역시 수많은 감정을 표현하고 동료들과 소통하며 살고 있지만 뇌는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국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대 모리시오 곤살레스-포레로 연구원팀은 조금 다른 접근 방식을 택했다. 사회 환경이나 자연 환경 속에서 인간이 세포 조직별로 쏟아야 하는 에너지가 있으며, 그 에너지를 쏟는 비중에 따라 신체적 변화가 일어났다고 가정한 것이다.

 

연구팀은 여러 세대에 걸친 다양한 여성 인류의 신체를 뇌와 생식, 기타 체세포 조직 등 3가지로 구분했다. 이들 세포 조직별로 어떻게 에너지를 쓰며, 그렇게 에너지를 씀에 따라 뇌 등 신체 모습이 어떻게 진화해가는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시뮬레이션 했다.

 

즉 배워서 기억을 저장하는 에너지, 생식을 위한 에너지 등 생존을 위한 에너지뿐만 아니라 개인의 사회적 협력 문제, 개인간 협력에 쏟는 문제, 집단간 협력문제 등 사회적 소통을 위해 쓰는 에너지가 각각의 조직에 미친 영향을 따로 분리해 생각한 것이다.

 

곤살레스-포레로 연구원은 지난달 23일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서 “초기 인류는 각자가 처한 생태적 또는 사회적 문제를 극복하는데 쓰는 에너지 대사 비중이 달랐을 것”이라며 “(그 차이가) 뇌의 유전자와 크기의 변화를 유발했다”고 설명했다.

 

 

Biology, University of St Andrews, St Andrews 제공
에너지 추출 효용성 모델의 모식도다. 연구팀은 사람의 조직을 뇌와  생식, 기차 체세포로 나눠 각 조직별 에너지를 쏟는 비중과 사회 환경적 요인을 수학적으로 분석했다. Biology, University of St Andrews, St Andrews 제공

 

연구팀은 이를 에너지 추출 효용성 모델(Energy-extraction dfficiencey, 이하 EEE)이라 명명했고, 환경 적응에 쓰는 에너지와 상호간 협력 또는 경쟁하는데 쓰는 에너지를 EEE 모델로 나타내기 위해 수학적 함수를 사용했다.

 

함수에 들어갈 4가지 기본 요소는 사회적 문제를 대면하는 P, 뇌나 다른 조직의 대사량을 뜻하는 Q, 개인이 가진 에너지 추출 기술인 R, 이에 따라 관찰됐거나 추정되는 신체 전체와 뇌의 무게 등을 H로 나타내 분석했다. 그 결과 호모사피엔스의 뇌와 신체의 모습은 60%가 생태환경적 문제에, 30%가 사회적 협력 문제에, 10%가 집단 간 경쟁 문제에 기인해 나타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 주장 역시 인류 내에서 뇌가 커지는데 기여한 사회와 생태적 이유를 다뤘을 뿐 다른 동물의 뇌가 커지지 않은 이유는 설명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기존 가설이든 새로운 가설이든 명확한 해답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뇌 크기 키우는 3가지 유전자군 있다!...“그 기원 알면 뇌 크기 해답 보일 것”

 

동물의 뇌 크기에 대해 사회성과 생존 가설, 어느 한쪽으로도 설명할 수 없다면 유전자를 통해 뇌 크기의 기원을 밝힐 수 없을까?

 

찰스 다윈은 진화를 생존에 유익한 방향으로 적응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이를 유전학적으로 다시 쓰면 다양한 환경적 요인과 우연들이 유전자에 반영돼 살아남는데 더 좋은 돌연변이 형질이 선택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뇌 크기를 설명하지 못한다면, 이 모든 것이 반영되는 유전자를 실마리로 비밀을 추적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미국 산타크루즈유전학연구소 이언 피데스 연구원팀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인간의 뇌 크기를 크게 만드는 세 가지 유전자 군을 찾아내 학술지 ‘셀’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뇌가 발달할 때 세포 간에 일어나는 ‘노치 시그널링(NOTCH signalling)’이었다.

 

세포생물학에서 시그널링이란 세포 사이에 일어나는 대화를 뜻한다. 그 중 노치 시그널링은 대부분의 다세포생물의 성장과 분열, 죽음의 과정에서 발생한다. 포유류의 경우 세포 표면에 NOTCH1~4까지 네 가지 노치 수용체(NOTCH receptor)가 있어 상호작용을 매개한다.

 

그리고 이는 사람 뇌 속 신경세포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척추동물의 중추시스템이 발달할 때 모양이 다른 다양한 신경세포의 전구세포인 방사성신경교세포(radial glia cell)의 증식 정도와 갯수를 결정하는데 필수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각 영장류와 고대 인류종 등을 대상으로 노치-2 시그널링과 관련된 유전자를 분석했다. 그 결과 1번 염색체 위에서 사람에게서만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세 가지 돌연변이 ‘노치-2NL’ 유전자군 (NOTCH2NLA, NOTCH2NLB, NOTCH2NLC)을 찾았고, 이것이 방사신경교세포에서 크게 발현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들 돌연변이 덕분에 방사성신경교세포의 증식이 활발해지며 뇌 조직이 많아져 뇌 용량이 커졌다는 얘기다.  

 

 

UC Santa Cruz Genomics Institute 제공
영장류와 종별 두개골 사진과 노치(NOTCH)2 돌연변이유전자군의 출연시기를 나타냈다. 약 600만년전 침팬지와 인간이 분리됐고 그로부터 3000~400만 년 뒤, 뇌크기를 증가시킨 세 가지 노치2 돌연변이 유전자군이 출현했다.-UC Santa Cruz Genomics Institute 제공

 

이 유전자 군이 처음 출현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200만년 전으로, 약 600만년 전 공통조상으로부터 침팬지와 인간이 갈라진 뒤 약 300~400만년이 지난 뒤라고 추정했다. 피데스 연구원은 “세 가지 돌연변이 유전자군이 생기면서 NOTCH 신호 작용이 활발해져 방사성 신경교세포가 증가했으며, 이것이 뇌용량 증가로 이어졌다”며 “이 유전자가 없으면 소뇌증이나 뇌전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같은날 학술지 ‘셀’에 돌연변이 노치2유전자군과 뇌에 대한 비슷한 연구 결과를 내놓은 벨기에 브뤼셀대 생물학과 피레 반더해그헨(Pierre Vanderhaeghen) 교수도 “인간에 있는 노치-2 유전자가 태아 발달 과정에서 줄기세포 수를 급격히 늘렸다”며 “뇌 크기와 관련한 핵심 유전자”라고 강조했다. 향후 이 유전자군이 생겼을 때 고대 인류가 겪은 사회와 자연 환경 등을 연계해 추적하면 뇌 크기가 커진 이유를 밝힐 수 있으리라 전망하는 이유다.

 

김진호 기자  twok@donga.com

 

(기사원문 주소 : http://dongascience.donga.com/news.php?idx=22710 )

Posted by KNUFRIC

댓글을 달아 주세요

 

 

바이러스와 같은 유기체가 교과서에 써 있는 것과는 달리 생존을 위해  새 기능을 획득하고

새로운 진화 경로를 찾아 환경에 적응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UC San Diego)대 생물학자들은 세균성 바이러스에 대한 일련의

실험을 통해 이들이 예상처럼 ‘정상적인’ 숙주를 감염시킬 뿐만 아니라 이전에는 알려지지 않은 진화 상의 과정을 통해 새로운 숙주를 감염시키는 능력을 획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30일자에 발표된 이 연구는 바이러스 같은 유기체가 얼마나 빠르게 주변 환경에 적응하고 있는지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유전자가 어떻게 새로운 기능들을 획득하는지와 돌연변이가 어떻게 한 숙주에서 다른 숙주로 전이가 용이하게 되는지에 대한 오랜 미스터리를 다루는 한편, 지카와 에볼라, 조류 독감 같은 바이러스 질환 연구에도 적용해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UC 샌디에이고 생물학자들은 최근 람다 바이러스 연구를 통해 바이러스 같은 유기체의 새로운 진화 방법에 대한 증거를 제시했다. 사진은 람다 바이러스가 들어있는 실험실 배양 접시. CREDIT: UC San Diego

UC 샌디에이고 생물학자들은 최근 람다 바이러스 연구를 통해 바이러스 같은 유기체의 새로운 진화 방법에 대한 증거를 제시했다. 사진은 람다 바이러스가 들어있는 실험실 배양 접시. CREDIT: UC San Diego

 

적응 위한 돌연변이 어떻게 나타날까’ 의문에서 출발

논문의 시니어 저자인 생물과학대 저스틴 메이어( Justin Meyer) 조교수는 “이번 연구는

바이러스가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적응력이 휠씬 뛰어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바이러스가 어떻게 진화적 유연성을 얻는지를 알아내 새로운 질병 출현을 막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얻었다”고 밝혔다.

 

바이러스는 세포 표면의 분자 수용체에 부착돼 대상 세포를 감염시킨다. 이 수용체는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하는 것을 막는 일종의 ‘자물쇠’ 역할을 한다. 이 자물쇠를 여는 ‘열쇠’는 숙주-인식

단백질이라고 불리는 바이러스성 단백질이다.

 

연구팀은 바이러스의 돌연변이가 어떻게 단백질 열쇠를 변화시켰는지 그리고 어떤 변화로 인해 새로운 자물쇠에 접근이 가능한지에 대해 연구 초점을 맞췄다.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바이러스가 비교적 적은 돌연변이를 통해 새로운 열쇠를 얻을 것이라고 알고 있었으나 이런 돌연변이가 처음에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대한 미스터리는 풀지 못했다.

 

람다 파지 DNA가 세포막에 주입되는 과정. Mannose PTS 투과 효소를 사용하는 당질 전달 시스템을 세포질로 들어가는 메커니즘으로 사용한다(2013년 10월). CREDIT: Wikimedia Commons / Sankohm

람다 파지 DNA가 세포막에 주입되는 과정. Mannose PTS 투과 효소를 사용하는 당질 전달 시스템을 세포질로 들어가는 메커니즘으로 사용한다(2013년 10월). CREDIT: Wikimedia Commons / Sankohm

 

예상 못한 바이러스의 도전 극복

UC 샌디에이고대, 도쿄대의 지구-생명과학연구소, 미국 예일대 연구팀은 이런 의문을 풀기 위해 공동작업을 진행했다.

 

메이어 교수 연구실의 캐서린 피트리(Katherine Petrie) 박사가 박테리아는 감염시키지만 인체는 감염시키지 않고 연구실 테스트에서 폭넓은 유연성을 보이는 람다(lambda) 바이러스에 대한 프로젝트 실험을 이끌었다.

 

연구팀은 람다 바이러스가 박테리아 세포 벽에 새로운 수용체가 나타남으로써 야기된 도전을

분자생물학의 확립된 규칙을 벗어나 이를 극복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기존의 분자생물학에서는 유전적 정보가 하나의 단백질 분자로 번역돼 살아있는 세포와 바이러스들을 만드는 것으로 돼 있다.

 

논문 공저자로 연구를 수행한 학부생 새라 메디나와 연구자원봉사자 빅터 리, 저스틴 메이어 조교수, 캐서린 피트리 박사(왼쪽부터). CREDIT: UC San Diego

논문 공저자로 연구를 수행한 학부생 새라 메디나와 연구자원봉사자 빅터 리, 저스틴 메이어 조교수, 캐서린 피트리 박사(왼쪽부터). CREDIT: UC San Diego

 

한 개 사면 한 개 덤으로 얻는 격”

피트리 박사팀은 단일 유전자가 때때로 여러 개의 다른 단백질을 생산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람다 바이러스는 구조적으로 불안정한 경향이 있는 단백질 서열을 진화시켜 적어도 두 가지의 다른 숙주-인식 단백질을 창출했다. 바이러스에게는 행운이고 숙주 박테리아에게는 불행인 이 다른 유형의 단백질들은 각각 다른 자물쇠를 공략했다.

 

논문 제1저자인 피트리 박사는 “우리는 이 진화과정을 실제 상황에서 포착할 수 있었다”며, “단백질의 ‘실수’로 인해 정상 숙주 세포뿐만 아니라 다른 세포들까지도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말했다. 그는 “단백질에서의 이 비유전적 변이는 단일 DNA 유전자 서열에서 더 많은 기능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 물건 한 개를 사면 한 개를 덤으로 얻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새로 발견된 진화 현상에 대한 추가 사례와 함께 이런 사례가 얼마나 흔한 지에 대한 증거를 찾고 있다. 아울러 개별 분자 과정 연구에 집중하기 위해 새로운 경로의 세부사항을 탐구할 수 있도록 연구 스케일을 좁히고 있다. 메이어 교수는 “이 같은 일은 진화적 혁신에서 매우 이례적인 적응”이라고 밝혔다.

 

김병희 객원기자다른 기사 보기hanbit7@gmail.com
작권자 2018.03.30 ⓒ ScienceTimes

 

Posted by KNUFRIC

댓글을 달아 주세요

이전버튼 1 이전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