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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공학소식

[과학향기] 쥐도 웃고 개도 웃고, 웃음의 신비 제2750호 웃음은 신비로운 신체 반응이다. 모든 문화권의 사람들이 웃는다. 아기는 생후 2개월부터 웃는다. 선천적으로 볼 수 없거나 들을 수 없는 아이도 웃는다. 문화가 달라도 웃음소리는 비슷하다. 웃음소리만 들어도 같이 웃게 되는 전염성이 있어서, 혼자 있을 때보다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30배 더 많이 웃는다. ■ 쥐는 ‘찍찍’ 웃고 개는 ‘헉헉’ 웃는다 도대체 사람은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걸까. 과학자들은 동물의 웃음에서 그 기원을 찾는다. 찰스 다윈은 저서 에서 동물들이 사람처럼 표정과 소리를 통해 감정을 표출한다고 밝혔다. 물론 웃음도 포함된다. 동물행동학자들은 침팬지나 보노보와 같은 영장류의 새끼들이 서로 뒤꽁무니를 쫓거나 간지럼을 태우면서 놀 때 마치 웃는 것처럼 숨을 헐떡인다는 사실을.. 더보기
[과학향기] 나노물질로 만든 전자피부, 질병 진단부터 치유까지 제2871호 “아이 엠 유어 파더” 영화 스타워즈의 명장면 중 하나는 주인공인 루크 스카이워커가 다스베이더와 광선검으로 결투를 벌이는 장면이다. 다스베이더는 루크의 팔을 자른 뒤 이렇게 말한다. 팔을 잃은 루크는 인공팔을 가지고 재기하는데, 1980년대 상상력이었음에도 금속성의 로봇팔이 아니라 실제와 다름없는 감쪽같은 모습이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현재 과학자들이 바로 그와 같은 차세대 전자 의수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 나노기술 접목해 진짜 피부처럼 쭉쭉 늘어나게 피부까지 인공적으로 재현한 전자 의수는 보장구 기술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다. 물건을 쥐거나 돌리는 등의 기계적인 기능을 구현하는 것은 현재 기술로도 충분하지만, 온도와 촉감까지 전달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감각까지 느끼는 전자 의.. 더보기
[과학향기] 맹장은 없어도 되는 장기라고? 제2865호 꾸륵꾸륵 뱃속이 요란하더니 역시 설사다. 화장실을 오락가락하며 고통스런 시간을 보내는 동안 장 속에서도 처절한 전투가 벌어진다. 우리 인간의 장에는 100조 마리 이상의 박테리아가 살고 있다. 설사는 이 박테리아들에겐 거주지를 휩쓸어버리는 태풍이나 마찬가지다. 심한 설사는 유익균, 유해균 따질 것 없이 대장을 초토화 시킨다. 그래도 대장에겐 믿는 구석이 있다.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뒤 천연덕스럽게 원래 모습을 되찾는 들판처럼, 균들이 금방 장 속에 다시 자리를 잡고 제 할 일을 하리란 믿음이 있다. 만일 맹장 수술, 정확하게 말하자면 맹장 아래 붙은 충수를 떼어내는 수술을 받지 않았다면 장내 환경이 복구되는 데 조금 더 수월할 것이다. 그곳이 바로 몸속 유익균들의 은신처이기 때문이다. 무언가.. 더보기
[과학향기] 오랫동안 앉아서 일한 당신, 움직여라! 제2519호 스탠딩 워크(standing work)가 붐이다. 말 그대로 ‘앉아서’ 하던 일을 ‘서서’하는 것인데 학교와 회사를 중심으로 높낮이를 조절하는 책상을 도입하는 등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오랜 시간 앉아서 작업하는 환경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집중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꾸준히 나온 게 이유다. ■ 장시간 의자 생활, 당뇨와 비만, 거북목 부른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우리 몸속에서는 인슐린과 효소의 작용이 약화된다. 인슐린은 이자(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혈액 속의 포도당의 양을 일정하게 유지시킨다. 혈중 당이 높아지면 혈액 속의 포도당을 세포로 보내고 간에 글리코겐의 형태로 저장한다. 인슐린은 근육을 활발하게 움직일 때 효과적으로 활동한.. 더보기
[과학향기] 무궁화의 비밀, 꽃이 피고 또 핀다 제2847호 “나는 강릉 방동리에 살고 있는 무궁화나무입니다. 대개 무궁화나무 수명이 40~50년인데 나는 110년을 살았죠. 둘레도 146cm나 된답니다. 그 때문에 사람들이 나를 천연기념물로 정하고 귀하게 대접합니다. 몇 해 전 과학자들이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고 와서는 나한테서 샘플을 채취해갔어요. 무궁화의 유전자를 연구하기 위해서라더군요. 유전자라는 걸 연구하면 백일 동안 피고 또 피는 무궁화의 비밀을 알 수 있다면서요. 백년 넘게 여름 내내 꽃을 피우고 또 피우면서 나도 내가 왜 그런지 몰랐답니다. 그 이유를 이제 알게 되는 걸까요?” 사진. 천연기념물 제520호인 강릉 방동리 무궁화(ⓒwikimedia/배성환) 무궁화는 태극기 깃대의 깃봉, 대통령 관저인 청와대와 국회의 상징을 비롯해 훈장과 문.. 더보기
[과학향기] 고양이도 걸린 조류독감, 사람은 괜찮을까? 제2856호 처음 그 뉴스를 접했을 때만 해도, ‘오보(誤報)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기도 포천시에서 고양이 2마리가 조류독감(AI)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나왔다는 바로 그 뉴스 말이다.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도 무리는 아니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조류독감의 이종(異種) 간 전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조류독감은 닭이나 오리 같은 가금류들이 걸리는 전염병이어서, 개나 고양이 같은 포유류에게 전염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었다. 그런데 그 희박할 것으로 예측됐던 가능성이 마침내 현실이 됐다. 새들이나 걸릴 줄 알았던 조류독감이 어떻게 포유류까지 전염시킬 수 있었을까? 사람도 포유류에 속하니까 조류독감에 걸릴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중국에서는 이미 조류독.. 더보기
[과학향기] 유전자도 성형이 된다고요? 제2850호 바야흐로 100세 시대가 도래했다. 과거에는 단순히 오래 살길 바랐다면, 이제는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살길 소망한다. 사람들은 그 바람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운동하고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는다. 하지만 이러한 ‘노오력’이 후천적 질병을 예방하거나 발병을 늦출 수는 있어도 무병장수의 꿈을 이뤄주지는 않는다. 유전에 의한 선천적 질병은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 발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유전병은 나의 ‘노오력’으로는 어찌 할 수 없는 타고난 운명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사람들은 그 운명을 거스르고자 과학의 힘을 빌리고 있다. 유전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 혹은 나의 질병을 자식 세대에게 물려주지 않기 위해 유전자를 성형하기 시작했다. ■ 아이는 한 명, 부모는.. 더보기
[과학향기] 참을 수 없는 건조함, 설마 나도 쇼그렌 증후군? 제1974호 올 여름이 유난히 뜨겁고 습했던 탓일까. 선선한 가을바람이 더욱 반가운 요즘이다. 한들한들 바람에 몸을 맡긴 코스모스와 수줍게 물들기 시작한 단풍을 보며 여행계획을 세우는 이도 많다. 하지만 상쾌한 가을바람이 ‘두려운’ 사람들이 있다. 온몸 구석구석을 건조하게 하는 ‘쇼그렌 증후군’ 때문이다. 쇼그렌 증후군은 눈물샘과 침샘, 피부의 피지샘, 소화샘, 기관지샘, 질샘 등 외분비샘에 만성염증이 일어나 분비물이 줄어드는 병이다. 체내 면역계의 오작동으로 외부에서 들어온 균을 공격해야 할 면역세포가 외분비샘 같은 체내 정상 조직을 공격해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쇼그렌 증후군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눈다. 쇼그렌 증후군만 앓는 경우와 류마티스관절염,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전신 염증 반응을 보이는 병)등.. 더보기
[과학향기] 뇌에도 점이 생긴다?! 제2838호 화장품 광고의 하이라이트는 잡티 없는 투명한 피부를 가까이 보여주는 컷이다. 마치 ‘이 제품만 바르면 나처럼 돼~’라고 광고모델이 속삭이는듯하다. 하지만 제 아무리 좋은 화장품도 없앨 수 없는 것이 바로 점이다. 의학적 용어는 모반으로 흔하게 보지만 사실 알려진 건 많지 않은 미스터리 중 하나다. ■ 푸른 몽고반점부터 불꽃모양의 붉은 점까지, 오색빛깔 점들 대표적인 미스터리는 몽고반점이다. 태어날 때 등이나 엉덩이에 넓게 나타나는 점인데 몽고 민족 계통에서 많이 나타난다. 몽고반점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표피로 이동해야 할 멜라닌세포가 표피 아래층인 진피에 머무르면서 생긴다. 진피에 있는 멜라닌세포는 아기의 탄생과 함께 활성도를 잃으면서 멜라닌 생성을 멈추고, 기능을 다한 멜라닌세포는 하나 .. 더보기
[과학향기] ‘지속감염’ 바이러스는 착한 바이러스다! 【KISTI 과학향기 제2829호】 얼핏 생각하기에 겨울에 어울리지 않는 질병이 하나 있다. 바로 식중독이다. 보통 덥고 습한 여름에 상한 음식을 먹고 걸리는 게 식중독인데, 겨울 식중독은 굴이나 조개와 같은 어패류에 있는 노로바이러스가 주원인이다. 그런데 이런 겨울 식중독의 대명사인 노로바이러스가 숙주, 그러니까 감염된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도 한다면 믿을 수 있을까. ■ 무균 쥐에 노로바이러스 투입했더니 면역력 ‘쑥’ 2014년 11월 19일 학술지 ‘네이처’에 이목을 끄는 논문 한 편이 실렸다. ‘장내 바이러스는 공생 박테리아의 유익한 기능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제목이었다.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바이러스가 장내세균처럼 우리 몸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는 뜻이다. 장내세균은 장 속에 살면서 우리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