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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I의 과학향기> 제3257호

 

찬바람이 불고 습도가 줄어드는 가을이 되면 피부가 건조해지는 게 당연하다. 게다가 온종일 난방이 되는 실내에만 있다면 몸은 더욱 말라간다. 따라서 생각날 때마다 입술에는 립밤을 발라주고 샤워 후에는 바디로션을 꼭 바르는 게 좋다.
 
하지만 아주 드물게 계절적 원인과 상관없이 몸이 건조해지는 희귀질병이 있다. 바로 ‘쇼그렌 증후군’이다.
 
쇼그렌 증후군은 눈물샘과 침샘, 피부의 피지샘, 소화샘, 기관지샘, 질샘 등 외분비샘에 만성염증이 일어나 분비물이 줄어드는 병이다. 체내 면역계의 오작동으로 외부에서 들어온 균을 공격해야 할 면역세포가 외분비샘 같은 체내 정상 조직을 공격해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쇼그렌 증후군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눈다. 쇼그렌 증후군만 앓는 경우와 류마티스관절염,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전신 염증 반응을 보이는 병)등 류마티스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다. 전자의 경우도 환자의 약 50%가 관절통을 호소해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생각하고 병원을 찾았다가 쇼그렌 증후군 진단을 받는 사람도 많다.
 
여성 만 명당 8명꼴, 40~50대 여성이 가장 많아
 
쇼그렌 증후군은 모든 연령대에서 나타날 수 있지만 미국 400만여 명의 쇼그렌 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이들 중 90%가 여성이었고, 주로 40~50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발생비율은 여성 1만 명 당 8명 정도다. 자폐증 발병률이 만 명당 4명, 우리나라 갑상선암 발생률이 만 명당 약 6.19명(국가암정보센터, 2010년, 표준화발생률 10만 명 당 61.9명)인 것을 감안했을 때 병명이 낯선 만큼 보기 드문 질환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임상사례 등을 종합해보면 25만~50만 명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유전적 요인이나 세균 및 바이러스 감염, 호르몬을 비롯해 자외선, 스트레스, 특정 약물 등 환경적 요인의 복합 작용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의료계에서는 대부분의 환자가 중년, 특히 폐경기 여성이 많다는 점에서 호르몬의 변화도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눈과 입 안이 마르는 것이다. 눈물샘이 마르면서 눈이 뻑뻑해지기 때문에 ‘눈물이 나지 않는 병’으로도 유명하다. 건조해지는 가을이면 그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마치 눈에 모래가 들어간 것처럼 가렵거나 따갑고 충혈되며 눈부심 현상도 나타난다. 안구건조증보다 정도가 심해 건조성 각결막염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
 
입 안은 물 없이는 음식물을 씹고 삼키기 어려우며 말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양치를 해도 입 냄새가 나고 혀의 표면이 건조해지면서 미각도 떨어진다. 잇몸염증과 충치도 잘 생긴다. 침은 하루에 1.5~2L가 분비되며 소화를 돕고 입안의 나쁜 균을 죽이는 등 여러 가지 역할을 하는데 침샘에서 침이 나오지 않아 균 번식이 왕성해지기 때문이다. 침샘은 혀 밑, 귀 앞의 뺨, 구강 뒤쪽에 있는데 염증이 생기면서 그 부위가 붓고 아프며 열이 나기도 한다.
 
눈과 입 뿐 아니라 코와 기관지, 온몸이 건조해진다. 코 속과 기관지 점막에 있는 샘은 기관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샘이 마르면서 방어벽이 깨져 마른기침이 잦고 가래나 기관지염 등 호흡기관에 문제가 생긴다. 또 면역세포가 위와 췌장의 분비샘을 공격해 소화액 분비가 줄면서 만성 소화 장애와 간염, 위염 등이 나타난다.
 
피부와 땀샘, 피지선의 분비가 줄면서 피부도 건조해진다. 가을철, 사워를 하고 나온 뒤 당기는 느낌을 넘어서 마치 가뭄이 든 것처럼 쩍쩍 갈라지는 느낌이다. 땀샘과 피지선에 염증이 생기면서 붉은 발진이 일어나기도 한다.
 
완치법이 없어 철저한 관리가 중요하다
 
쇼그렌 증후군은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완치법이 없다. 치료는 증상을 완화하고 합병증을 막는데 중점을 둔다. 증상은 천천히 나빠지면서 오래 가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의 꾸준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입 안이 마르는 것을 막기 위해 자주 물을 마시고 침샘을 자극하기 위해 무설탕껌을 씹는 것도 방법이다. 충치와 잇몸 질환이 잘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치과 검진과 스케일링은 필수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은 건조한 눈에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외출은 피하는 것이 좋다. 외출을 꼭 해야 한다면 선글라스는 쓰는 것이 좋다. 또 책을 보거나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할 때는 의식적으로 눈을 깜빡이고 인공눈물을 자주 넣어야 한다. 피부 건조를 막기 위해 몸에 자주 로션을 바르는 것이 좋다.
 
온몸이 사막의 모래처럼 거칠어지고 마르는 쇼그렌 증후군, 아직 완벽히 치료할 수는 없지만 현재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여러 신약이 임상시험에 있는 만큼 머지않은 미래에 가을을 촉촉하게 맞을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
 
글: 이화영 과학칼럼니스트

 

Posted by KNUFR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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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I의 과학향기> 제3249호

 

 

겨울철은 건조해서 입술, 손, 발은 물론이고 몸 이곳저곳이 부르트기 십상이다. 그래서 겨울철이 되면 립밤과 바디로션 제품이 불티나게 팔린다. 하나같이 개성적인 보습 제품 중에서도 유독 효과 좋고 인기 있는 제품은 바로 ‘시어버터’라는 재료를 쓴 화장품이다.
 
보습력 이외에도 다양한 효과를 가진 시어버터
 
시어버터는 황록색의 식물성 유지다. 거칠고 건조한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여 촉촉한 피부로 만들어 주며, 상처를 재생하는 효능이 매우 뛰어나다. 따라서 화장품의 보습제나 연화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특히 요즘과 같은 겨울철에는 영양 공급과 수분 보호막 형성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버터로 불리는 이유는 상온에서는 고체로 존재하나, 체온과 비슷한 온도에서는 용해되기 때문이다. 오일이 아니라 버터로 불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시어버터는 시어 나무(shea tree)의 열매에서 채취한 성분으로 만든다. 시어 나무는 카리테(Karite) 나무로도 불리는데, 토양 및 기후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다. 성분도 나무의 품종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뛰어난 보습력으로 메마른 사막 지역에 사는 여인들의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담당해 왔다.

 

사진 1. 시어 버터의 원료가 되는 시어 나무의 씨. (출처: wikipedia)

 

또한 시어버터에는 우리 신체에서 생성이 안 되는 천연 비타민인 A, D, E, F 등이 그 어느 천연 화장품 제품보다도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따라서 글로벌 화장품 업체인 로레알이나 록시땅 등은 시어버터 관련 제품을 앞 다투어 개발해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외에도 시어버터는 자외선 차단 효과와 함께 모세혈관을 자극하여 두발과 두피를 윤택하게 해주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특히 영양 공급과 재생력을 증가시켜 주기 때문에, 헤어 컨디셔너로도 이용된다.
 
시어버터의 자외선 차단 기능은 아토피 피부염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아토피는 자외선에 의해 피부가 노화되면 더욱 악화되는데, 시어버터는 가려움도 완화시켜주며 무의식적으로 긁어 각질화 되는 피부를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기존의 자외선 방지 크림은 화학 성분이기 때문에 피부에 자극적이다. 따라서 아토피 환자가 사용하면 안 되지만, 시어버터는 천연 성분이어서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함유된 성분 중 하나인 파이토스테롤(Phytosterol)은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막는다. 파이토스테롤은 내분비계 호르몬의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한다. 콜레스테롤 수치 저하뿐만 아니라 항염(抗炎), 면역 조절 등의 효과를 유도하여 인체가 최적의 기능을 수행하도록 돕는다.
 
한편 시어버터는 향기와 맛이 좋아 서부 아프리카에서는 대부분 식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특히 코코아와 섞어서 쓰거나 초콜릿을 만들 때 코코아 버터의 대용품으로도 활용하고 있고, 마가린 대용품이나 식용 기름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사진 2. 시어 버터로 만든 비누. (출처: wikipedia)

 

시어 나무는 아프리카 농민의 희망이다
 
시어 나무의 열매는 건강에 이로운 과일로 여겨지며, 아프리카에서 오랫동안 신성시돼 왔다. 그러나 지금은 여성 고객들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여성들의 왕’으로 불리며, 그 가치를 높이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매년 60만 톤(t)의 시어버터가 생산되고 있다. 생산량의 2/3를 유럽으로 수출하는데 10년 전 수출했던 양보다 2배나 늘어난 상황이다. 이처럼 시어버터는 아프리카 농민들이 최우선 순위로 재배하기를 희망하는 작물로 급부상하고 있다.
 
현재 아프리카에서는 1,600만 명이나 되는 여성들이 시어버터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많은 여성들의 경제적 독립에 기여하고 있고, 세계에서 가장 빈곤한 사람들의 생계 수단으로도 시어버터 생산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글 : 김준래 과학칼럼니스트
Posted by KNUFR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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