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면역 분야에서 오랫동안 제기돼 왔던 의문이 풀렸다.

 

과학자들은 그간 NLRP3이라는 면역 단백질이 겉보기에는 무관해 보이는 여러 종류의 자극에 반응해 어떻게 염증을 촉진시키는지 궁금하게 여겨왔다.

 

미국 텍사스 사우스웨스턴대 분자생물학과 치지안 제임스 첸(Zhijian “James” Chen) 교수팀은 NLRP3 단백질이 자극을 받아 분해된 세포 소기관들과 결합, 염증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밝혀내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최근호에 발표했다.

 

이번 첸 교수의 규명에 따라 염증성 질환 치료를 위한 새 치료제 개발에 활로가 열리게 됐다.

 

인체 선천 면역계통 개요도. CREDIT : Wikimedia Commons / Architha Srinivasan

인체 선천 면역계통 개요도.

 

통풍 등 주기적 염증증후군 유발

 

첸 교수는 최근 세포 내부에서 선천 면역반응을 일으키도록 경보를 울리는 DNA 감지효소인 cGAS(cyclic GMP-AMP synthase)를 확인해 낸 공로로 ‘2019 생명과학 혁신상’을 받은 바 있다.

 

그는 NLRP3과 관련한 의문을 풀기 위해 NLRP3 단백질을 포함한 다른 면역계 경로를 조사했다.

 

NLRP3는 세포에서 인플라마좀(inflammasome)이라는 염증조절 물질의 다중단백질 복합체를 구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플라마좀은 독소에서부터 콜레스테롤 결정체에 이르는 수많은 독성 물질에 반응해 염증 세포의 사멸 혹은 파이롭토시스(pyroptosis)를 일으키는 경로를 촉발시킨다. 또 우리 몸에서 면역반응을 돕는 인터류킨 같은 면역 물질 생성을 증가시키는 역할도 한다.

 

NLRP3 단백질은 이와 함께 피로, 발열, 관절 통증, 결막염 등이 나타나는 희귀성 자가면역질환인 크리오피린 관련 주기적 증후군(cryopyrin-associated periodic syndromes, CAPS) 그룹에서 기저 염증을 일으킨다.

 

이 그룹에는 갑자기 기온이 차가워지거나 찬물 등에 노출됐을 때 붓고 발진이 생기는 가족성 한랭 자가염증 증후군(familial cold autoinflammatory syndrome, FCAS)을 비롯해 주기적으로 발가락 등에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통풍,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뇌세포 염증의 한 형태 등이 포함된다.

 

발가락 관절 등에서 통풍을 일으키는 요산 결정체. 이런 자극들이 있으면 NLRP3 단백질이 염증을 유발하게 된다.  CREDIT : Wikimedia Commons / Bobjgalindo

 

발가락 관절 등에서 통풍을 일으키는 요산 결정체. 이런 자극들이 있으면 NLRP3 단백질이 염증을 유발하게 된다.

 

세포 안에서의 구조적 변화 발견

 

첸 박사는 “이 분야에서 오래 지속돼 온 의문은 NLRP3 단백질이 어떻게 화학적으로나 구조적으로 전혀 유사성을 갖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많은 다양한 물질들에 의해 활성화되는가 하는 점”이라며, “이번 발견은 염증 질환 치료를 위해 NLRP3 단백질을 타겟으로 하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 방법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첸 교수와 논문 제1저자인 주치 첸(Jueqi Chen) 박사후 연구원은 생화학과 영상이미징 및 유전자 접근법을 조합해 이전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세포 안에서의 구조적 변화를 발견했다.

 

이들은 모든 다양한 자극들이 트랜스-골지 네트워크(trans-Golgi network, TGN)라고 불리는 세포 내 소기관들을 거대 소포체 또는 액체로 채워진 주머니들로 분해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소포체들은 NLRP3 단백질의 특정 영역과 결합하는 특별한 지질 성분(PI4P)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 결합이 인플라좀의 활성화를 유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를 주도한 첸 교수.  CREDIT : UT Southwestern

 

연구를 주도한 첸 교수

 

변형 인식하는 식물의 ‘보호 모델’과 유사

 

첸 교수는 “NLRP3 인플라좀은 여러 많은 자극에 의해 촉발될 수 있다는 점에서 독특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NLRP3 인플라좀이 ‘세포 손상을 일으키는 광범위한 여러 물질들에 의해 야기되는’ 구조적 변화를 감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첸 교수에 따르면 NLRP3 활성화는 식물이 다양한 위협에 대처할 때 활용하는 ‘보호 모델(guard model)’을 연상케 한다. 이 모델은 병원체-유도-변형-자가 접근법(pathogen-induced-altered-self approach)이라 불리는 것으로, 주요 목표물들이 변형된 것을 모니터링해 보호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첸 교수는 “NLRP3은 ‘변형된 자기(altered self)’인 분해된 트랜스-골지 네트워크 소포체들과 결합함으로써 간접적으로 매우 다양한 종류의 병원체와 위험 관련 분자들을 감지한다”고 덧붙였다.

 

김병희 객원기자 hanbit7@gmail.com

 

저작권자 2018.11.29 ⓒ ScienceTimes

Posted by KNUFR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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