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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은 흔히 정상세포의 유전자나 암 억제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겨 세포 분열이 무한 반복되는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 원인은 아직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수많은 의과학자들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최근 영국 웰컴 생거 연구소 연구진을 비롯한 공동연구팀은 암을 유발하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조사하기 위한 대규모 연구자원을 창출해 생명과학저널 ‘셀’(Cell) 7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암의 기원을 나타내는 돌연변이 지문인 DNA 손상 패턴이 1000개가 넘는 인간 암 세포주(cell lines)에 어떤 형태로 존재하는지를 확인해 냈다.

 

또한 이전에 바이러스 퇴치 면역반응과 연계된 인체 암의 주요 돌연변이 패턴이, 한동안 침묵을 지켜왔던 암 세포주에서 소나기처럼 한꺼번에 발생한다는 사실을 보고했다. 그러나 이런 돌연변이의 ‘폭발’ 원인은 아직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이번에 발표한 연구자원은 과학자들이 인체 암세포 발달로 이어지는 돌연변이 원인 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돌연변이 과정을 더욱 깊이 이해하면 새로운 암 예방 및 치료법 개발의 밑바탕이 될 수 있다.

 

 

논문(Characterizing Mutational Signatures in Human Cancer Cell Lines Reveals Episodic APOBEC Mutagenesis, March 7, 2019)의 그래픽 요약. ⓒ Cell Press

 

논문(Characterizing Mutational Signatures in Human Cancer Cell Lines Reveals Episodic APOBEC Mutagenesis, March 7, 2019)의 그래픽 요약. ⓒ Cell Press

 

1000개의 암 세포주 염기서열 분석

 

모든 암은 DNA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한다. 그리고 이런 돌연변이는 DNA에서 돌연변이 서명(signatures)이라고 불리는 분자 지문(molecular fingerprints)을 만든다.

 

지금까지 50가지 이상의 지문이 발견되었고, 이중 대다수는 예를 들면 자외선 노출이나 흡연 같은 외부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이 외의 다른 요인들은 DNA 수리 메커니즘 실패와 같은 세포 내부요인에 기인한다.

 

그러나 많은 돌연변이 서명의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매우 도전적인 실험 과제가 되고 있다.

 

연구팀은 암 연구와 치료제 테스트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모델을 포함해 1001개의 인체 암 세포주와 577개의 인체 암 이식편의 유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했다. 그리고 알려진 모든 돌연변이 서명을 사용해 각 암 모델에 어떤 서명이 존재하는지를 목록화했다.

 

그런 다음 과학자들이 이 자원에서 특정 세포주를 선택해 암세포에 있는 각 돌연변이 패턴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연구할 수 있게 했다.

 

암세포의 생애 주기. Credit: Wikimedia Commons / BruceBlaus

암세포의 생애 주기.ⓒWikimedia Commons / BruceBlaus

 

세포 내부요인 관련 돌연변이 서명 계속 생성돼

 

연구팀은 흡연이나 자외선 노출과 같은 외부요인의 돌연변이 서명은 세포주 안에서 생성을 멈추는 반면, 세포 내부요인과 관련된 대부분의 서명들은 일정한 속도로 계속 생성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연구팀은 APOBEC으로 알려진 DNA 편집 단백질과 관련된 두 개의 흔한 돌연변이 서명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세포주에서 켜지고 꺼지는, ‘단편적 돌연변이 생성(episodic mutagenesis)’으로 불리는 현상을 포착했다.

 

APOBEC DNA 편집 효소는 선천 면역계의 일부로서 HIV 같은 바이러스에서 돌연변이를 일으켜 우리를 감염으로부터 보호하고 바이러스 유전체에 APOBEC 돌연변이 서명을 남긴다.

 

APOBEC 같은 서명은 암에서의 주요 돌연변이 패턴으로, 70% 이상의 암 유형에서 발견된다. 이에 대한 이론은 바이러스나 염증이 효소를 활성화시켜 바이러스 대신 인체 게놈을 변이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포주는 염증의 대상이 아니고 바이러스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것은 다른 요인이 관련돼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런 서명과 다른 서명을 생성하는 것으로 밝혀진 세포주들이 이제 암 돌연변이의 근본적인 원인을 조사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인체 돌연변이 서명을 식별하는 개념적 작업 흐름. 다양한 돌연변이 생성 과정이 종양의 모양을 형성한다. 암 돌연변이의 근본적인 패턴을 해독하면 이러한 반복적인 돌연변이의 패턴들 사이의 관계를 밝혀내고 가능한 인과적 돌연변이의 과정을 추론할 수 있다. Credit: Wikimedia Commons /Mylinhthibodeau

인체 돌연변이 서명을 식별하는 개념적 작업 흐름. 다양한 돌연변이 생성 과정이 종양의 모양을 형성한다. 암 돌연변이의 근본적인 패턴을 해독하면 이러한 반복적인 돌연변이의 패턴들 사이의 관계를 밝혀내고 가능한 인과적 돌연변이의 과정을 추론할 수 있다. ⓒ Wikimedia Commons /Mylinhthibodeau

 

돌연변이 연구할 있는 강력한 도구 제공

논문 제1저자인 웰컴 생거 연구원의 미아 페틀약(Mia Petljak) 박사는 “인체 DNA에 있는 돌연변이 서명은 과거에 일어난 돌연변이 흔적을 나타낸다”고 말하고, “시간 흐름에 따라 세포주에서의 돌연변이 서명을 탐구한 최초의 체계적인 연구인 이번 작업에서 우리는 이전에 APOBEC 효소와 관련된 서명이, 한꺼번에 폭발적으로 활성화되는 유일한 돌연변이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APOBEC 관련이나 다른 서명들을 계속 생성하는 세포주들은 이제 우리나 다른 연구그룹에 인체 암을 일으키는 뿌리 즉, 돌연변이의 기원을 연구할 수 있는 일련의 강력한 도구를 제공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APOBEC 패밀리 구성원의 하나인 APOBEC-2 단백질 일러스트. Credit: Wikimedia Commons / J.Steinfeld

APOBEC 패밀리 구성원의 하나인 APOBEC-2 단백질 일러스트. ⓒ Wikimedia Commons / J.Steinfeld

 

 

김병희 객원기자 hanbit7@gmail.com
저작권자 2019.03.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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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은 건강에 여러 가지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먼저 고혈압과 당뇨병 같은 대사질환이 첫 손가락에 꼽힌다. 유방암이나 대장암 같은 암도 주의해야 한다. 또 몸무게가 무겁다 보니 무릎 등 관절질환을 호소하는 이도 많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비만한 사람은 치명적인 간암에 걸릴 새로운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모은다.

 

호주 모나쉬대와 피터 맥칼럼 암센터 연구팀은 생명과학저널 ‘셀’(Cell)  온라인 25일자에 발표한 논문에서 비만과 간암의 새로운 연관성을 설명하고, 개발도상국에서 이 두 가지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체 암의 40%가 비만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비만 전염병’은 전세계에서 경계 대상이 되고 있다. 오른쪽에서부터 비만과 과체중 및 정상 체중 그림. 비만을 예방하려면 먼저 몸에 흡수되는 에너지 양을 줄이고, 흡수한 에너지는 운동을 통해 소진시켜야 한다.  Credit: Wikimedia Commons / Victovoi

 

전체 암의 40%가 비만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비만 전염병’은 전세계에서 경계 대상이 되고 있다.

오른쪽에서부터 비만과 과체중 및 정상 체중 그림. 비만을 예방하려면 먼저 몸에 흡수되는 에너지 양을 줄이고,

흡수한 에너지는 운동을 통해 소진시켜야 한다. Credit: Wikimedia Commons / Victovoi

 

비만, 흡연 추월한 암 발병 최고 원인

 

지난 10년 간 비만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큰 발암 원인으로 자리잡았다. 미국 질병관리본부(CDC)의 2017년도 보고에 따르면 지난 10년 간 발생한 암의 40%가 비만과 관련돼 있고, 암의 주요 원인으로 흡연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들에게 비만은 자궁내막암과 유방암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며, 남성에게는 간세포암(HCC) 혹은 간암의 동인으로 지목됐다.

 

간암은 전세계에서 다섯 번째 흔한 암으로, 암 사망 순위 3위에 올라있다. 지난 20년 동안 간암 발생률은 미국에서 두 배, 호주에서 세 배로 늘었다. 문제는 ‘비만 전염병(obesity epidemic)’이 간암 증가의 30~40%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의 현미경 조직 사진. 흰색이 지방간 조직이다.  Credit: Wikimedia Commons / Nephron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의 현미경 조직 사진. 흰색이 지방간 조직이다. Credit: Wikimedia Commons / Nephron

 

간암을 앓고 있는 대부분의 비만자들은 암 발병 이전에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NALFD)을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으로 악화되고, 이는 간경변과 간 기능부전으로 이어져 결국 몇몇 환자들에게서 간암이 발병하게 된다.

 

그러나 모나쉬대 생의학 발견 연구소 및 피터 맥칼럼 암센터의 토니 티거니스(Tony Tiganis)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비만자가 지방간염이나 간경변을 거치지 않고 간암이 발병할 수 있는 새로운 경로들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방간 비만자 검사용 바이오마커 개발 필요

 

유럽과 미국의 현재 가이드라인은 비만자의 간암 검사를 간경변이 있는 환자들에게만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발견은 선별 검사를 받지 않은 사람들 중에 잠재적으로 간암 발병 위험군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티거니스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만환자들에 대한 현재의 간암 선별검사가 간암 위험군을 놓치고 있을 가능성

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하고, “지금까지 우리는 심각한 간 질환을 앓지 않았으면 간암이 생길 가능성이 적다고 믿어왔다”고 말했다.

 

연구를 수행한 호주 모나쉬대 토니 티거니스 교수. CREDIT: Monash University

 

연구를 수행한 호주 모나쉬대 토니 티거니스 교수. CREDIT: Monash University

 

그는 이 같은 기존의 가정이 뒤집어졌으므로 비만과 간암의 연관성을 더욱 잘 이해하기 위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티거니스 교수는 “비만자들이 지방간염이나 간경변을 앓지 않았어도 간암에 걸릴 위험이 있다면, 간세포암 발병 위험이 있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들을 체크할 바이오마커 개발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가능한 예방 약제 있으나 적용 신중해야

이번 연구에는 모나쉬대 외과 웬디 브라운(Wendy Brown) 교수팀이 제공한 동물 모델과 인체 조직 생검이 사용됐다.

 

연구팀은 비만 생쥐에서 지방간염-간경변 대(對) 간암의 발병 경로에 대한 두 가지 분리된 분자 경로를 정의해 냈다. 이에 따라 비만자들에게 간경변이나 혹은 간암 발병 진행을 예방할 수 있는 의료개입의 길이 열렸다.

 

이번 연구에서 지방간 비만자에게 간암을 일으킬 수 있는 새 요인으로 밝혀진 STAT-3 전사인자 단백질 그림.   Credit: Wikimedia Commons / Peter Znamenskiy

 

이번 연구에서 지방간 비만자에게 간암을 일으킬 수 있는 새 요인으로 밝혀진 STAT-3 전사인자 단백질 그림.

Credit: Wikimedia Commons / Peter Znamenskiy

 

연구에 따르면 비만-지방간-간경변 과정은 STAT-1이라는 단백질이 촉발돼 진행되는 것이다. 그러나 지방간 없이도 간암이 발생한 쥐는 STAT-3라는 다른 단백질로 인해 암이 촉발됐다.

 

현재 시중에는 다른 질병 치료에 쓰기 위해 STAT-1과 STAT-3 경로를 타겟으로 한 승인된 약물이 나와 있다. 하지만 티거니스 교수는 이 약물이 비만자들의 간암 진행 예방에 유익한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가정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경고했다.

 

한편 간암 치료와 관련해 현재 간암에 대한 표준 항암요법의 효과가 미흡한 점도 문제다. 대부분의 사례에서 생존율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티거니스 교수는 표적 치료제 개발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병희 객원기자 hanbit7@gmail.com

저작권자 2018.10.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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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cancer)이 현대인의 동반자로 떠오른 지 오래다. 식습관이나 음주, 수면시간 등 다양한 생활습관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유전자 돌연변이를 일으켜 특정 조직에서 죽지않는 세포가 생기는게 암이다.

 

그런데 암은 인간만의 문제는 아니다. 보통 오래 사는 동물이나 체구가 큰 동물은 암 발병 위험이 높다고 본다. 수명이 길면 세포 내 돌연변이가 많이 축적되며, 체구가 커 세포가 많을수록 세포가 암으로 변할 확률도 커지기 때문이다.

 

다른 동물들의 암을 연구하면 인간 암 치료를 위한 힌트를 얻거나 멸종 위기종을 구할 수 있다. 몸집이 크고 세포가 많아 그만큼 세포가 암으로 변이할 가능성이 많음에도 암 발병률이 5% 안팎에 그치는 코끼리는 암 치료 길을 열 열쇠가 되지 않을까 주목받고 있다. 바다거북의 경우, 암 연구가 멸종을 늦추리라 기대된다. 평균 95~120년을 살아가는 장수 포유류 바다거북은 최근 감염성 바이러스에 의한 암 발병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고된다. 

 

특히 이들 동물의 암 관련 특징을 유전자 수준에서 찾는 연구들이 나오고 있다. 

 

Rachel Thomas 제공
Rachel Thomas 제공

 

인간과 닮은 유전자 많은 바다거북, 암에 잘 걸려

 

대표적 장수동물인 바다거북(Chelonia mydas)은 섬유유두종(fibropapilloma)을 앓아 몸에 혹같은 암덩어리를 달고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인간과 바다거북의 접촉이 증가한 서식지를 중심으로 거북의 암 발병이 크게 높아진 것이 확인됐다. 암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육상 및 수상 동물에서 상당수 발견되고, 박테리아가 원인이 된 암에 걸리는 사람 숫자도 최근 급증하는 등 인간과 동물이 서로 암 발병에 영향을 준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미국 플로리다대 동물학과 데이비드 듀피 교수팀은 RNA 유전자 분석을 통해 그 관계를 추적했다. 바다거북에서 인간과 유사한 RNA 유전자 구역은 334개로, 그 중 321개는 인간 몸에서 암을 일으키는 유전자로 판명난 것임을 확인해 6월 7일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향후 바다거북에서 확인된 인간과 닮은 유전자가 암 유발 가능성을 얼마나 높이는지 연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간과 거북의 세포에 자외선을 쪼인 다음, 분자 수준의 Wnt 단백질 신호체계의 변화를 추가로 조사한다. Wnt 신호체계는 선충부터 포유동물까지 종을 초월해 보존돼 있는 신호체계로, 세포의 증식과 죽음의 관계한다. 여기에 문제가 생기면 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알려져 있다.

 

듀피 교수는 “자외선 노출이 실제로 유전자에 어떤 변이를 유발해 바다거북의 세포 내 신호체계를 망가뜨리는지 살펴볼 것”이라며 “이를 통해 암으로의 진행을 억제하는 약물을 개발, 멸종위기종인 바다거북의 암 발생률을 낮추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GIB 제공
GIB 제공


코끼리에게만 암 저항 유전자가 있다?

 

지난 3월 학술지 ‘셀리포트’에는 미국 유타대 생명과학과 크리스토퍼 그레그 교수팀이 진행한 포유류 20여종의 암 발생 원인 비교 연구가 발표됐다. 여기에는 인간은 물론 코끼리와 벌거숭이두더지쥐, 돌고래, 범고래 등이 포함됐다.

 

연구팀은 종에 관계없이 보존된 유전자구역을 비교하기 위해 비교대상이 된 20종 표유류의 유전자구역 66만 여 개를 선정한 뒤 통계프로그램으로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약 7%인 3만 300개가 포유류에서 공통적으로 보존된 구역임을 찾아냈다.

 

이 공통 유전자구역 안의 염기서열을 비교한 결과, 다른 종과 차이가 나는 곳이 코끼리는 3458개, 벌거숭이 두더지 쥐는 4440개, 돌고래가 2408개, 범고래는 2608개, 박쥐는 종별로 약 1만 8000~9000 여 개임을 확인했다. 특히 코끼리에게서만 암을 일으키는 유전적 손상을 막는 고유 유전자 (VRK2-FANCL-BCL11A)가 곳곳에서 발견됐다.

 

그레그 박사는 논문에서 “몸집이 큰 코끼리에게 암세포의 발생은 당장의 생존에 치명적이었을 것이기에 암세포가 되는 것을 막는 유전자가 여기저기 많이 박혀 있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결국 조사된 약 20여종의 포유류 중에선 코끼리만 암에 걸릴 확률이 현저히 낮은 셈이다. 그레그 박사는 “5400여 종의 포유동물마다 특징이 다 다르다”며 “무한정 커지는 암에 대한 방어체계 역시 암이 보다 치명적인 동물에서 더 유리하게 발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호 기자

 twok@donga.com

 

원문 기사 링크 : http://dongascience.donga.com/news.php?idx=22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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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특성에서 인체 질병치료 단서 찾아

동물의 특성에서 질병 치료의 단서를 찾아보려는 연구가 시도됐다.

 

미국 유타대 학제간 연구팀은 박쥐의 날개에서부터 코끼리의 암 저항력에 이르기까지

동물의 고유한 특성을 이용,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간 유전체 영역을 찾아내 ‘셀 레포츠’(Cell Reports) 6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포유류 유전체의 비암호화(noncoding) 영역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유전체의 98%를 차지하는 이 영역은 단백질을 암호화하지는 않으나 유전자가 언제 어디서 발현되는지를 통제하는 ‘스위치’가 들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비암호화 영역이 건강이나 질병과 관련해 수행하는

역할은 아직 불분명한 상태로 남아있다.

 

크리스토퍼 그레그(Christopher Gregg) 유타대 보건대 신경생물학 및 해부학 조교수는 “비암호화 영역을 정크 DNA라고 부르지만 나는 이를 탐험되지 않은 정글로 보고 있다”며, “우리는 다른 질병들을 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유전체 부분을 발견하기 위해 비암호화 영역을 탐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전체에 안내선 설정

 

연구팀은 코끼리와 겨울잠 자는 박쥐, 범고래와 돌고래, 벌거숭이 두더지 쥐와 열 세줄 땅다람쥐 등 다섯 종류의 동물 유전체 ‘정크’ 부위를 샅샅이 뒤져 빠르게 진화한 영역을 확인했다.

각 동물의 유전체에서 진화가 가속화된 수 천개의 영역이 발견됐다. 진화가 가속화된 일부 영역들은 박쥐의 날개나 코끼리의 거대한 몸체, 열 세줄 땅다람쥐의 독특한 채색 같은 인식 가능한 특성을 부여한다.

 

동물의 고유한 특징은 질병을 이해하기 위해 인간 유전체의 비암호화 영역을

식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CREDIT: Temel Yasar

 

논문 제1저자로 그레그 교수 연구실의 생물정보학자이자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엘리오트 페리스(Elliott Ferris)는 “우리는 다른 동물 종의 극단적인 특성을 활용해 인체의 건강과 질병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간 유전체의 비암호화 영역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확인한 요소들을 다음과 같다.

    - 코끼리 유전체는 암 저항성 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DNA 복구와 관련이 있다
    - 박쥐의 유전체는 손발 기형 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날개 발달과 관련이 있다.
    - 돌고래와 범고래의 유전체는 각막 발달 연구에 도움이 되는 눈의 발달과 관련이 있으며, 혈액 응고 질병 이해에 필요한 고압 환경 적응과 관련된 요소도 있다.
    - 열 세줄 땅다람쥐 유전체는 백색증이나 레오파드 증후군 연구에 도움되는 착색 및 색소 침착과 관련된다.
    - 벌거숭이 두더지 쥐의 유전체는 녹내장 연구에 도움이 되는 눈 발달과 관련이 있다.

 

같은 대학 소아암 전문가인 조슈아 쉬프먼(Joshua Schiffman) 교수는 “이 방법을 통해 우리는 동물계 전반에 걸쳐 질병에 대한 자연의 잠재적 해결책을 밝혀낼 수 있다”며, “그레그 박사팀은 암 같은 질병의 잠재적 치료 표적 확장을 위해 함께 탐구할 수 있는 장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끼리는 거의 암에 걸리지 않아

 

생물체는 살아가면서 끊임 없이 새로운 세포가 생겨나는 생명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세포가 복제될 때마다 암으로 이어지는 돌연변이가 생길 수 있다. 그런데 인간보다 100배나 많은 세포를 가지고 있고 60~70년을 사는 거대한 몸집의 코끼리는 암에 걸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

 

 

연구팀의 작업을 그림으로 묘사한 도표. 코끼리와 작은 갈색 박쥐, 큰 갈색 박쥐, 범고래와 돌고래, 벌거숭이 두더지 쥐,

열 세줄 땅다람쥐의 가속화된 진화를 분석해 신체의 돌연변이 비율과 암 위험, 손발의 발달, 면역력, 녹내장, 색소 침착 및

기타 임상 표현형을 형성하는 기능적 유전체 요소를 나타냈다. CREDIT: Ferris et al./Cell Reports

 

쉬프먼 교수는 유전학적으로 암에 대한 자연 저항력을 이해하기 위해 코끼리를 연구하고 있다. 앞선 연구에서 그의 팀은 다른 연구자들과 협력해 종양 억제 유전자(p53)의 여분 카피들의 잠재적 역할을 확인한 바 있다. P53은 DNA가 손상된 전암성 세포들을 제거하는 능력을 증대시킨다.

 

그레그 교수와 페리스 연구원은 코끼리 게놈의 진화가 가속화된 영역에서 돌연변이나 암 저항성을 형성하는 추가적 후보 요소들이 나타나는지를 시험했다. 테스트 결과 진화가 가속화된 수많은 영역과 관련된 세 개의 유전자(FANCL, VRK2 and BCL11A)를 식별해 냈다. 이 유전자들은 돌연변이를 막아주는 DNA 복구와 관련된 것들이었다.

 

연구 결과 토대로 암 저항성 유전체 요소지도 작성

 

쉬프먼 교수팀은 이 유전자들이 코끼리 세포의 DNA 손상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실험실에서 아프리카 성체 코끼리 혈액 표본에 대해 일련의 실험을 진행했다. 그레그 교수팀은 이 데이터를 활용해 DNA 손상에 반응하는 여러 유전자가 코끼리의 진화가 가속화된 영역에 풍부하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이 결과를 통해 암 저항성을 증진시킬 수 있는 포유류 유전체 요소들의 지도가 만들어졌다.

 

그레그 교수는 “우리는 코끼리 게놈에서 암을 회피하는 p53 이외의 다른 기전을 확인했다”고 말하고, “이 코끼리 연구 결과는 유전자 활동을 통제하고 돌연변이와 암 형성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예측되는 인간 유전체에서의 비암호화 염기서열을 나타내준다”고 설명했다.

 

그레그와 쉬프먼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유전체 영역이 어떻게 인체 치료에 적용될 수 있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연구팀을 꾸리고 있다. 이같이 진화가 가속화된 영역이 사람에게서도 질병 과정을 통제하는지를 테스트하기 위해서는 기능적인 연구가 더 필요하다.

 

그레그 교수는 “우리는 미지의 영역을 주시하고 있다”며, “이 방법은 유전체를 탐구해 질병을 확인하고 진단, 치료하는 새로운 접근법 발견을 위한 길을 열어준다”고 말했다.

 

 

김병희 객원기자 hanbit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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